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울림 풍물패
땅울림 풍물패
  • 편집부
  • 승인 2014.04.24 10:53
  • 호수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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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만의 신명나는 소리를 찾아
▲ 신명나는 우리가락이 좋아 전통음악을 계승하고 있는 땅울림 풍물패 회원들.

꽹과리, 북, 장구, 징, 소고를 잡은 이들이 신명나게 판을 벌인다. 혼이 담긴 소리로 우리 몸 속에 있는 신명을 끌어내면 너도나도 어깨를 들썩이며 우리는 흥을 즐긴다.

지난해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가진 땅울림 풍물패는 보은에서 전통음악을 지키는 신명나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이다. 그들은 보은만의 소리를 찾아내어 그것을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계승해나고자 하는 꿈을 꾼다.

여섯 살 어린 아이부터 2·30대 젊은이와 70대 어르신들이 함께 세대를 아우르는 땅울림 풍물패는 민요팀이 따로 있어 15명의 회원들은 풍물뿐만 아니라 민요도 부른다. 양화용 회장과 조창래 부회장, 이상숙 총무를 비롯해 3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땅울림은 매주 문화원에 모여 연습에 열의를 쏟고 있으며, 6명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 모두가 여성이라고 한다.

상쇠 1명과 부쇠 1명, 종쇠 1명, 징 2명, 장구 6명, 북 6명, 소고 6명이 펼치는 땅울림 풍물패의 신명나는 멋진 공연에 주민들이 어깨춤을 덩실 춘다.

풍물 공연은 공연을 알리는 문굿으로 시작해 축원을 기리는, 액운을 쫓아달라는 소리인 비나리(소리꾼, 북, 장구, 징), 민요, 판굿 순으로 펼쳐진다.

땅울림은 창립 이후 앉아서 하는 가락 위주의 공연을 해오다가 8년 전부터 서서하는 판굿을 공연하고 있다. 무형문화제 송덕수 선생으로부터 충청도 웃다리의 판굿을 배웠으며, 그때 땅울림만의 삼채가락이 만들어져 다른 지역에서는 들을 수 없는 삼채가락을 치고 있다.

앉아서 하는 공연과 판굿은 음악과 율동의 차이가 있는데 판굿은 진풀이, 즉 진을 짜서 공연을 하는 것으로 풍물패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소리가 지역사회에 울려 퍼지도록 노력하고 있는 땅울림은 외부 지원 없이 회비로만 운영이 되기 때문에 동아리 운영에 어려움도 있다. 회비가 모아지면 더 멋진 공연을 위해 외부강사를 초청해 배우고 있어 자체적으로 기금을 마련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7년 전부터 문화원에서 장소를 지원해줘 그래도 안정적으로 연습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연습할 공간이 없던 시절에는 군청 마당이나 보청천 주변의 외진 곳을 찾아 연습을 하는 등 힘든 시간도 겪어야 했다. 그래서 회원들의 오랜 숙원은 땅울림만의 연습실을 갖는 것이다. 또,민요팀 회원들은 한복이나 화장 등 행사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양화용 회장은 "동아리에서 그런 부분을 지원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 한복 맞추고, 머리 하고,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데도 회원들이 아무런 불평 없이 자진해서 준비하는 걸 보면 그만큼 열정이 넘치는 것 같아요"라며 회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마움을 내비쳤다.

땅울림 회원들은 그동안 보은고 방과후수업과 다문화가족들에게 풍물을 지도하기도 했다.  또 양화용 회장은 작년부터 매주 월요일 시각장애인들에게 풍물을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민을 위한 풍물 지도뿐만 아니라 지역 행사와 요양원 방문 공연 등을 통한 문화기부에도 열심이다. 4년 전에는 속리산 잔디공원과 폭포 앞에서 무료공연을 펼쳤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양화용 회장은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연장이나 체험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이 부족한데, 그럼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보은에도 대추아리랑 등 우리지역만의 민요(소리)가 있고, 전통소리를 배우신 어르신들도 아직 생존해 계신다고 한다. 땅울림은 그분들에게 보은지역만의 소리를 배우고자 시도했으나 시간, 장소, 지원 등 여건이 안 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보은의 전통음악을 찾아내 계승해 나가고자하는 땅울림 풍물패의 신명나는 꿈에 지역의 관심과 응원이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오는 6월 8일에는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땅울림 풍물패의 단오맞이 공연이 펼쳐진다.
김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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