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너무 부러운 선거운동
현직, 너무 부러운 선거운동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4.02.06 09:25
  • 호수 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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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초청장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행사장을 찾고 오라고도 하지 않은 경로당을 누비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루해가 저물어 자리에 누우면 퉁퉁 부은 다리는 천근, 만근. 눈은 언제 감았는지 모르게 잠들어 버릴 정도로 강행군을 계속하면서 꼭 바라는 위치에 입성하겠다는 부푼 꿈을 저버리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현직이 아닌 사람들이 겪는 서글픔이다. 현직은 그야말로 그 자리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다.

선출직 자치단체장이 업무 시간에 민간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선거법에서 제한을 하자 누구의 요청에 의해서인지 모르지만, 마을유래비 제막식이나 경로당(마을회관) 준공식 시간이 오전 11시나 11시30분에서 업무시간 외인 낮 12시로 맞추고 있다.

군수가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든, 격려사를 하든 주민들에게 한마디 할 수 있게 배려(?) 하는 것이다. 결국은  군수의 선거운동을 돕는 꼴이다.

그런가 하면 어느 면의 노인대학 졸업식은 군수 참석시간을 맞추느라 계획했던 일정을 세 번이나 바꿔가며 군수가 참석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군수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다고 해서 노인대학생들의 졸업이 유예되는 것도 아니고 꼭 군수가 참석해야 학사모를 쓸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주민 스스로 군수에게 예속된 행동을 한다.

오죽하면 6엸25 참전용사와 미망인 위안잔치를 9월 27일까지 시행했을까? 6엸25 참전용사 위안잔치는 군수의 참석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참전용사 및 참전으로 인해 남편이 사망한 미망인 등을 위로하고 그들의 애국심을 지역사회에서 추앙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보은군의 각 단체, 마을, 군민들 모두 군수에게 너무 관대하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에는 읍내 마을을 다니며 경로당에서 군정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민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군수가 동네를 찾아다니는데 주민들은 하나같이 우리동네 뭐 해달라, 뭐 해달라는 요구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주민들의 원을 받은 군수는 과연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선거가 많이 남았을 경우 주민들의 요구도 다음에 하겠다고 미룰 수도 있지만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는 해주겠다는 답이 더 많을 것이다. 단 해주겠다는 답변 끝에는 '당선이 되면'이란 단서가 붙을 것이다.

오는 18일에는 읍면순방을 실시한다고 한다. 도지사도 당초 10일 시군 순방을 계획했으나 AI(조류인플루엔자)로 중단했다. 보은군에서는 아직 AI의심신고가 없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다. 충북에도 진천군에서 AI로 많은 가금류들이 살처분 매몰돼 농가들의 슬픔을 겪고 있고 전국 각 자치단체에서도 다중이 모이는 집회가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마당이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정상혁 군수가 읍면 순방을 강행하는 것은 선거운동이 될 수 있는 읍면순방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포기할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설전 보은군이 아닌 외지의 모 한정식 집에서 정 군수가 지역의 한 주민과 저녁식사 자리를 갖는 것이 목격됐다. 그 주민은 특정모임을 이끌고 있는 주역중 한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왜 그 두 사람이 보은군이 아닌 외지의 모 처에서 만났을까. 오다가다 만나서 밥 한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군수와 만난 대상이 특정 모임의 주역이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초기가 아니다. 91년 군의원을 선출했으니 벌써 24년이 됐고 95년 민선군수를 선출한 것으로 치면 만 20년이다. 더 이상 현직의 프리미엄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짜맞춤 속에 군민들이 휘둘려도 안된다. 군수에게서 독립해 감시자가 돼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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