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서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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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04.03 09:46
  • 호수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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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끝으로 선조들의 예술혼을 전승하다
▲ 보은서예협회 회원들이 매일 사무실에 나와 서예 연습에 전념하고 있다.

자신들의 예술적인 재능으로 지역사회를 빛내고 있는 20여 개의 문화예술 동아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연과 전시회 등을 통해 우리 이웃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물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또 회원들이 자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아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자문화권의 예술로 시와 문학에 능한 소양 있는 선비들의 예술표현과 인격도야의 수단이었던 서예.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예술적 재능과 학문에 대한 깊은 조예, 인격수양이 필요하다. 또한 서예를 즐기려면 한문과 고전에 대한 지식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기본 오체로 쓰여지는 서예는 아름다운 붓글씨의 매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1982년 3월 15일 보은서예학원을 운영하던 김준식 원장이 보은의 서예문화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당시 활동하던 서예동호인 10여 명과 함께 창립한 보은서예협회는 3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역사 깊은 보은의 예술단체이다. 창립 초기 뜻을 모았던 회원들 중에는 이원기(내북 봉황 화생한의원), 김광수(마로 관기), 안영구(보은 교사) 씨 등 3명만이 생존해 오늘날까지 서예협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보은서예협회는 회장 안영구, 부회장 김병직, 총무 안재동 씨를 비롯해 회원 78명이 붓 끝으로 써내려가는 글씨에 조상들의 지혜와 숨결을 전승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985년 5월 보은읍 회의실에서 제1회 서예전을 개최한 이래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서예협회는 올해 30회 서예전을 맞이하게 된다. 보은문화원에서 전시회가 열릴 때면 외지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관람도 하고 구매도 할 정도로 보은서예인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예전시회뿐만 아니라 그동안 부녀자 무료 서예 강좌, 초·중·고생 서예지도 및 서예백일장을 통해 서예인 육성에 힘써 왔으며, 연중 가훈 무료 써주기와 한자, 서예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평소 가훈을 써달라고 찾아오는 주민들의 발길은 뜸하지만 대추축제 때 진행한 '가훈 무료 써주기'에서는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 200여 명에게 가훈을 써주기도 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서예협회의 한자, 서예 무료 교육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한자와 서예를 가르침과 동시에 인격 수양을 도모해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보은여중 학생 10여 명이 서예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는 협회에서 먹과 종이(화선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서예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언제든 서예협회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송암(松巖) 안영구 회장은 자신이 직접 한 획, 한 획 손수 써서 제작한 '송암 천자문' 책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송암 천자문'은 안영구 회장이 붓 잡는 방법과 자세, 그리고 천자문 쓰는 순서 등을 기록해 학생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후학 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조의 뜻 깊은 마음이 전해진다.

한편 안영구 회장은 "요즘은 서예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어 후계자 양성이 걱정이다. 젊은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우리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예협회는 회원들의 한문 소양 육성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직 강사는 매주 금요일 회원들에게 명심보감에 이어 소학을 가르치고 있다. 서예인의 능력 신장과 협회의 발전에 열의를 쏟는 회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옛 동화예식장 건물을 구입 개조하여 창립 이래 임대해 사용해오던 대한노인회 보은군지부 건물에서 2007년 현재 사무실로 이전해 새 둥지를 튼 보은서예협회의 사무실 마련은 회원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기에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매일 아침 회원들의 발길이 서예협회 사무실로 향한다.
그곳에서 붓을 잡은 손이 한 자, 한 자 글을 써내려 간다. 묵향이 짙어지고 글을 써내려갈수록 마음은 안정이 되고, 잡념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가 되어 서예의 매력에 빠져든다.

서예를 하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워 매일 먹을 갈고 붓을 잡는 사람들. 지역사회에 서예문화를 보급하고 그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이 있기에 보은에 붓글씨로 전하는 아름다운 서예문화가 꽃피워진다.
김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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