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보은향교가 달라졌어요”
“우리 보은향교가 달라졌어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4.07.04 10:31
  • 호수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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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당에서 음악회 등 한바탕 풍류 즐겨

향교는 공자 등에게 춘추로 예를 갖추고 절하는 곳. 그 외에는 문을 닫아걸어 외부인이 접근하지 않았던 곳. 청소년 등 젊은 세대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 말고 실제 향교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를 갖기가 쉽다.
그동안 한문교실이나 예법 등을 교육했지만 한얼회관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향교를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교는 박제된 문화재에 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보은향교가 달라졌다. 문턱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인상을 갖게 했다.
국가문화유산 활용사업에 보은향교가 선정되면서 손님을 맞는 예절, 주법을 배우는 육례행사에 이어 이번에는 제1회 향교음악회까지 열어 유림이 아닌 주민들도 맞아들이며 문턱이 더욱 낮아졌다.
향교음악회는 지난 6월 29일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린 늦은 명륜당 앞에서 열렸다. 두루마기 차림의 유림과 지역주민들이 풍류한마당 공연을 즐겼다. 구연견 보은향교 전교는 음악회를 찾은 관객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을 큰절로 표현했다.
음악회 서막은 우리고장의 대표 시인인 오장환 시인의 시 ‘고향 앞에서’ 낭송으로 열어제쳤다. 낭랑한 낭송가의 목소리와 빗소리까지 리듬을 타며 고향의 서정에 푹 빠지게 했다.
본격적인 공연은 남도잡가 흥타령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가여금 독주, 대금산조, 그리고 민요와 판소리공연은 관객들의 흥을 북돋웠다. 잘 갖춰입은 양복차림으로 클래식 가곡을 부르는 여느 공연과 달리 명륜당에 선 성악가들은 도포를 차려입고 산유화와 신고산 타령을 불렀는데 부조화 스런 그 차림마저 조화로워 보이며 노래 맛까지 살려줬다.
공연의 마지막은 앉은반 사물공연은 웅장하면서도 경쾌하고 강약을 조절 관객들의 감정을 정점으로 치닫게 했다. 모든 잡생각, 잡귀를 물리치고도 남을 정로도 힘이 넘쳤다.
강한 빗줄기도 사물공연이 전하는 울림을 당하지 못했다. 그 울림은 향교음악회가 끝나고도 여운이 남을 정도였다.
이번 제1회 향교음악회 풍류한마당은 제사의 공간에 그쳤었던 향교가 문화의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성공사례가 되기에 충분했다.

보은향교 명륜당에서 펼쳐진 제1회 향교음악회 풍류한마당 행사에서 사물공연 및 민요 판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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