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쓰레기 소각장은 자원회수시설이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원지사가 바로 근처에 있고 임야와 연접해 있지만 도심 속에 있다.
두개의 건물에 홍보교육관, 그리고 자원회수시설이라는 간판이 없었다면 쓰레기를 소각하고 그 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판매하는 곳이라기보다는 기업체의 연구소로 착각할 정도로, 전혀 쓰레기 소각장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더욱이 시민들이 이용하는 수원시 체육문화센터와 한 울타리 안에 있고 시민들은 체육센터 바로 옆이 자원회수시설, 즉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선입견 없이 드나들었다.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 하늘높은 줄 모르고 큰 키를 자랑하는 메타세콰이어, 느티나무, 그리고 대나무가 여름철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짙은 녹음이 소각장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그리고 띠를 넓게 해서 영산홍으로 둘러쳐져 있는데 만약 꽃이 만개하는 봄에 방문했다면 영산홍 꽃에 취해 정신이 아찔할 뻔 했다.
소각장은 두 개의 출입문이 있다. 한 곳은 체육문화센터와 같이 사용하는 앞문이고, 다른 하나는 쓰레기 차량 등 소각장 관련 차량 전용으로 사용하는 뒷문이다. 앞을 보기 좋게 가꿔놓았다고 해서 뒤는 지저분할 것이란 것은 선입견일 뿐, 뒤쪽도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앞쪽에서는 쓰레기 차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쓰레기 차량은 쓰레기를 소각장에 쏟아놓고 전용통로인 유리터널을 따라 나오게 돼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반드시 고압 스팀 세차장에서 세차를 한 후 소각장 밖으로 나가도록 돼 있다. 냄새도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쓰레기, 누구나 고개를 돌리고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외면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주변을 가꾸고 정돈하니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소각장 외벽도 주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청정하고 밝은 느낌의 색채, 디자인을 함으로써 쓰레기 소각장 이미지를 없앴다.
이렇게 외부적으로도 아름다운 수원시 자원회수 시설은 환경부가 전국 649개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을 대상으로 한 운영실적으로 평가에서 최우수 시설로 선정됐다.
#쓰레기 소각 아닌 자원회수에 초점
1999년 말 수원시가 쓰레기 소각시설을 건립할 당시만 해도 쓰레기 처리는 소각 보다는 매립에 주안점을 뒀던 시기였다. 당시 수원시처럼 광역 소각장은 전국에 열 곳이 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선진 사례가 될 만한 지역이 없어서 수원시는 도심에서 쓰레기 소각시설을 운영하는 일본을 벤치마킹했다.
일본이 폐기물 처리에 그치지 않고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발생한 열을 자원화 해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처음 쓰레기 소각시설을 설치하려는 수원시에는 소중한 정보였다.
수원시는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발생한 열을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래서 장소도 지역난방공사 인근으로 결정했고 단순한 쓰레기 소각시설에 그치지 않고 부대적으로 자원을회수해 판매하는 시설을 지었다.
수원시는 자원회수시설을 통해 2000년 9억2천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12억원, 그리고 2002년 15억원, 2012년 50억원, 등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폐열을 지역난방공사에 팔아 얻은 수입이 534억원에 달한다. 상당한 금액이다.
아마도 초창기의 소각시설이고 또 난방공사에만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춘 설비여서 그렇지 청주시 광역소각시설처럼 처음부터 전기 및 산업단지에 스팀 공급 설비를 추가로 했다면 쓰레기 처리량이 청주시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에너지로 인한 수입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소각시설로부터 열을 공급받은 지역난방공사도 경유 등 화석연료로 불을 때서 온수를 공급할 경우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공기오염을 가져올 수 있고 또 연료를 고가에 수입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각 가정에도 비싸게 공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어차피 발생하는 스팀을 공급받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것.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난방도 그만큼 저렴하게 공급받는 혜택을 입고 있다.
#체육문화센터 수영장에 온수공급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서는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스팀을 자체 냉난방용으로 30% 정도 사용하고 나머지는 난방공사에 판매하고 또 스포츠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스포츠센터에 연간 공급량이 1천954Gcal에 달한다.
수원시스포츠문화센터는 수원시가 이곳에 소각시설을 건설하면서 주민지원사업으로 지은 것인데 25m의 수영장, 야외풀장과 헬스장, 골프연습장, 에어로빅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어른들의 이용률이 높고 유아스포츠단도 운영해 지역의 스포츠 센터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용률이 1일평균 3천여명에 달한다.
또 수원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수원YWCA는 센터의 공간을 이용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활성화 시키고 있다.
스포츠 센터 이용료는 시중보다 50% 정도 저렴한데 폐촉법에 의해 소각시설 주변 300m이내 거주하는 1천200세대는 여기서 또 50%의 혜택을 받는다. 한 달 5만원인 수영장이나 헬스장이용도 2만5천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소각시설에서 열을 공급받지 않는다면 수영장 물 온도를 맞추기 위해 매일 2, 3시간 별도로 연료를 사용해 가열을 해야 하고 이로인한 연간 난방비만도 수억원에 달한다.
보은군 수영장 해도 수온 29도를 맞추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월 평균 1천400만원의 난방비가 소요되는데, 수원시 체육문화센터는 소각시설의 폐열을 공급받기 때문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난방수를 공급받기 때문에 수영장 이용료가 그만큼 저렴한 것이다.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300m이내 직접 영향권에 거주 세대에는 고등학생·대학생 학자금 지원, 난방비 지원 등 3개월마다 80%의 현금지원을 하고 있다.
이같이 혐오시설로만 알았던 쓰레기 소각시설에서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아 시민들은 소각시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시작했다.
또 소각시설로 인해 당초 다이옥신 배출 등 공해배출로 인한 환경적 피해를 우려했던 시민들은 철저한 관리운영으로 인해 시설을 신뢰하고 또 시설로 인해 난방비 등의 혜택에 문화혜택까지 누리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시설에 대한 큰 반발은 사라졌다.
분신까지 시도했던 혐오시설, 신뢰로 주민 거부 극복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는 많은 희생이 따랐다. 이 시설 때문에 당시 시장은 3선 가도에서 고배를 마셨고 주민들은 분신자살까지 시도했다.
쓰레기 소각시설을 건립할 당시 수원시 인구는 91만여명. 당시 쓰레기 소각 및 매립시설이 없었던 수원시는 타 지역에서 이를 처리했는데 쓰레기 반입 거부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해 수원시내 쓰레기가 수거가 안돼 수일동안 시내에 적치되는 등 시민들의 고통이 컸다.
6개월간 집회가 이어졌고 수원시는 시민들을 설득작업을 계속해, 결국 주민과 수원시가 인정하는 용역기관을 선정해 쓰레기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공해를 검증하자는데 합의해 서울대, 아주대, 광운대와 NGO센터로 조사 검증단을 조직하고 안전도 및 성능검사는 물론 오염도 측정 등 6개월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쓰레기로 에너지를 만들고 시설 내에 주민 편의시설을 갖춘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이 단순히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장이 아니라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시설로 주민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은 '폐기물도 자원'이라는 것을 실행하는 모범 사례다.
이에따라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자치단체의 견학 사례가 늘고 있고 또 별도의 교육관이 요구됐을 정도로 수원시내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환경교육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6일 딸, 조카와 함께 수영을 하고 나온 김모 주부는 "처음엔 사실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되는 것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살아보니까 그것은 선입견일 뿐 별 지장이 없고 또 수영장도 아주 저렴하게 이용하니까 우리는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이 시민들에게 주는 긍정의 효과는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