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친정 가족들이 더 그립다
매년 이 맘 때면 나는 왠지 어디선가 밀려오는 허전함이 느낀다. 특히 요즘에 봄비가 자주내리는 날엔 더 그런(렇)다.
나한테(나는) 농사철이 시작할 때가 새로운 일 년이 시작하는 것이다.
6년 전 베트남 고향을 떠나 행복을 찾아 여기로 온 내가 낯선 한국 땅과 문화 때문에 밤마다 울며 가족들을 그리워했었는데, 눈 깜빡할 사이에 6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힘들고 서러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어떻게 견뎠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은(4월20일) 비가 와서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님이 곁에 없어서 서러울 때가 명절 때다. 명절 날 아침에 우리 시누이가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인 우리집에 오는 것도 그렇고, 명절 다음 날엔 친정에 간다며 서둘러서 짐을 챙기는 우리형님들이 전부 다 부러웠다.
친정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나는 그냥 가는 사람에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조용히 뒷설거지를 한다.
하지만 그 분들을 밉고(미워하고) 싶어도 미울(미워할) 수가 없다.
항상 부족한 나를 예쁘게 봐주시고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도와주며 무엇보다도 나의 친정 식구가 되어주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은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며 내 자신과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나를 대견스럽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부모님이 멀리 떨어져 있어 쉽게 볼 수 없어도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왜냐면 우리는 한 하늘 아래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 것만으로도 난 만족하다.
이해미(리티미, 보은 지산1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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