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대응책의 가능성을 엿보다
지역소멸 대응책의 가능성을 엿보다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12.01 10:33
  • 호수 6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 동그랑
강하영 청소년기자

소멸위험도가 높은 보은군의 소멸을 막고 지역사회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대학생과 청소년이 연계된 프로젝트를 진행한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강하영(21), 전영주(21), 정수연(21), 조예진(21), 김영후(20)이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간 ‘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인 동그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관·운영하는 2022년 혁신리더 MoA(Man of Action) 4기로 선정돼 진행했다. 혁신리더 MoA는 청소년과 관계된 모든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 싶은 전국 2030을 대상으로 모집한 것으로, 보은의 대학생들이 전국 단위로 선정된 5팀 안에 선정되어 진행할 수 있었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대학생의 길잡이 역할 아래, 청소년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 즉 보은군과 관련한 팀별 활동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추진 배경은 다음과 같다. △보은 내 청소년의 자기 주도적 활동 및 현장경험 기회 부족 △보은 내 청년, 청소년의 지역사회 이해도 부족 △보은 내 청년, 청소년 간의 네트워크 구축 미비 이 세 가지이다. 따라서, 동그랑 프로젝트의 목적 및 목표는 ‘청소년의 자기 주도성 함양, 청년 청소년의 지역사회 이해도 향상, 청년 청소년 간의 네트워크 구축’이다. 위 같은 방향성을 갖고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동그랑 프로젝트 강하영씨가 팀별 활동의 결과와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그랑 프로젝트 강하영씨가 팀별 활동의 결과와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로젝트 운영방식은 다음과 같다. 강하영, 전영주, 정수연, 조예진, 김영후 이 5명이 운영진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대학생과 청소년이 팀을 이룬다. 팀 구성은 청소년으로 구성된 팀에 소수의 대학생이 팀장의 역할로 들어갔다. 여기서 대학생과 청소년의 관계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대학생은 길잡이의 역할만 수행했는데, ‘디자인 팀, 디저트 팀, 서포터즈 팀’을 구성해 운영했다.
이때 △디자인 팀은 보은 홍보 굿즈 제작 △디저트 팀은 보은 특산물인 대추를 활용하여 대추 디저트를 만들고 개발했다. △서포터즈 팀은 보은 홍보 콘텐츠(유튜브, 인스타그램, 밴드 등)를 제작했다.
이같은 활동을 하기 전 운영진 5명은 활동 공간 마련에 나섰다. 공교롭게 5명 모두 보은군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으로, 보은군청소년문화의집 2층 증축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공간을 마련한 후 청소년 15명, 청년 7명을 모집 완료하였다. 이들이 모여 2번의 워크숍을 통해 각 팀별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디자인 팀은 총 8회기를 진행했으며, ‘보은 굿즈 디자인-샘플 제작-400세트 대량 제작’이라는 과정을 거쳐 굿즈 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10월 29일 서울시 구로구 청소년자치배움터에서 열렸던 핼러윈 파티에서 150세트를 나눔했다. 11월 16일 말티재 꼬부랑길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100세트를 나눔나눔했다.
디저트 팀 역시 8회기를 진행했다. 대추를 활용하여 대추 디저트 레시피를 개발, 대추 마들렌과 대추 에끌레어, 대추 쿠키를 제작했다. 디저트 팀은 향후 대추 쿠키 레시피를 통해 12월 17일 보은군 청소년 축제 때 대추 쿠키를 300인분 제작 후 부스에서 나눔할 예정이다.
총 16회기를 진행한 서포터즈 팀은 5편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또한 인스타그램, 밴드 등의 플랫폼에 콘텐츠를 업로드했으며, 보은의 명소를 알리는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했다. 서포터즈 팀은 지난 11월 6일 보은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보은군 청소년 정책 토론회를 진행했다. 23명이 참여할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으며, 설문 결과 청소년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토론회는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어 3개의 주제를 통해 총 12개의 해결책이 나왔다. 이를 문서화 하여 추후 교육청과 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그랑 서포터즈 디자인팀이 만든 굿즈.
디자인팀이 만든 굿즈 나눔.

