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의 좌충우돌 한국살이 ⑮
베트남 여성의 좌충우돌 한국살이 ⑮
  • 편집부
  • 승인 2013.06.19 21:16
  • 호수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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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도 행복합니다

그동안 나에게 맞는 일을 찾고 있었는데 다문화센터를 통해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식으로 하루에 3시간 반 점심에 하는 일이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거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아줌마들을 위해 사장님이 특별하게 시간을 정해 주셨다고 한다.
나는 초반에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경력이 없는 열대어를 선별하는 일이라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자신이 없는데다가 피부색까지 다르다는 편견도 두려웠다.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지만 인심 좋은 사장님과 사모님이 예쁘게 봐주시고 편하게 대해 주셔서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일을 배워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하루하루가 바빠서 아이들한테 제대로 신경 써주지 못한 것 같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이 일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누군가는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받는 월급을 갖고 미래를 꿈꾸고 있는 나를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그 것은 작은 희망이자 행복이다.
한국 속담에 '티끌모은 태산’이라는 게 있었다. 마음에 꼭 와 닿는 속담인 것 같다. 작지만 조금씩 모이면 커진다는 것, 속담처럼 희망을 품고 조금씩 모으고 있다.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해미(리티미, 보은 지산1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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