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가 농촌마을 재생 이끈다 : 거창 가북초·신원초 사례] 거창군 인구교육과, 빈집 리모델링 도시민 유치 면 인구증가
[작은 학교가 농촌마을 재생 이끈다 : 거창 가북초·신원초 사례] 거창군 인구교육과, 빈집 리모델링 도시민 유치 면 인구증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1.06.24 04:17
  • 호수 59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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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LH 지원으로 활기찾은 거창군 신원초·가북초

[농촌에서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다. 학교가 없어지면 공동체 해체는 물론 지역인구 감소를 부추기고, 또 도시에서 유입되는 젊은 귀농·귀촌 인구도 이어질 수 없어 고령 노인들만 사는 농촌 마을의 붕괴는 불 보듯 뻔하다.
이렇게 농촌사회의 소멸을 막는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학교가 살아남아야 마을 재생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경상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은 통합행정으로 주거, 일자리까지 연계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상남도로 이주시켜 소멸 위기의 마을과 작은 학교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도시민의 농촌학교 전입 기반을 확보해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린 다른 지역의 선진사례를 통해 보은군 내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농촌사회의 소멸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학교가 살아남아 마을 붕괴가 아닌 생동감 있는 마을로 유지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보도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학교를 살리려는 교사들의 열정, 지역사회의 의지, 그리고 행정기관의 지원으로 거창군의가북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서 도시 학생들이 전학을 오는 활기찬 학교로 바뀌었다.
학교를 살리려는 교사들의 열정, 지역사회의 의지, 그리고 행정기관의 지원으로 거창군의가북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서 도시 학생들이 전학을 오는 활기찬 학교로 바뀌었다.
거창군이 리모델링한 빈집을 신원초등학교로 전입학하는 세대에 무료 임대해 학생들이 늘고 있는 거창군 신원초등학교이다.
거창군이 리모델링한 빈집을 신원초등학교로 전입학하는 세대에 무료 임대해 학생들이 늘고 있는 거창군 신원초등학교이다.

경남 거창군의 5월말 기준 인구는 6만1천600여명이다. 보은군보다 3만명 남짓 더 많다. 그럼에도 면 단위 초등학교들은 전교생이 20명이 조금 넘는 학교가 많다. 거창군의 면 단위 학교도 이대로 가다간 폐교 위기에 처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창군은 주거공간을 제공, 면 단위의 학교로 전입학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거창군의 대표적인 작은 학교인 신원초등학교와 가북초등학교의 전입학으로 침체된 지역이 활력을 찾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지난호에 소개했던 함양군 서하면 서하초등학교 성공사례는 거창군의 신원초등학교와 가북초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거창군의 신원초등학교와 가북초등학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LH한국주택공사 사장과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농촌경제연구원장을 비롯해 기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교위기의 학교 살리기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바 있다. 작은학교가 아름답다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이었는데 교육과정, 학습활동 뿐만 아니라 작은학교의 장점 등을 설명하며 학생들이 많이 전입학을 하도록 설득했다.

코로나로 인해 도시의 아이들은 등교수업이 전면 중단되고 온라인 화상교육, 이로인한 교육의 질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각종 신문과 방송 등으로 전국에 보도됐다. 도시학교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웠지만 시골 작은학교에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서 자연적으로 거리두기가 가능해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수업이 이뤄지고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시골학교에서 더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특히 도시의 학부모들로 부터 관심을 받았다.

■신입생 없을 뻔한 신원초등학교도…
신원초등학교는 신원면의 중심학교로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입학생이 없어 5학급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었다. 유치원생도 3명밖에 되지 않아 2021학년도에는 5학급, 2023학년도에는 4학급으로 감축이 예상됐었다. 이대로 가다간 3∼4년 후 분교로 전락하는 등 폐교의 수순이 점쳐지는 위기상황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군과 면이 나서고 지역에서도 면 이장협의회, 주민자치회와 함께 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위원회가 구성해 전입학 학생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거창군에서는 마을내 빈집으로 방치된 곳을 리모델링하고 학교로 전·입학할 세대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 제공에 나섰다. 거창군의 빈집 리모델링 사업은 집주인은 입주자에게 7년간 무상으로 임대하는 대신 빈집 주인은 2천만원 상당의 내부 리모델링을 지원받는 시스템이다. 이장협의회와 주민자치회, 학부모, 동문회 등 지역의 기관단체 등은 신원신바람위원회를 조직하고 3천만원이 넘는 막대한 기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입학축하금, 졸업 장학금 등을 지원했다.

이같은 민관교가 나서서 아이들 유입을 통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신원초등학교에는 올해 3명이 입학했다. 또 유치원생과 2학년, 3학년 학생도 늘어 20여 명 남짓했던 전교생 수가 유치원 포함 32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학생수 증가로 전입세대도 늘어 올해 신원면에는 김해, 울산 등 도시지역에서 4가정이 전입했으며 2가정이 추가로 전입을 할 예정에 있는 등 신원면 인구 증가효과로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신생아 출생이 없었던 신원면에 올해 첫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경사도 맞았다.

