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은 그야말로 탄광촌이었다. 정부의 석탄합리화사업으로 인해 탄광은 폐광돼 불야성을 이뤘던 지역의 영화도 사그라졌다. 탄광에 나가 돈을 벌며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첩첩산중으로 농사지을 땅도 없는 곳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어떤 방법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여 수익을 얻을까? 주민들은 지역 가꾸기부터 시작했다. 허물어진 곳은 고치고, 허름하기 짝이 없는 집은 페인트칠을 하고, 소주병, 음료수 병이 뒹굴고 연탄 등 쓰레기로 지저분했던 거리엔 예쁜 꽃 화분을 놓았다. 하나둘 집 앞을 가꾸는 것은 옆집 또 그 옆집으로, 경쟁처럼 번져나가 자발적 주민운동으로 승화됐다. 죽은 지역과 같았던 고한읍에 주민들은 화사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렇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 가꾸기에 나선 이후 지금은 관광객이 그 거리를 보기 위해 찾는다. 사진을 찍어 블로그, 카페, 카톡 등에 자발적 소문을 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폐광촌에 불과했던 허름했던 고합읍은 화사한 꽃이 거리를 수놓은 핫 플레이가 됐다. 노상적치물이 차지하고 가로수는 물론 꽃 화분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삭막한 보은도심과 비교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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