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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사람들 덕분에 흙사랑 김옥환 어머님 전국 스타됐네...
icon 봉^^
icon 2010-08-10 13:55:25  |  icon 조회: 6744
첨부파일 : -
충북민언련 이수희 사무국장이 보은사람들 신문 기사 중, 흙사랑 김옥환 어머님의 기사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김옥환 어머님의 글을 스크랩하여 다움에 올렸더니 종합 4위, view 2위, 포털싸이트 8위 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김옥환 어머님의 글을 얼핏보면 그 속에 담긴 진리를 지나칠 수 있지만, 삶의 깊이와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깊게 되새기게 합니다.

주간 보은사람들에서 "함께꾸는 꿈"을 통해, 아이들의 세상, 노인들의 세상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아, 참 기쁩니다.

보은사람들 화이팅, 흙사랑 화이팅입니다요...

http://goodwriting.tistory.com/entry/내가-김옥환-할머니-기자-팬이-된-이유


내가 김옥환 할머니 기자 팬이 된 이유

지역언론 이야기/충북지역 언론인 2010/08/10 10:18
보은 지역에서 발행되고 있는 주간지 <보은 사람들>에는 아주 특별한 지면이 있다. 함께 꾸는 꿈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이 지면에는 보은에 있는 흙사랑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시는 학생이 쓴 글들이 실리고 있다.



< 한글 흙사랑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 사진입니다. 어느분이 김옥환 할머니이실까요? 사진출처 - 보은사람들>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오신 어머님들의 사연있는 글들은 수정 없이 원문 그대로 지면에 담아내고 있는데 이 글들을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어떨 땐 웃음이 터지고, 어떤 경우에는 눈물도 핑돈다. 어머님들의 속내가 솔직하게 드러나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모든 분들의 글이 감동적이지만, 난 그 가운데 김옥환 할머니의 글이 정말 재밌고, 좋다. 그 어른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글만 보고 있어도 어떤 분이실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김옥환 할머니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던 글들을 소개한다.

할머니는 이제 72세다. 글은 작년부터 쓰셨고, 할머니의 글은 말 그대로 시가 되고 있다. 올해 1월 처음 실렸던 글은 <새해, 여자는 돌아다니지도 못해요 여자의 소중함도 모르고, 너무 값어치 없게 봐요 >였다.


“ 아침 먹자마자 마실 갈나고 했더니 못 가게했다. 앞집 아줌마가 진주 가서 일하다 양력 설이라고 와서 가보려고 했는데 *초성부터 여자가 돌아다닌다고 못 가게 했다. 여자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면서 여자의 소중함도 모르고 여자를 너무 값어치 없게 본다. 억울하다. 그 까짓것 남자가 뭐라고. 남자는 돌대가리. “



남자는 돌대가리라는 표현에 그야말로 빵 터졌다. 이 때문에 난 할머니의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난 7월에 실린 < 나도 힘들고, 영감도 불쌍하고 아퍼서 그런지 알면서도 한 번씩 짜증이 나요>를 보니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신 모양이다. 할머니의 고단함과 걱정이 베어난다.


“ 오늘은(7월16일) 아침부터 비가 온다. 그동안 비가 안와서 걱정이였는데, 참 고마운 비다.
농사짓는 사람들 걱정을 덜어준다.
비도오고 해서 호박전을 붙쳐 먹으려고 담에 심은 호박 3개를 따왔다. 붙쳐서 영감도 주고, 나도 먹고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있었다.
영감도 배부른지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약을 먹였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또 약을 달라고 했다. 먹었다고 해도 안 먹었다고 우기고 화를 낸다.
독한 약이라 두 번 먹으면 안 되는데 나도 성질이 나서 또 줬다.
영감탱이가 점점 건망증이 심해진다. 그래서 내가 너무 힘들다.
아퍼서 그런지 뻔히 알면서도 한번쓱 짜증이 난다. 침해라는 병이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한다.
나도 힘들고, 영감탱이도 불쌍하다. “



지난 봄에는 설레이는 김옥환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표현된 글도 실렸다.



