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은 한국 전쟁 때 밀가루에 전분을 넣어 만든 부산지역 대표음식 이다. 부산밀면이 김세복 세프의 손을 거쳐 보은에서 “김세복대추밀냉면”으로 재탄생했다. 대추 빛의 육수국물에 밀면을 담고 그 위로 노란 계란고명을 듬뿍 올렸다. 한 젓가락 베어 물면 단단하면서도 질기지 않는 면발이 입에 감기며 부드럽게 넘어간다. 약간 달달하면서 자극적이지 않고 감칠맛이 난다. 손님들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하다. 속이 편하고 쾌변을 본다.”고 말한다.
주인장 김세복 세프(shef)는 울산에서 태어나 조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대학 호텔외식산업과를 졸업했다. 그 후 현대호텔 메인 주방에 취업했다. 6년간 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요리를 하다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가 중앙대 경영대학원에 등록했다. “요리만하다 보니 지식이 갇혀있는 느낌이더라구요. 좀 더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요리를 경영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프렌차이즈 및 다양한 상품개발 등 포괄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라며 ‘대추밀냉면도 그런 과정 중에 하나’라 이야기한다.
김 세프는 마로에 사시는 이모님 소개로 부모님과 함께 7년 전 보은에 왔다. 시장조사를 해 겹치지 않는 밀면을 선택했다. 처음엔 전통 밀면인 ‘부산밀냉면’으로 시작했다. 운영을 하면서 보은대추를 이용한 지역 특화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수와 면이 달라져야 한다. 밀가루와 전분가루를 기본으로 하고 옥수수·고구마·타피오카 전분을 따로따로 넣어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했다. 타피오카 전분을 추가한 것이 가장 맛이 있었다. 이곳에 대추가루와 귤껍질 가루를 넣어 면을 완성시켰다.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것은 자연적인 것으로 맛도 제대로 나고 소화도 잘된다. 육수는 콩소메수프(consomme soup) 제조방식을 차용한 한국전통적 음식재료 대추를 넣은 사골 간장을 만들었다. 콩소메수프는 이탈이아와 프랑스에서 많이 먹는 수프로, 수프 중 유일하게 차게 나가는 수프이다. 김세프는 이 요리방식으로 2004년 기능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했다. 육수에는 대추 외 장에 좋은 7가지 약재가 들어간다.
이런 김세프의 노력으로 탄생한 ‘대추밀냉면’은 전국적으로 소문이나 손님의 80%는 외지인이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번호표를 들고 기다린다. ‘주말 벌어서 평일 지탱한다.’는 김세프의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김 세프는 이 모든 것을 혼자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러면서 또 다른 그림을 그린다. “갇혀진 지역에서 폭을 좀 더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어요. 지역만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지역 특성화를 이루어 젊은 사람들이 들어 올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지요.”라며 포부를 말한다. 김세프는 네이버 쇼핑에 ‘대추밀냉면’ 밀키트 상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대추관련 지역특화 상품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 한다. 대추두유, 대추고스틱, 대추조청, 대추소주 등 선물용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 할 꿈을 지니고 있다. 또한 김 세프는 게임과 로봇개발의 꿈도 가지고 있다. 취미로 3D오디오를 개발·제작하기도 했다. “게임 개발을 통해 보은에서 길을 닦고 싶어요. 보은에 게임회사 하나 있는 것도 좋잖아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다. ‘돈 값하는 음식 만들자’는 사훈을 걸고 있는 ‘김세복대추밀냉면’은 결초보은시장 內 보은군 보은읍 삼산로3길 14에 자리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김세프의 미래에 희망을 그려본다.
박연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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