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을 읽는 새벽
도덕경을 읽는 새벽
  • 보은사람들
  • 승인 2024.07.18 11:04
  • 호수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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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철순 시인
마로면 관기약국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찻물을 끓이며 스트레칭도 하고 명상도 조금 한다. 그리고 녹차를 우려 마시며 책을 본다. 시집도 읽고 동시집도 읽고 인문학책도 읽는다. 요즘은 제일 먼저 도덕경을 읽는다. 오래 전에 읽었던 현암사에서 나온 오강남선생님이 풀이한 책이다. 하루에 한 장씩 읽는다. 원문보다는 풀이를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삶인가를 꼭꼭 마음속에 다진다.
제81장중에서 오늘 새벽엔 제38장을 읽었다.
「훌륭한 덕의 사람은 자기의 덕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정말로 덕이 있는 사람입니다.
훌륭하지 못한 덕의 사람은 자기의 덕을 의식합니다.
그러기에 정말로 덕이 없는 사람입니다.」
말없이, 남모르게 덕을 베푸는 사람과 요란하게 드러내놓고 덕을 베푸는 사람의 차이를 말하는 거 같다. 훌륭한 덕이란 말할 것도 없이 남모르게 덕을 베푸는 사람일 것이다. 연말이면 라면 몇 상자 앞에 놓고 기부했다고 사진 찍는 사람과 말없이 익명으로 기부하는 사람이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제33장은 ‘자기를 아는 것이 밝음’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남을 아는 것이 지혜라면,
자기를 아는 것은 밝음입니다.
남을 이김이 힘있음이라면,
자기를 이김은 정말로 강함입니다.」
남을 이기는 것보다 자기를 이기는 것이 정말로 강한 힘이라고 한다. 정말 맞는 말인 거 같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진정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 그건 정말 강한 힘이 필요하다. 
늦잠 자는 거 좋아하고 게으르던 내가 잠의 유혹을 떨쳐내고 새벽 다섯 시면 정확하게 눈이 떠진다. 그게 처음부터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기 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건 나를 이기는 시간이었을 테다. 
제17장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그 존재 정도만 알려진 지도자,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지도자,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
지도자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지도자여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일이다. 정치하는 분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장이다.
제10장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않고’ 부분은
「낳고 기르십시오.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 이루나 거기 기대려 마십시오.
지도자가 되어도 지배하려 하지 마십시오.
이를 일컬어 그윽한 덕이라 합니다.」
이 장은 요즘 부모들이, 요즘 지도자들이 한번쯤 읽어보고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부분이다.
도덕경을 읽는 새벽,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삶을 사는가는 옛사람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거 같다. 고루한 거 같지만 고전을 읽으며 내 삶이 훨씬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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