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2. 한류문화 주자인 대한민국 대표 음식 전주비빔밥
②-2. 한류문화 주자인 대한민국 대표 음식 전주비빔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3.08.22 09:26
  • 호수 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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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 명성으로 먹고 산다

연간 500만명 방문, 비빔밥 먹기 관광코스로 자리 잡아

전주비빔밥을 외국에 알린 주인공은 2002년 월드컵경기가 있는 해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고 원더풀을 외친 마이클 잭슨이다. 그 이후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전주비빔밥은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잡았다.
미국 뉴욕에 전주비빔밥 식당이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가 하면 항공기 기내식으로 제공되고 있고 최근에는 한겨울에도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게 조리돼 우주식으로 제공된 바 있다.
더욱이 정부의 한식 세계화 사업에 의해 미국, 스위스, 헝가리, 프랑스, 일본, 중국 등에 진출해 비빔밥의 비빔 시연을 하고 외국인들에게 무료시식의 체험 행사를 열 정도로 전주비빔밥은 불고기, 김치 등과 함께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첨병이다.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 전주를 찾은 관광객이 먹거리로 찾는 비빔밥. 일부러 비빔밥을 먹어보기 위해 전주를 찾을 정도로 전주비빔밥은 전주의 경제를 견인하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요소가 됐다. 왜 관광객들은 외국인들은 전주비빔밥에 매료된 것일까?
 
#비빔밥은 전주만의 것은 아니었다
비빔밥은 전주만의 것이 아닌 전국적인 음식이다. 지역별로 여러 형태의 비빔밥을 먹는데, 전주시 문화경제국 한스타일관광과 최행자 한식팀장에 따르면 비빔밥은 양반세력가들이 번성하고 식재료가 풍부한 지역에서 각 지방마다의 특산 농산물의 사용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는데 특히 전주, 진주, 해주에서 독특한 식재료가 곁들여지는 국물이 독특한 향토명울 음식을 발전했다고 말했다.

진주비빔밥은 화반(花飯)이라 하는데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을 쓰며 해초나물과 해불보탕국을 한 국자 얹고 소고기 생육회를 듬뿍 얹어낸다. 국물은 선지국을 쓴다.

안동 비빔밥은 헛제사밥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제사음식이 아니고 가상하여 만든 것이라 헛 제사밥이라 했다고 한다. 파, 마늘, 고추장을 쓰지 않고 간장(청장)으로 맛을 낸다. 국물은 탕국을 쓴다. 산적을 곁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해주비빔밥은 해동죽지에 시로 소개되고 있는데 교방 또는 짠지밥이라고 해서 유명했다. 황해도 짠지는 김치를 말하는 것으로 겨울철 김장김치를 잘게 썰어 솥에 기름을 두르고 펴놓은 다음 쌀을 얹어 밥을 지어 양념간장에 비벼 먹었다. 여기에 돼지고기를 넣거나 연하고 살진 콩나물과 함께 넣었다. 국물은 무국을 쓴다.

전주비빔밥은 밥을 지을 때 소고기 육수를 쓰고 뜸을 들일 때 콩나물을 넣어서 콩나물밥을 지어 갖은 나물로 탐스럽게 담아내고 황포묵과 육회, 오실과로 멋을 낸다. 곁들이는 국물로는 콩나물국을 쓴다.

이렇게 지역별 비빔밥은 명성이 있는데 현대에 와서 전주비빔밥이 그 중 으뜸으로 손꼽혔고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음식의 재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주를 찾은 사람은 물론 전주 인근을 지나는 사람들조차 일부러 전주로 차머리를 돌려 전주비빔밥을 먹고 갈 정도로 전주비빔밥은 전주의 무엇을 보기 위해 들렀다가 먹거리로 택하는 것이 아니라 비빔밥을 먹기 위해 전주를 찾는 먹거리 관광상품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전주경제를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인 전주비빔밥의 영향력이 새삼 부러울 따름이다.

이름난 비빔밥 집은 점심 때, 저녁 때 구분 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이 밀려들어온다. 큰 식당은 하루 500명도 찾을 정도라고 하니 속리산 식당의 하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크다.

속리산에 들르거나 보은을 지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차머리를 속리산으로 돌려 속리산 산채비빔밥, 속리산 버섯전골을 먹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 음식을 먹는 관광객들의 모습만 보이는 것이 속리산의 현실이다.
그럼 왜 전주는 속리산과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이는 걸까?

 

#최상의 재료로, 만드는 법 거의 동일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30여 가지나 된다. 이중 특히 전주비빔밥의 풍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재료는 콩나물, 황포묵, 고추장, 쇠고기 육회, 접장 등이다.

특히 황포묵은 녹두로 만든 것인데 치자 물을 들여서 색이 노랗게 들인 것을 말한다. 치자 물을 들이지 않은 것은 청포묵이라고 하는데 황포묵은 전주 8미의 하나다.