봄 꽃에 마음이 공중에 떴어요

진달래도 피고, 개나리도 피고, 나뭇잎도 피고, 봄날이 좋다. 마음이 싱승생승한다.
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설레인다. 차 타고 한 없시 가고파. 김옥환은 마음이 공증에 떴나봐. 너무 심난해. 내 마음 어쩌면 좋와.
앞으로는 좋은일만 생기면 좋겠다.



할머니의 글은 이렇게 할아버지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한글을 배운 기쁨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는 글들도 있다.


전화번호책 보고 공부해요

삼일동안 갈 때가 업서 우리 집에서 전소연하고 나하고 동네 전화번노 보고 공부했다.
동네 아자씨들 이름보고 공부했다.
받침이 많아서 그것도 배워보니 공부가 된다.
흙사랑이 업쓰면 공부를 어떻게 알까.
여필도 잠지 못해보고 죽을건대. 평생동안을 생각하면 신기해.
선생님 고마쓰니다.

학교 가는 맘, 아무도 몰라

아침 먹고 흙사랑 한글학교에 간다. 학교에 가는 맘 아무도 몰나. 남들은 어디 가냐고 물어본다. 경노당에는 안 온다고 말한다. 매일 읍에만 간다고 이상하다고 한다.
나, 공부하로 간다고 말했다.
이름도 못 쓰다가 이기라도 쓰니 내 자신도 싱기하다.




신문에 실리는 글들이어서 그럴까. 할머니의 기자정신이 빛나는 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상에서 느낀 문제들을 고발하는 글도 있고, 정보를 알려주는 글도 있다. 할머니만의 맛깔난 표현이 더욱 빛난다.



관광차 아저씨, 재미도 없고 못됐다

동네 잔치가 청주에서 있어서 관광차로 가는데 기사 아저씨가 노래도 안 틀어주고 떡볶이 나오는 것만 보여줘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내리면서 한 마디 했다.
그런데 이번에 오는 길에는 음악을 너무 크게 틀었다.
관광차 기사가 재미도 없고, 못됐다.


쇠비름이 약이에요

사랑하는 보은사람, 약초 알려 드리게요.
쇠비름이 약이라고 한니다.
지금은 뽀바 버려요. 배가 불렀어요.
옛날에는 그거만 머고 사라다. 그거도 업서서 못 먹었다.
인테넷에 아라보세요.
김옥환은 탄부에 친구집에가서 만이 뜯어 왔다.
신문기자 선생님도 인터넷 아라보세요.
말로해서 모나요. 인테넷 아라보세요.
3년만 묵그면 매실처럼 물타서 머그면 조아요.





할머니는 기자공부하는 거 TV에 나왔다고 자랑도 하신다.


우리가 텔레비전에 나왔어요

보은사람들 신문기자 아자씨 축하합니다. 일년 만에 성공하시서 우리가 기자공부하는 거, 지난 17일 '국회 정책티비(K TV)라는 텔레비전에 나왔습니다.
김옥환이는 이름도 못쓰다가 흙사랑 다니면서 출세했다. 간판도 다 볼 수 있다.
선생님 고맙씁니다.
대학교 나온 사람도 텔레비전에 못 나오는되 흙사랑이 대학교 보다 조타.
돈도 안 들러가고, 엄마들 열심히 하세요.
텔레비전 나오면 좋지요.
나는 대전 큰 아들도 보고, 청주 둘째 아들도 보고, 딸도 보고 전화가 왔다.



맞춤법좀 틀린다고 대수인가. 글을 알면서도 이만큼도 못 쓰는, 안 쓰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 <보은사람들>을 읽는 맛을 주신 김옥환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기자로 활동하시기를 기대한다.
2010-08-10 13: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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