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9일 현지확인을 시작으로 문을 연 2023년 행정사무감사 일정이 6일 속리산휴양사업소를 끝으로 종료됐다.
대상부서는 기획감사실, 미래전략실, 행정과, 재무과, 주민복지과, 민원과, 환경위생과, 문화관광과, 경제과, 농정과, 축산과, 산림녹지과, 안전건설과, 지역개발과, 스포츠산업과, 보건소 보건행정과, 건강증진과, 농업기술센터, 상하수도사업소, 속리산휴양사업소에다 간간히 부군수, 그리고 자치행정국장, 산업경제국장까지 감사하니 23개를 감사했다.
올해 감사과정을 보면서 의원들의 감사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임기말 표를 의식해 그야말로 살살, 하는 둥 마는 둥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감사의 강도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대로 짚는지 느껴지지 않았다.
고성을 지르라거나 잘못을 인정하라고 윽박을 지르거나, 답변할 틈도 주지 않고 질의를 이어가라는 것이 아니라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 현장이 나오지 않았다.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는데도 질의 한 건 하지않는 부서도 있었다. 현안이 걸려있는 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군정을 잘 추진했기 때문에 걸려든 것이 없어서 때문이라면 좋지만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는 대의로 군정을 견제 감시하라고 의회에 보낸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감사의 상당부분이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겪는 불편을 굳이 감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집행부 입장으로 보면 잘 끝난 것지만 이는 제대로 감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문제제기를 한다.
공무원들의 행정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본보에서도 지적했듯이 시군종합평가에서 보은군은 한 번도 최우수, 우수기관에 선정되지 못했다. 수상은 상사업비를 확보하는 인센티브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무원들의 행정업무 추진력이 대외적으로 평가받고 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공무원들의 군정 수행력은 평가를 떠나서 업무를 다방면, 아니 지역을 크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
공무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이거나 담당 업무가 아니더라도 업무에 대한 공유나 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다.
도로변에 게시된 펼침막의 경우 읍내는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관리된다. 면 지역으로 가면 시효가 한참 지난 것이 그대로 매달려있는 것을 본다. 끈이 끊어져 펄럭여도 관리하지 않는다. 담당자가 있겠지만 이걸 보는 사람이 꼭 담당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 면에 근무하는 다른 공무원 누구나 확인할 수 있을텐데도 개의치 않는다.
소하천 지방하천에 대한 문제도 많다.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보은은 많은 피해를 보았다. 소하천이나 도랑은 지방하천보다 하폭이 좁다. 또 하천 바닥도 돌 등이 많거나 수목이 자라 물흐름에 지장을 주는 곳이 많다. 그해 집중호우 기간 그곳이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이 다행일뿐 언젠가는 피해를 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또 오천리처럼 소하천과 지방하천 접속부는 토사가 가득 쌓여있는 곳도 있고, 또 소하천이 지방하천과 사선이 아닌 직각으로 맞닿아 지방하천내 물이 많을 때는 소하천의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다 이로인해 농경지 침수되기도 한다.
보도블록이 평평하게 놓이지 않고 침하돼 울퉁불퉁한 된 곳이 있다. 맞다. 그래서 노약자나 유아차, 노인들이 보행 보조기 이용에 지장을 받지만, 그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인도 불법 점유물의 철거일 것이다. 인전건설과에 담당 직원까지 운용하고 있는데도 시정되지 않는다. 규정에 적발해서 과태료 부과하게 돼 있으면 그렇게 하면 된다.
시내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상존하고 이로인해 불법 저정차량이 넘쳐난다. 보은군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사실 주차장 부족에 대한 체감정도가 덜 할 수 있다. 주차장소가 군청사 바로 앞쪽인지, 아니면 청사 뒤편인지, 아니면 공설운동장 주차장인지 그 차이일뿐 주차공간이 없어 군청사 주변을 몇 번이고 뱅뱅 도는 일은 없지 않나.
시내라고 해봐야 하는 아주 적은 규모인 보은읍내에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장 찾아서 삼만리,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린 끝에 겨우 차를 댈 곳을 찾는 시내 근무자들의 불편을 알 리가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내는 골목골목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도 여름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도 누구하나 치우거나 뽑는 사람이 없다. 올해도 1천400여명이 참여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했다고 자랑을 했는데 그 인력들이 도대체 어디서 어떤 일을 했는지.
최근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연두색 조끼입고 집게 들고 비료포대를 든 어른신들을 군청사 주변에서 봤다. 주울 게 있었을까? 그 모습을 보면서 담당자가 누구인지 어디에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지 파악이나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 담당자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거나 판단이 다소 잘못됐다면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그 부서 공무원들, 주무관이나 팀장이나 과장이나, 아니면 국장이나 부군수나, 군수에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늘 반복된다. 시계추처럼 변하지 않고.
죽전1리 마을회관의 사건도 답은 현장에 있었던 것 아닌가. 현장을 보면 공무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보는 것인지, 보지 않는지 보이고 감사할 게 수두룩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민선 8기, 9대 군의회 초기에 선출직 공직자들이 답은 현장에 있다고 했었다. 점심 먹으러 가다가도, 아침에 출근길에, 저녁 퇴근길에 그냥 다니지 말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어? 왜 저건 저렇게 돼 있지? 라고 한 번만 의문을 가져봐라.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그대로 있다면 담당부서에, 담당공무원에게 알리고 확인하게 하라.
공무원들의 일하는 모습, 군의원들이 생산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인해 그대는 정말 감사할 게 없는 그런 보은군이 될 수 있다.
늘 답은 현장에 있다.
▶다음호부터 행정사무감사 지상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