또 비빔밥을 비비는데 사용하는 고추장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엿기름을 삭혀서 찹쌀과 고춧가루를 혼합 숙성시켜 만든 것으로 3년 묵은 고추장을 써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또 5년이상된 간장을 접장아라고 하는데 구수한 맛이 난다고 한다. 나물을 무치는데 3년이상된 간장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밥을 지을 때 그냥 맹물이 아니라 소고기를 삶아낸 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전주비빔밥의 특징 중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밥을 해놓아도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또 밥을 비빌 때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 사용함으로써 밥이 찰떡처럼 붙지 않는다. 참 과학적인 방법인 것이다.

이렇게 밥을 지어 유기나 돌솥에 담는 전주비빔밥은 30여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데 밥 위에 얹은 고명은 음양오행, 오방위, 오색, 오실과를 맞춰 맛과 멋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밥이 곧 약’(食醫同原)이라는 사상과 음양오행의 철학을 바탕으로 발달해왔는데 오행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음식이 바로 전주비빔밥이다.

그것은 바로 오색고명으로 나타나는데 유기에 고슬고슬 지은 밥 위에 올린 선홍빛 육회, 아삭한 콩나물, 치자물들인 황포묵, 얌전하게 부친 황백지단(동-청색, 서-백색, 남-주황색, 북-검정색, 중-노란색)으로 우주의 이치를 담고 밤, 은행, 대추, 호두, 잣에 이르는 오실과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입의 사치를 돋운다.

전주비빔밥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오행, 오방위, 오색을 맞춘 그야말로 스토리가 있는 음식인 것이다. 음식 하나에도 이같이 만물이 이치, 자연의 섭리까지 표현한 것이다.

최상의 재료를 이용해 음식의 궁합, 그리고 한국인의 정서까지 고려한 맛의 잔치 전주비빔밥이 명성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딸에 이어 외손녀까지 3대에 비빔밥을 전수시키고 있는 전주비빔밥 명인인 김년임(75) 명인이 운영하는 가족회관은 1979년 개업했는데 김장 배추 1만포기, 고춧가루 3톤을 쓸 정도로 손님을 많이 치르는 곳이다.

김 명인은 주방에서 손님에게 음식이 나가기 전 최종 점검하는데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들깨와 참깨를 직접 구입해 기름을 짜고 순창에서 나는 고추를 구입해 고추장을 담가 사용하고 있다"며 “가격보다는 내 집을 찾은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내놓기 위해 365일 그것만 머릿속에 넣고 있고 또 전주비빔밥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수 십 년에 걸쳐 쌓인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인이 먹는 최고의 비빔밥을 만든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52년 전주비빔밥이란 것을 최초로 시작한 친정어머니 고 이분례님으로 부터 물려받아 현재 딸에게 전수 중인 주순옥씨 식당은 지난 2011년에는 미슐랭그린가이드 한국편에 전북 최초로 선정된 식당이기도 하다.

주순옥 여사는 “우리집 비빔밥의 비법은 향을 살리는 것"이라며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비빔밥 재료의 고유의 맛과 재료의 향, 그리고 색감을 살리기 위해 달걀후라이 대신 각각 노른자와 흰자 지단을 부쳐 올리는 것이 특징"이라며 가장 오래된 집이지만 고유의 맛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나름의 비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비빔밥 산업화 위한 행정의 노력
이같이 민간에서 시작해 비빔밥집들이 누대에 걸쳐 비빔밥의 역사를 쓰고 있는 동안 행정의 뒷받침은 비빔밥의 전국화를 넘어 세계화에 날개를 달아줬다.

전주시는 전통장(간장, 고추장, 된장) 숙수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비빔밥명인, 명소 발굴 육성 및 조례를 제정하고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메뉴 및 조리 표준화. 국제적인 행사에 비빔 이벤트 및 세계화사업을 추진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기념 2002인분 비빔밥은 기네스북에 등록됐으며 일본 오또나 국제전시장 1200명분, 뉴욕, 모스크바, 스페인, 중국 등에서 전주비빔밥 비빔 이벤트, 서울 국제음식산업박람회 비빔행사 등 홍보 및 세계화를 위한 행사가 200여회나 된다.

전주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주비빔밥 캐릭터 및 우리민속문화연구소를 통해 음식 명인의 구술 생애사 채록작업, 음식업소의 역사문화 뿌리찾기 등 스토리를 개발했고 전주비빔밥 지리적 표시제 표장을 등록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국제 상표권 특허등록 및 미국, 일본, 유럽 등 10개국 수출 및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개설했다.

또 식자재를 공급하는 완주군과 순창군까지 아우르는 전주비빔밥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비빔밥 가공저장 기술 및 포장기술을 개발하고 체질별 맞춤형 고기능성 비빔밥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관심을 끄는 전주비빔밥 축제를 2008년부터 매년 10월 개최하며 맛의 고장 전주를 확인하는 음식 큰잔치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같이 전주라는 도시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주목받는데 비빔밥이 큰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음식, 먹거리는 특별히 볼거리가 없어도 관광객을 유인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속리산은 천혜의 자연자원, 여기에 천년고찰 법주사 등이 갖고 있는 관광자원의 아우라가 대단하다.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은 현대인들이 푸른 자연이 쏟아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맛있는 음식으로 식도락을 즐기는 모습. 충북의 대표적 관광지,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명소였던 속리산에서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속리산의 명성있는 먹을거리개발이 시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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