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축제 희망사항
대추축제 희망사항
  • 편집부
  • 승인 2013.10.16 23:56
  • 호수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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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경 선(내북 봉황/민주평통자문위원)

보은 대추축제가 올해로 어느덧 7회째를 맞이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소문이 퍼지고, 찾는 사람이 늘면서 급기야 '2012년 충청북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는 등 이제 명실공히 보은을 상징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보은 대추축제를 기다리는 외지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성공적인 축제임에 틀림없다. 매년 대추축제 때가 되면, 그의 공과를 떠나 역대 군수 중 유일하게 농업군수, 대추군수로 평가 받는 이향래 전 군수가 떠오른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자태를 뽐내고 10만 송이 해바라기가 황금빛깔을 뿜어내던 탄부면 임한리 모습도 선명하다. 조용하고 한적하던 시골마을이 보은의 명소로 떠올랐고 시골 들녘이 사람들로 북적대는 것이 보기 참 좋았다. 지금의 뱃들공원은 편리성, 접근성 등 장점도 많지만 아름다운 농촌의 시골정경, 청정보은의 이미지를 느끼고 경험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농촌의 멋과 특색을 살린 축제가 되도록 보완했으면 좋겠다.

해바라기공원을 되살리고, 메뚜기잡기, 대추따기 등의 체험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여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농촌현장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실시함으로써 농촌향기 흠뻑 묻은 추억을 안고 돌아가는 축제가 되면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친환경 농작물 재배면적도 늘려나가 청정보은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5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하면 대추 대신 소포장 보은 황토쌀을 줌으로써 맛좋고 품질 좋은 우리지역 쌀을 홍보하는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다. 생각의 전환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것이다.

보은의 황토사과, 황토배도 먹어본 사람들은 이미 명품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대추축제가 충북은 물론 전국에까지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으니 대추와 더불어 사과, 배를 동시에 홍보하고 지원하면 높은 상승효과가 날 것이다.

먹거리도 중요하다. 명소라고 불리는 지역엔 한결같이 줄서야 먹을 수 있는 음식점들이 있다. 속리산, 법주사가 있고 대추축제로 유명한 명소 보은에 그런 음식점이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임시 운영되는 식당들은 “맛은 없고 값은 비싸다" 라는 관광객들의 매년 반복되는 불만을 못들은 척 해서는 안 된다.

대추 가격도 걱정이다. 축제 때는 덤을 많이 주고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아 그런대로 넘어가나 외지로 나가면 보은 대추 가격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이 많다.  대추가격의 대외경쟁력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추생산과 더불어 대추가공식품을 개발엸발전시켜야 하는 보은군은 대추 가공업체들의 출발선부터의 뒤지는 경쟁력도 고민해야 한다.

묵고 가는 대추축제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뱃들공원만 왔다 가는 게 아니라 속리산 법주사도 가고, 보은의 유적지도 돌고, 맛집도 찾아가고, 볼거리 있는 시골마을도 찾고, 보은 재래시장도 구경할 수 있도록 보은만이 지닌 장점과 특색을 살리고 키워내야 한다.

지난 추석 연휴에 가족과 함께 최태하 가옥과 선병국 가옥을 방문하였다.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최태하 가옥 장남은 주말마다 내려와 집관리를 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고 힘들다며 지자체에서 좀더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시대의 불평등한 신분제 사회가 그대로 노출된 가옥구조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어 관광코스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건축학을 전공하는 딸은 최태하 가옥을 집중 연구해봐야겠다며 디자인 공모팀과  다시 찾겠다고 했다.

선병국 가옥은 이미 많이 알려진 명소이다. 그런데 선병국 가옥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사용한다는 화장실은 1분도 머물러 있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심하고, 지저분한데다, 문짝 등 시설까지 파손된, 관리상태 빵점짜리 화장실이었다. 가옥을 둘러보고 설명을 다 듣고 난 뒤였기 망정이지 화장실 먼저 들렀다면 선병국 가옥이고 뭐고 그냥 발길을 돌렸을 것 같다. 선병국 가옥의 화장실이야말로 현재의 보은관광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대추축제가 좀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려면 먼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가꿔 청정보은을 지키고,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잘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보은 대추축제! 몇 십만이 왔고, 몇 십억을 팔았고도 중요하지만 ( 당일 매출액을 조사 나온 담당공무원에게 하루종일 거의 팔지 못한 업체가 엄청 많은 액수를 팔았다고 보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부풀리는 또 다른 곳은 없을까?) 지속가능한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체험을 하고 더 많은 곳을 찾아가 보고,  머물다 가도록 보은의 지역문화와 연계시키는 내실있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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