주민들은 학교 살리기가 학교 유지에 그치지 않고 지역이 살아나는데 기폭제가 되고 있다며 크게 고무돼 도시민 유치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7남매, 제주 4형제가 온 가북초
가북면 소재지에 있는 가북초등학교는 신원면의 신원초등학교보다 더 열악한 곳으로 보였다. 소재지 이지만 식당 2개, 농산물 착즙 점포 1개, 면사무소와 파출소, 농협 지점 사무소 내에 연쇄점을 두고 있고 구멍가게처럼 아주 작은 규모의 점포 2개 정도 있는 정도였다. 우리군의 회남면과 비슷한 규모로 보였다. 회남면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회남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15명으로 줄었지만 거창 가북초등학교는 학생이 늘고 있다.

작은학교를 살려 지역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성과다. 가북초등학교에 대한 사례를 우리지역에서 적극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가만히 있었다면 가북초등학교는 지난 2월 6학년이 졸업하면 전교생은 10명으로 줄어들 처지였다.

가북초등학교의 정상훈 교무부장, 류근헌 연구부장, 그리고 김경호 2학년 담임, 김승욱 5학년 담임의 의기투합은 가북초등학교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 교사들은 북산초등학교 공모제 교장 임기 만료인 장재영 교장을 가북초등학교 공모제 교장으로 오실 것을 설득하고 뜻이 맞는 교장과 교사들이 뭉쳐서 일궈낸 수준높은 교육 프로그램은 도시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기에 폐교위기 탈출을 위해 지역주민 및 기관단체, 학부모, 학교 등이 뭉쳐서 가북플러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장학금 등을 조성해 아이들을 지원했다. 거창군은 빈집 4가구를 리모델링해서 가북초등학교 전입학 세대에 무료 임대를 추진했다. 그 결과 서울 7남매, 제주도 4형제를 비롯해 울산, 대구, 수원, 남양주 등 초등학생 21명, 유치원생 13명 등 34명이 전·입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북초등학교로 인해 학생수 증가는 물론 면 인구도 늘어난 것이다.

■거창 인구증가정책, 통하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작은학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학교의 존폐문제만은 아니다. 전교생이 20명 내외로 줄어들면 분교로 전환시키는데 문제는 분교가 되면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자녀들을 본교로 전학시키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가 쉽다. 그러면 자연스레 학교는 폐교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학교가 있던 마을은 젊은 사람 하나 없는 고령의 마을로 전락하면서 마을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을 유지시키려는 바람이 담겨 있다.

12개 읍면의 행정구역을 갖고 있는 거창군은 2019년 기준으로 거창읍을 제외한 나머지 11개면은 지방소멸 고위험지역으로 평가됐다. 군 인구 6만1천500여명 중 읍 인구가 66%인 4만1천여명을 차지, 면 인구의 감소가 두드러진 곳이다. 이중 신원면은 경남도내 전체 면 지역 중 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거창군은 더욱 위기감이 고조됐다.

거창군은 갈수록 줄고 있는 농촌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고 정책을 수립했다. 지난 2019년 신설한 인구교육과는 면 지역의 청년인구와 학령인구 증가를 위해 바로 이 폐교위기 탈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학교 살리기를 통해 지역살리기를 추진한 것이다.

또 경상남도가 인구정책 공모사업에 응모해 빈집 리모델링을 위한 도비 1억원을 확보해 신원면 4호, 가북면 4호 등 6개 면의 빈집 10호를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최대 7년간 무상으로 도시민 전입세대에 임대했다. 이같이 전입학 전입세대를 위한 주거공간 제공으로 6개월여만에 전체 43명의 면 인구 증가를 가져왔다.

거창군 인구교육과 임양희 과장은 "가북초등학교의 경우 4학년이 없었는데 빈집 정비를 하니까 4학년 학생이 있는 가구가 입주했다"며 "젊은이가 거의 없는 면 지역은 연간 단 한명도 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빈집을 리모델링해 도시민들에게 제공한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으로 젊은 부부들이 시골마을로 들어오면서 마을 주민들은 노인들만 살아서 아이들 소리 듣기가 정말 어려운데 도시 아이들이 전학을 와서 마을에 살다보니 아이들 소리가 들려서 정말 좋다"며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창군은 빈집 리모델링 사업 외에 경상남도와 LH경남본부, 농촌유토피아연구소간 협약을 체결하고 작은학교로 전·입학하는 전입세대에 LH임대주택 제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면당 12집씩이다.

신원면에는 12월 준공 계획이며, 가북면도 임대주택을 추진하고 있고 또 귀촌·귀농·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거창군은 경남도내 군단위 중에서는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 됐다.

농촌인구의 감소로 초등학교가 작은학교로 전락하고 학생수 감소로 폐교가 되는 것을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살리기가 곧 지역살리기가 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년인구 감소, 노령인구 증가, 면 지역의 소멸위기 등 농촌이 마주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거창군의 사례를 인구 3만2천명 남짓한 보은군이 적극적으로 살피고 배우는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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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2021-06-30 15:00:02
좋은 기획기사입니다.
일본 기자가 펴낸 '미래연표'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인구감소에 맞게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출생을 늘리기 말고 현상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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