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편집부
  • 승인 2013.10.30 22:15
  • 호수 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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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호(청주대성초교장/산외면 탁주)

2013년 7월 28일 서울 잠실 운동장에서 있었던, 동아시아 컵 축구 대한민국 대 일본전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붉은악마가 응원석에 걸은 룏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초대형 현수막을 보고 일본정부가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란 말은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한 말이라고 한다. 한L
일 축구대회 때 현수막에 걸렸던 이 말은 일본에게 던진 말이지만, 나라를 잃었던 우리 민족에게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며 대한독립을 외치던 우리 조상들의 함성인 것이다.

이 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과거의 잘 잘 못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며 미래의 밝고 아름답고 멋진 역사를 만들어 가는 거울로 삼아야 할 명언 중의 명언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지구촌 사람들에게 건네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올바른 역사관은 나의 뿌리와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엄청난 힘이 되기도 하며, 아름다운 역사를 길이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그릇된 역사는 반면의 교훈으로 삼아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긍정적인 힘을 주기도 한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이 말이 역사교과서 문제와 함께 나의 가슴에 더 가까이 와 닿는다.

역사를 잊은 '민족’이란 글귀에서 '민족’이란 단어 대신 '가족’과 '사람’이란 말로 바꾸어 넣어보았다. '역사를 잊은 가족(사람)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써 보니 '뿌리’와 '족보’가 생각난다. '나는 나의 뿌리인 조상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 집안의 족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 집에는 족보가 있는가, 그리고 족보에서 나와 나의 가족을 찾아 본적은 있는가?’하고 묻고 싶다.

세계적으로 족보를 유난히도 소중히 여기고 가족관계를 끈끈하게 그리고 면면히 지켜 내려오는 민족도 드물지 않나 생각한다. 그토록 뿌리를 강조했던 우리 민족이었기에 일본의 민족 말살정책과 창씨개명 등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의 뿌리와 역사를 굳건히 지켜온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아니던가? 우리에게는 이런 뿌리와 역사가 있기에 세계에서 주목받는 자랑스러운 국가로 성장했다고 자신한다. 명심하자! '뿌리를 잊은 사람이나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이 말을……

요즈음은 시제철이다. 한 해의 농사를 모두 끝내고 문중사람 모두 모여 조상님들께 감사의 시제를 올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 동네 뒷산이나 학교 근처에서 지내던 시제는 아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얻어먹을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른들도 으레 아이들이 올 것에 대비하여 가난하고 부족한 살림 속에서도 시제 때만큼은 아주 넉넉하게 음식을 준비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고루 나누어주곤 하였다. 옛 어른들의 마음 씀이 오늘에 더 큰 고마움으로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 옛날 종중 땅에 농사를 짓은 사람이 장만해 주던 음식으로 지내던 시제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요즈음은 그런 일을 서로 떠맡기 싫어 제례당에 맡기다보니 정성은 온데간데없고 알량한 돈벌이 때문에 조상님께 바칠 음식은 내가 먹으려 해도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우리 내외는 집에서 음식을 장만하고, 제수 용품이나 제수용기도 직접 챙기고 행사 후 설거지도 직접하고 있다. '힘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의 뿌리인 조상을 모시고, 집안 문중과 대소가가 모두 함께 따듯한 점심 한 그릇 나누는 정이 그리워 시작한 일이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다. 평생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분도 있지 않은가! 우리 부부, 때로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정성을 모아 조상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우리 문중에는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그러면서 집안 대소사를 논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시제를 앞두고 조용히 나의 뿌리와 우리 집안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오늘 나를 있게 해준 조상과 우리 가족이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의 이 작은 마음 씀이 집안의 화목과 결속력 강화, 그리고 뿌리에 대한 고마움이란 생각에 스스로 힘든 줄 모르고 감사와 행복을 전하는 마음으로 시제를 준비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뿌리를 잊은 사람에게도 내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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