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정주여건 개선 시급’ 지적
지난 9월 1일자 충북도교육청 정기인사를 통해 산외초 박주희 교장, 세중초 박선례 교장, 종곡초 최세권 교장, 속리산중 김성은 교장, 보은고 윤여찬 교장이 새로 부임했다. 각 학교 교장을 만나 학생 인구 소멸 지역 보은교육이 나아갈 방향성 및 교장의 교육철학과 전하고픈 이야기를 담는다. (편집자주)
세중초 박선례 교장의 관심사는 지역 내 정주여건 개선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젊은층의 인구 유입이 필수이지만 정주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몇 해 전 동문회에서 나서서 구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두 가구가 마을로 이주했다. 가구별로 3, 4명의 학생, 총 7명이 세중초에 다녔다. 하지만 당시 마을회관 임대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한 가구는 지역과 학교를 떠나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박선례 교장은 “작은 학교는 꾸준히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 작은 학교에서의 질 높은 교육지원에 관심을 보이며 학교 입학에 대한 문의가 종종 오고 있다. 주거지확보가 되면 오고자 하는 가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서 지자체 차원에서 정주여건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중초등학교는 보은읍내권에서도 30~40분 차를 타고 산길을 구비 돌아 가야하는 벽지 학교이다.
지형적으로 벽지학교로 지정됐지만, 세중초의 교육은 절대 벽지학교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히려, 교육청이 추진하는 공모사업에서 13개 부문에 선정되는 등 시내 권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교육 혜택이 학생들에게 지원되고 있었다.
박선례 교장은 “세중초는 교육청 공모사업으로 탄소중립학교로 선정되었다. 씨앗 구매부터 작물 파종, 수확까지..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전교생 1인 1악기를 넘어 1인 4악기에 도전하며 ‘공명’ 타악 앙상블 연주회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며 “세중초는 한 교사가 100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벽지학교 근무 이력이 승진에 반영되는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때문에 많은 지역의 인재들이 우리 학교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경력을 가진 교사들이 학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욱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한 분야의 공모사업 선정도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박선례 교장은 “도심 43개 학급, 학교의 복수교감으로 근무했다. 도심의 경우 교사와 학부모 간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교육방침 호응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고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민원까지 시달리다 보면 교육 의지를 펼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개개인을 살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가장 컸다”며 “전교생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며 학생들과 아기자기하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작은 학교 근무를 소망했다”고 전했다.
“학교 진입로에 느티나무와 벚꽃나무가 있는데 지금까지 봤던 나무 중에 최고로 아름답다. 학교 역사를 함께한 느티나무, 벚나무가 마치 학교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세중초 학생들 한명 한명이 각자의 인생에서 최고 아름다움을 품을 수 있도록 명품교육을 펼쳐나가고 싶다”며 “(나는) 대부분 기피하는 6학년 담임을 17년 이상 맡아왔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아, 문제를 보이는 학생도 있었고, 학습 부진을 겪고 있는 등 다양한 문제 속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결함을 극복하도록 지도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성장했고 학생들이 대견스러워 교사로서 느끼는 성취감도 컸다”고 밝혔다.
박선례 교장은 ‘자녀 둘, 서울대 보낸 엄마’이다.
하지만 박 교장은 ‘서울대’라는 타이틀보다는 “보이지 않게 작은 것에 기쁨과 만족을 느낄 줄 아는 ‘단단한 사람’이 훌륭하고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선례 교장은 올해 교직연수 39년차로 세중초 교감, 청주 중앙초 교감, 내북초 교감을 거쳐 지난 9월 1일자로 세중초 교장으로 발령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