동그랑 프로젝트는 진행과정 중에 충북 청소년정책제안대회에서 대상에 선정되었다.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가 보은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충북 전체에서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대상 수상으로 시범사업에 선정돼 200만원의 예산지원도 받았다. 이와함께 보은군청소년문화의집 프로그램 기획단에도 선정돼 100만원의 예산을 운용할 수 있었다. 보은의 교육협동조합 햇살마루가 주관한 청년 활동지원 프로젝트에도 선정돼 150만원을 받기도 했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본래 지원되는 150만원 외에도 450만원을 추가 확보하는 등 총 600만원의 예산으로 3개의 팀이 추진하는 각각의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공동주관 및 운영한 ‘혁신리더 MoA’에서 진행한 7개의 프로젝트 중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는 등 전체적인 성과 또한 성공적으로 평가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 청소년들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질문과 대답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결과다.
 “활동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공통질문에 “우리가 문제점을 발견하고, 홍보도 하고, 해결도 하는 활동을 했잖아요. 그걸 통해서 평소에 느꼈던 문제를 입밖으로 꺼내서 얘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원래는 생각에서만 그쳤지 얘기하지는 않았거든요.(서포터즈 팀 최병우(18))”
“먼저 동그랑 목표가 ‘청년과 청소년이 합쳐서 보은을 바꿔보자’잖아요. 그게 실제로 보은에서 이뤄지고 나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 같아요. 동그랑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런 존재를 몰랐고 청참위, 청운위 같은 청소년 참여 단체가 있는지 몰랐어요. 이런 걸 참여함으로써 내가 (지역을) 바꿀 수 있게 됐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아요.(서포터즈 팀 박도훈(15))”
“직접 보은에서 활동 해보면서 보은에 이런 문제점이 있고 장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보은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처음엔 보은이 절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촌동네고 고령화가 심한 상태고 학생이 보기 힘들잖아요? 근데 나로 인해 보은이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서포터즈팀-박지혁(15))”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협동해서 하는 그룹 활동은 많이 부담되고 떨렸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사회성이 조금은 더 늘은 것 같아요. 자존감도 낮아서 쉽게 도전도 잘 못했는데, 디자인팀에서 서로의 디자인에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그랑 인스타 게시물을 본 친구들도 굿즈 디자인에 대해 호평을 해줘서 더더욱 뿌듯하고 자존감도 올라간 것 같아요.(디자인팀-이예빈(18))” 
대학생들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보은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게 있나요?”라는 물음에 “청년이 보은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요. 한다 해도 창업프로젝트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라니, 신기했습니다. 또, 보은 내에서는 진로 관련 체험을 거의 할 수 없어서 매번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다른 지역의 강사를 초청했었거든요. 그런데 ‘동그랑’을 통해 보은 내에서 유튜브, 서포터즈, 디저트 제작, 굿즈 제작 등의 다양한 활동을 우리가 기획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전에는 불가능하다 생각했던 ‘고령화된 보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된 셈이죠.(디자인팀-송주은(21))”
“활동 전과 비교해서, 보은에 대해 알게된 점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답변은 다음과 같다. “보은 곳곳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은 사람들은 대부분 지역을 빨리 떠나고 싶어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청소년들이 보은에 애정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디저트팀-김한중(20))”
“활동 전과 비교해서, 보은에 대해 알게된 점이 있나요?” 라고 물었을 때 답변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가서 이 지역과 보은의 차이점에 대해 계속 생각했는데, 관광지로써도 거주 지역으로써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활동을 조금 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거나 제안서를 넣는 등의 활동으로 이어나가 보고 싶기도 했어요.(서포터즈팀-박서현(21))”
이같이 동그랑 프로젝트 참여자 모두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가운데 동그랑프로젝트는 여러 시사점을 낳았다.
△첫 번째로, 단기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청년, 청소년의 지역사회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지역사회 참여는 곧 애향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다수의 참여자들은 ‘보은이 바뀔 수 있음’을 체감하였는데 이는 곧 이러한 프로젝트성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려준다.
△두 번째로, 보은 내 실제로 청소년의 자기 주도적 활동 및 현장경험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지 않는 활동 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청소년이 모두 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했다는 것은 그동안 보은 내 청소년의 활동 속 결핍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청년 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보은의 군 자체에서나 교육청에서나 청년,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활동을 늘릴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해보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비록 대학생 5명 소수가 운영한 프로젝트이지만,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청년의 유출을 막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사점을 바탕으로 군의 정책 및 교육 정책이 청년, 청소년의 자기 주도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면 지역소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 대학생과 청소년이 협력하여 만들어 낸 굿즈로, 한 세트에는 스티커, 엽서, 개별 스티커, 열쇠고리, 떡메모지가 랜덤으로 들어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