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사랑 어르신들이 아침부터 분주하다. 지난 10월 5일 군수님을 만나러 간다며 평소에 하지 않는 립스틱을 바르고 평소에 입지 않던 옷까지 입고 오셨다.
군수님 만나는 시간까지도 바쁜 군수님을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머리를 매만지는 어르신들이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소풍을 갈 때의 설렘처럼 보이기도 하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군수님을 만나기 전 부군수실 구경도 하고 회의실에 앉아 보기도 하신 어르신들은 “우리가 언제 군청을 와 보겠느냐!”, “죽기 전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군수실 방문이다”, “죽기 전에 또 올 수 있을까?”라면서 신기하듯 둘러보았다.
군수실의 문이 열리자 최재형 군수님이 직접 나와 어르신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최재형 군수님과 기념사진을 찍고 허울 없이 대해 주시는 군수님 덕분에 그제야 어르신들의 긴장한 얼굴이 조금 풀렸다.
“버스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벚꽃길에 쉴 수 있는 의자나 화장실이 있으면 좋겠다.”, “흙사랑 계단이 오르기가 불편하니 군수님이 해결해 달라” 등 평소에 불편했던 일들에 대한 민원을 쏟아내셨다.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고 일일이 답해주는 최재형 군수님의 친절함 덕분에 어르신들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흙사랑 학교 학생 신분으로 군수님 면담을 다 마치고 나오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마치 전사와 같았다.
이날 흙사랑은 “건강 체조 한글 교실과 관련하여 민과 관이 마치 경쟁 또는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으로 연출되어 문해교육에 대한 나쁜 인식과 군이 나서서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영역까지 침범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찾아가는 한글 교실을 흙사랑이 전담하여 합리적인 운영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군의 업무를 분담할 수 있고, 만과 협력하는 합리적인 모습으로 모범사례를 만들어 군민 행복하고 관의 역량이 강화되어 상생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했다.
흙사랑은 보은지역에서 20여년 문해교육과 문해교사 양성과정,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 ‘그땐 그랬지’, ‘할머니와 짜장면’ 등 20여의 책과 지역민을 위한 포크아트, 인문학 강좌 등 평생교육기관으로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흙사랑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043)542-1013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옥길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