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그림회
먹그림회
  • 편집부
  • 승인 2014.05.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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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과 여백의 미를 먹으로 그리다
▲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 문화원에 모여 그림을 그리며 실력을 쌓고 있는 먹그림회 회원들.

예술이 갖는 힘은 무한하다. 아름답고, 창의적인, 놀라운 예술 작품은 우리를 감동시키고 사람들의 정서를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특히 수묵의 농담(濃淡)으로 산과 들, 나무 등 자연의 모습을 표현하고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는 한국화는 그만의 멋을 뿜어낸다.
그림의 불모지였던 보은에 한국화의 씨앗을 뿌리고 먹그림의 미를 화선지 위에 그려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보은문화원문화교실에서 한국화를 배우던 주민들이 모여 6년 전 결성한 먹그림회. 동아리의 역사는 짧지만 회원들의 그림 실력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다.

먹그림회는 이봉국 회장과 이현숙 총무를 비롯해 선진규, 구연책, 정기옥, 이정순, 박봉기, 안은숙, 김현철, 김수진, 최숙희, 고경석, 이은자, 손미나, 곽나윤, 박원태, 안재연, 정현영 씨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이면 문화원에 모여 하루 2시간씩 그림을 그린다. 가진 재능과 관심이 있어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요즘은 대추순을 따던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직장에서 일을 마치면 그림을 그리다 밤 9시가 돼서야 청주 집으로 돌아가고, 청원군 미원에서 한국화를 배우고 싶어 보은을 찾아온다. 회원들을 지도하는 스승은 언제나 회원들 곁에 머무르며 제자의 화선지 위에서 뛰어난 그림 한 점이 완성될 수 있도록 가르침을 멈추지 않는다.

화선지에 밑그림을 그린 후 수묵의 농담(濃淡)으로 공간감을 살리고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그림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느껴졌다. 먹그림은 한 번 잘못 그리면 덧칠하거나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집중력도 필요하다.

화려한 색채가 서양화의 특징이라면 한국화는 은근과 여백의 미를 살리고 선을 중요시하는 그림이다. 수묵화는 채색을 쓰지 않고 먹으로만 그리고, 담채화는 먹물의 밑그림 위에 연하게 색을 입힌다.

그림의 소재는 주로 직접 현장에 가서 자신이 그리고 싶은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와서 그린다. 사진 촬영은 가을에 많이 다니는데 그동안 주왕산, 지리산, 강원도 고성과 영월 등을 다녀왔고, 우리 지역에 있는 속리산과 서원계곡의 풍광 등을 화폭으로 옮겼다.

먹그림회 회원들의 실력은 전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많은 회원들이 강릉단오서화대전과 신사임당미술대전,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등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 특선 등을 수상하며 초대작가로 등단을 했고, 정기옥 씨는 보은과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지난해 충북문화관(옛 도지사관사)에서 열린 '시·군 문화의 달' 전시회에서는 보은의 한국화 및 서예, 민화 작품 등이 전시됐는데 이때 관람객들로부터 보은의 한국화 수준이 최고라며 많은 찬사를 듣기도 했다. 지역에서 한국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없었던 당시, 우리의 그림인 한국화를 알리고자 동아리를 결성하고 먹그림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실력을 갈고 닦은 회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 찬사가 더욱 값지다.

앞으로 보은에 한국화가 정착이 되고 먹그림을 그리는 주민들이 많아져 우수한 예술인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은 먹그림회 회원들 모두의 바람이다.
수묵으로 그려나가는 먹그림회의 앞날에 그 바람이 꼭 이루어 질 것만 같다.
김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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