누가 군의회 의장을 임명하려 하는가
누가 군의회 의장을 임명하려 하는가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4.06.18 22:29
  • 호수 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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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보은군의회 의장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부세력에 의해 휘둘리고 있는 모습이다.
의원들에 의해 선출되어야 할 의장이 외부에서 임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의회는 그동안 6대 의회에 이르기까지 의장자리를 두고 당리당략과 권모술수, 반목과 힘겨루기, 비방과 폭로, 밀어주기와 발목잡기, 금품살포 등 갈등을 넘어 파행으로 치달았고 이로 인해 개원초기 엄청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오는 7월 2일 개원을 앞둔 제7대 의회도 2~3명이 의장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면서, 정치권과 지역 유력인사들이 의장선거에 개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정인을 의장으로 당선시키고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실제 군수는 일부 군의원 당선자에게 특정후보의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회의 주요역할 중 하나가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군의원 당선자들 중 일부는 여기저기 다니며 군의장으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를 묻는 모습까지 보여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본인을 포함한 8명의 당선자 중 의장으로 적합할 인물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면 될 것을, 군의원의 격을 떨어뜨리는 짓을 본인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의장이 외부의 입김에 의해 정해진다면, 의회가 주민의 심부름꾼이기보다는 그들의 심복이 되어 지역주민은 뒷전이 될 우려가 높다. 본인은 명예로울지 모르지만, 의회와 지역주민은 수치스런 일이다.

제7대 보은군의회 의장은 8명의 당선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것만이 외부로부터 의회 위상으로 지켜내는 길이며, 개원초기 의원들간 불협화음을 차단하는 길이다. 역대 의장선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의장을 뽑는 교황선출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황선출방식은 절대군주였던 로마황제와 성주들이 교황선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교황선거의 승인권을 요구한데 따른 교회차원에서 자주권 회복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교황선출방식도 현실정치와 접목되면서는 '때'가 너무 묻어 그 취지를 살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내부갈등을 촉발하고 외부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등록 및 정견발표가 가능한 후보검증절차에 의한 민주적 방식으로 변경이 필요하다. 이미 광주시의회를 비롯한 전국의 상당수 광역 및 기초의회가 이 방식으로 전환했다.

제7대 보은군의회가 개원과 동시에 민주적인 선거방식으로 바꾸는 노력을 기대해본다. 그것이 군의회 위상을 스스로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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