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보은전통시장 상인회에서는 상인의식 개혁을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부산 부평깡통시장과 인근에 소재한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견학행사가 있었는데, 소속 상인회원들뿐 아니라, 평안수산 채원이(8세)와 즉석두부 정완이(10세)까지 동행 했지요.
여행 중 백미는 그래도 노래방 아니겠어요? 유명사회자 못지않은 동양상회 사장님, 노래방에서 눈이 맞아 결혼하신 듯 듀엣 가수처럼 열창을 뽐내신 감사님 내외, 중년 여인네 히프댄스가 이리도 섹시(?)했나 싶은 부녀회장님과 부회장님. 역쉬,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DJ도 한 곡 하라는 사회자의 소개에, 드뎌 망신살이... "노래 못한다고 DJ 짤리면 어떡해요?" 울쌍에, "음치노래 듣는 거 소원"이라는 선곡상회 사장님의 능청~! 피할 수 없으면 돌파해야쥐! '섬마을 선생님'을 부르긴 했는데, 체면상 앵콜 받은 '개나리처녀'는 청송감옥(?)에서 휴가차 오셨다는 감사님이 곁에서 대신 불러 주셨다는 슬픈 전설. 노래 잘하면 5만원, 모자라면 2만원이라는데 제겐 단돈 천원도 내라고 안했습니다.
제 노래는 천원 가치도 없는 건가요? 일주일간 30분씩 피터지게 연습했는뎅.ㅠㅠ
풀죽은 제 꼴이 안돼 보였던지 부녀 회장님께서 김치 1통을 선물로 주셨어요. 지난 가을 부녀회장님이 방송을 하셨는데요.
시조낭송같은 희한한 노래를 한 곡 떡~! 부르시곤 "이 노래 제목을 아는 사람에겐 김치를 줄거여!". 종류를 세보니 무려 5통! 제 눈이 번쩍 뜨였죠.
그런데 부녀회원님들 중 노래제목 '시집살이'을 아는 분이 한분도 없었다네요.ㅋㅋ 부녀 회장님의 음식 솜씨 중 대추잡채, 우엉잡채, 북어포잡채 맛은 '아주 그냥 죽여줘요~♬' 평생 친정어머니의 김치만 얻어먹고 산 염치꽝!인 저는 지난 8개월 동안, 경품김치 5통을 오매불망 잊은 적이 없네요. 그러나 천원어치도 못된 노래 덕에 금쪽같은 김치를 한통 얻었으니 대단하지 않나요?
개성과 재능이 다른 분들이, 이건욱 회장님을 중심으로 가족처럼 한마음으로 뭉쳤으니, 바로 우리 전통시장의 든든한 저력이 아닌가 생각되어 몹시도 흐뭇합니다.
박 태 린(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 DJ, 청주한음클라리넷오케스트라단원)
음악신청 ☎544-6637 (평일오후 2시~4시)https://youtu.be/wV7R16B7PX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