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국보 64호 석연지
④ 국보 64호 석연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8.16 10:12
  • 호수 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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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담을 수 있게 만든 석조물, 표면에 연꽃문양
▲ 법주사 3대 국보 중의 하나인 국보 제64호 석연지.

법주사를 처음 세울 때 가람의 배치는 지금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원래는 팔상전에서 현재의 금불상이 있는 용화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미륵신앙의 축이었다. 그러나 고려 중기 이후 절의 가장 안쪽에 대웅전이 세워지며 중심축은 남북 일직선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원래 금불상이  아래에 있는 용화전 앞에 있어야 할 석연지, 사천왕석등, 희견보살상 등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있어 예전의 가람 배치에 대한 질서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보 64호인 석연지(石蓮池)는 화강암을 커다란 그릇 모양으로 깎아 안에 물을 담을 수 있게 만든 석조물이다. 한자대로 한다면 돌에 연꽃을 새긴 연못을 뜻한다. 현재 석연지가 위치한 곳은 금강문을 통해 법주사 안으로 들어오면 왼쪽에 철당간이 있고 그 옆으로 나란히 있다.

석연지 겉은 활짝 핀 연꽃이 조각돼 있고 물그릇 모양의 내부는 많은 양의 물을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통일신라시대 때인 8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둘레는 6.65미터, 높이도 1.95미터에 달한다. 보통은 석연지 안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석연지 조각의 정수는 겉 면의 연꽃문양이다. 겉면 하부에는 돌아가며 연꽃무늬 8개가 새김돼 있다. 그리고 구성은 바닥에 사각의 지대석을 놓고 그 위에 팔각받침돌을 올렸다. 그리고 짧고 굵은 기둥돌, 그 위에 커다란 연지가 올려져 있다. 지대석 바깥에 간격을 조금 두고 길다란 석재를 한바퀴 돌려놓았는데 윗부분의 커다란 석연지와 시각적 균형을 이뤄 안정감을 주기 위해 지대석 바깥에 테를 둘러놓은 듯 하다.

석연지의 용도와 관련해서는 그 안에 물을 채우고 연꽃을 띄웠다는 설이 구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6.65미터인 크기도 그렇지만, 높이가 1.95미터로 꽤 높게 설치돼 있다. 그래서 보통은 석연지 안의 연꽃을 볼 수가 없다. 연꽃을 키우기 위해서는 석연지 안에 물을 부어야 하는데 사다리를 이용해야 가능한 높이다.

그래서 법주사 석연지는 연꽃을 키우려고 만든 것이 아닌 미륵불의 하생을 영접하는 가섭존자의 발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 사학자들도 있다. 미륵사상은 부처의 후신불인 미륵불이 어느 시점에서 도솔천에서 하생,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한다는 이론을 지니고 있다. 또 하생은 미륵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물을 통해 온다고 불교는 말하고 있다.

따라서 도솔천의 미륵불이 하생, 연못을 통해 출현한다는 싱징적인 염원을 담은 조형물이라는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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