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많은 일들이 벌어지며 우여곡절을 지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 젊은이들도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레 젊은이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청년 정책에 대해 많은 논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어쩌면 청년인지라 저의 관심사에 속한 덕에 그런 뉴스를 무의식중에 챙겨보게 되곤 합니다. 청년과 관련된 뉴스를 보게 되거나 타 지역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그 내용과 결과물이 어떠한 형태이던 간에 한 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어쩌면 우리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진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도 사실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말을 하기 이전에 최근 지속적으로 청년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기에 각 기관·단체나 군의원님들이 나서주진 않을까 하는 희망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다른 지역의 사례라도 보은에 적용시켜 주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합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보은은 청년정책을 펼치기 이전에 청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지난 7월, 보은과 가까운 옥천에 청년정책위원회가 발족되었습니다. 이젠 이러한 군 단위에서 청년정책위원회가 조직되는 것은 기사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보은에도 청년정책을 위한 조직이 생겨나겠지요. 그렇다면 보은은 어떤 청년정책이 필요할까요?
사실 타 지역의 청년정책 수립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 아쉬움이 생겨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청년들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는 우리 청년들에게 청년실업을 걱정하며 일자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또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청년창업 또한 열심히 육성하고 있습니다. 그 또한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그 밖에도 각각의 지자체 별로 청년수당을 지급한다던지, 중소기업에 취업을 한 청년들에게 보조금을 준다던지,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청년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꼭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며, 문제를 일으키기만 하는 걱정과 우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능력은 뛰어납니다. 단지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에 청년들이 뛰어난 능력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마련해주고, 청년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청년도 국민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청년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었는데, 청년들이 필요한 것을 듣고 반영하겠다하여 에너지를 쏟았지만 청년이 참여하는 행정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간섭이 일어났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청년이 당면한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정책수립으로는 당장의 앞가림을 하거나 이슈성 정책으로 전락할 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들의 기준에 맞춰서 우리들이 활동하기 수월하도록 해주시면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청년들을 위해 조금만 양보해주시면 안될까요?
청년은 젊은 나이이지 어린 나이가 아닙니다.
살아온 시간이 짧아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해 부족함이 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지식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청년들은 결코 지혜로워지지 못할 것입니다.
보은에는 많은 기관들이 존재합니다. 다문화센터도 있고, 노인회관, 복지회관, 여성회관도 있습니다. 청소년 관련 기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민원이나 사업을 문의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청년들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보은에는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살고 있습니다. 저의 동창생들도 있고, 선후배들도 있습니다. 그 밖에 직장이나 결혼, 귀농귀촌 등 다양한 이유로 보은으로 돌아오거나 보은을 찾아오게 된 많은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은에는 청년을 위한 조례가 없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신가요?
저도 이 사실을 알게 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업무상의 이유로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를 찾고 있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보은의 조례에는 노인과 여성, 귀농귀촌, 장애인,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조례들로 잘 꾸려져있습니다. 새마을조직이나 이장님들을 위한 조례, 사회단체를 위한 조례들도 잘 마련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청년은 없었습니다.
청년과 관련된 조례가 따로 없어도 됩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없어도 됩니다.
단지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 목소리를 경청해 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한 번 쯤은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청년들의 이야기가 뜬 구름을 잡는 헛된 환상이 아니라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벌어질 현실일 수도 있다고.
시민기자 백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