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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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3.12.25 17:58
  • 호수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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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맑음
나는 박씨전을 보았다. 책속의 여인은 일물 중에 인물 같다.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참으로 본받아야할 분인 것만은 분명하다.
책에는 재미있는 구절들이 많은 있는 것 같다. 뜻은 잘 알 수는 없지만 좋은 교훈이 될 것 같다.
못난 사람도 사람이요, 겉만 보고 어찌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알 수가 없다.
책속 인물 분들은 참 훌륭하다. 아무리 부러워한들 소용이 없다고 하는데 한 장, 두 장, 읽어도 머릿속은 온통 깜깜할 뿐 알 수가 없다.
금강산에서 한양으로 시집 온 박씨 부인.

#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맑음
아침 일찍 산외면 중티까지 걸어갔더니 내 볼딱지가 추위에 다 떨어져 나가려고 한다. 어찌나 춥던지 손발이 얼 정도였으니까요.
부처님 전에 정성을 다하고 속리산 수정암에서 버스 주차장까지 걸어오려니 다리가 아파서 눈 위에 주저앉고 싶었어요.
그래도 아픈 다리를 이끌고 주차장까지 왔는데 머리가 아파서 눈을 뜰 수가 없어서 반만 뜨고 반은 감고 오는데 우리동네 사는 안씨가 인사를 하는데 눈이 떠지질 않아 반만 뜨고 쳐다봤어요. 아마 안씨는 저 아주머니가 왜 저럴까 했겠지요.
다리는 절뚝거리고 눈은 반은 감고 비틀거리면서 오니 모르는 사람들이 언뜻 보았을 때도 술 취한 사람같다고 말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게 집에 오니 사촌 동생이 포크레인 작업을 하는데 미꾸라지를 진흙 속에서 잡고 나니 머릿속이 언제 아팠는가 싶게 싹 다 나버렸어요.-동지제를 위해 속리산 수정암을 다녀와서
이후순(61, 산외 길탕, 흙사랑)

#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오늘은 자고 낫더니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내 마음도 하얘졌다.
눈이 오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눈을 밟고 학교 가는데 기분이 좋았다. 공부가 끝나고 점심은 한자 시험을 보러 같이 간 분이 사주었다. 한우 갈비탕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마트에서 콩나물 한 동이를 사서 집에 왔다. 우리 남편은 매운 갈비찜을 좋아한다.

#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오늘은 보은 장날이다. 머리도 하고 장도 봤다. 참깨도 사고 참기름도 사고 청국장도 샀다. 그리고 마을회관에 가서 할머니들 하고 점심밥을 해먹었다. 소머리도 삶아서 먹고 놀다가 밤늦게 집에 왔다.
연일이 엄마가 팥죽도 주었다. 동짓날이라고.

#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오늘은 회관에서 점심은 콩나물밥을 해먹었다.
저녁에는 떡국을 끓여서 할아버지, 할머니들 하고 전치를 했다. 많이들 오셨다.
다 해들이고 밤 열시까지 놀다 왔다. 경로당에서 노는 바람에 손자가 왔다 가는 줄도 몰랐다.
홍종예(63, 보은 교사, 흙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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