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에 도깨비 출몰 신나는 잔치
속리산에 도깨비 출몰 신나는 잔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4.08.22 10:05
  • 호수 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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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용민문화연구회·도깨비만인보
주관 도깨비 예술축제 성황

도깨비는 한국 민담에 등장하는 잡귀다. 인간도 신도 아닌 중간적인 존재의 잡귀로 초능력으로 유쾌한 장난과 인간과 내기를 걸어온다고 한다. 그 유쾌한 도깨비가 속리산 에밀레도깨비박물관에 출몰해 인간들과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 등 한바탕 신나는 잔치를 펼쳤다.
조자용민문화연구회·도깨비만인보 주관으로 지난 16일과 17일 개최된 속리산 도깨비 예술축제는 거액을 들여 꾸민 무대도 없었다. 행사장에는 내용을 알리는 펼침막 하나 없었다. 자연이 무대였고 공간과 사람 한 명 한 명이 행사내용이고 프로그램이었다. 무대의 야간은 진수를 보였는데 무대 전면 삼신목에 매단 낙화(落火)가 유수처럼 바람이 부는 대로 쏟아지거나 회오리를 쳤다. 보는 이들에게는 마치 도깨비가 출몰해서 초능력을 벌이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도깨비박물관은 박물관과 소나무, 그리고 낙화의 조화를 야간관광콘텐츠로 도입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어보였다.
도깨비예술축제에는 하늘에 축제 개최를 고하는 김인각씨의 고천문 낭독을 시작으로 첫날 삼풍물굿패 땅울림(회장 최재한)의 길놀이와 풍물공연, 고구려의 우렁찬 북 공연이 이어지며 기마민족다운 진취적이고 장쾌한 정신이 하늘까지 닿았고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개막식에는 최재형 군수와 박경숙 도의원, 김응철 군의회 부의장, 김도화 행정운영위원장, 성제홍 산업경제위원장, 최부림 군의원 등도 자리를 같이해 에밀레 도깨비박물관이 이번 도깨비들이 춤잔치로 다시 활기를 찾고 보은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원했다.
이만동 조자용민문화연구회·도깨비만인보 대표와 최재형 군수는 삼신당 삼신목에 막걸리를 올리고 환인·환웅·단군, 칠성바위 전에 절하며 축제를 알리고 지역의 무사태평 주민의 무사 강건을 기원했다.
본 행사는 SBS 출신인 김정일 아나운서가 진행한 가운데 땅울림의 민요한마당과 보은전래놀이팀의 단심줄 놀이, 그리고 김인각 도깨비만인보 회원과 우리고장의 최서빈·장소율·남인영·김윤하 꼬마도깨비들이 펼치는 산도깨비노래 공연, 탄부초등학교 권태준·김태영·김학·정하린·허지율 학생이 펼치는 난타공연이 주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국악가요 및 배우 최두나씨의 도마 채소 썰기 난타쇼 공연, 검무공연, 피리·대금·거문고 독주, 장고춤, 판소리, 액맥이 타령, 뱃노래 및 진도아리랑 등 수준 높은 국악공연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도깨비 잔치의 마무리는 지역주민인 조윤희씨의 각설이 공연이 담당했는데 신나는 장단은 관객석의 관광객 및 주민 도깨비들을 불러내 넘치는 끼와 흥을 춤으로 발산시키게 했다.
둘째 날에는 더욱 재미있는 공연으로 도깨비들을 불러 모았다. 프로로 활동하는 꼭두광대팀이 출연해 국악공연과 함께 판소리 공연을 펼쳐 좌중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무대공연 전 법주사 앞 상가에서 가면 퍼레이드로 도깨비에밀레 박물관에서 펼치는 도깨비예술축제를 알리는 등 홍보활동도 앞장섰다.
이와 함께 진취적 기상을 느낄 수 있는 우렁찬 고구려 북 공연과 현대 무용가가 펼치는 무용공연은 관객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숨죽여 감상하게 했다. 보는 내내 주민들은 보은에서 이런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료 한 푼 내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기도 했다.
아이들의 꿈과 호기심,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면을 궁금하게 한 서커스 및 마술공연은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즐거움을 줬다.
행사의 마무리를 장식한 대전의 라라루리 팀의 버스킹 공연은 가수와 관객들이 어우러지며 도깨비들이 활동하는 에밀레 도깨비박물관을 여름밤 콘서트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번 속리산 도깨비예술축제는 가치프리마켓과의 콜라보로 에밀레 박물관에서의 시장 활동과 보물찾기 이벤트가 펼쳐졌다. 또 도깨비 방망이 전시, 도깨비 부채 만들기, 도깨비 탈 만들기, 도깨비 등 만들기, 도깨비 민화그리기, 도깨비 화분 만들기, 짚풀 공예, 전통놀이 체험, 모래놀이 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져 어린이 등 가족들이 체험활동을 펼치며 도깨비박물관에서 추억을 쌓았다.
이와 함께 보은양조장에서 축제에 협찬한 막걸리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도깨비물이란 이름으로 제공되고, 박물관에서는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축제참여자들로 부터 이런 축제가 어디 있느냐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계곡에서 놀기 위해 속리산에 왔고 에밀레도깨비박물관 인근 펜션에 묵고 있다는 부산 청년5인방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노랫소리를 쫓아서 들어왔는데 축제가 열리는 도깨비 박물관이었다”며 속리산에서의 좋은 추억을 갖게 되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심준성(29)씨는 “해질녘부터 도깨비 예술축제를 함께 즐겼다. 축제 내용도 좋고 또 부산에서는 이런 전통적인 건물을 보기 쉽지 않은데 이색적인 건물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건물도 예쁘고 풍경도 좋았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공연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이만동 대표는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는데 참석한 모든 분들이 재미있게 즐긴 축제가 딘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고 “모두가 도깨비가 되어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도움을 줬다 감사드린다”며 “다음에도 좋은 문화행사 및 예술 공연 행사로 민문화와 도깨비가 살아 꿈틀대는 박물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속리산 ‘에밀레도깨비박물관’은 고 조자용 박사가 1970년대부터 서울 등촌동에서 운영하던 ‘에밀레박물관’을 1983년 속리산 정이품송 동쪽 건너편(법주사로 82-37)로 이전, 설립한 곳이다.
2천년 작고하기 전까지 조자용 박사는 에밀레박물관에서 우리의 민족문화체험캠프를 운영하는 한편, 우리 고유의 마을축제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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