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 안혜경 센터장
인터뷰 : 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 안혜경 센터장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2.11.15 09:54
  • 호수 1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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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지원을 의식하고서 사회적 기업을 해서는 힘들다

▶자활센터는 전액 국고가 지원되는데, 2009년에 법인으로 독립한 이유는?
=독립하기 전에 한국자활센터협회 부산지부 소속이었다. 그래서 모든 법적책임이 중앙에 있었으며, 중앙에서 고용한 인력이 많아 문제가 많았다. 본래 목적사업을 추진하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국고지원을 적게 받더라도 스스로 법적 지위를 가지고 독립해서 사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사회적기업은 안된다,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회적기업 전망이 밝다고 보시는지?
=우리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은 게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지원금 생각해서 사회적 기업 인증신청을 많이 한다. 그래서 국고 지원이 중단되는 시점부터 사회적 기업 운영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산모도우미사업인 '아가마지’의 경우는 사회적 기업 인증 받았을 때도 어떤 지원금도 받지 않았다. 국고지원을 의식하고서 사회적 기업을 해서는 힘들다고 판단된다.

▶돌봄사회서비스센터가 생겨서 부산 지역이 얼마나, 어떻게 좋아졌는지?
=센터 회원이자 근로자가 400명이다. 3인 가구로 치면 1천200명이 생활계획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됐다. 최대의 복지가 일자리인 시대에 주부이자 엄마가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아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행복한 것 아닌가. 또 간병대상자와 산모들과 진심이 통하는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지역사회를 밝게 만드는 것도 좋아진 면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이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취약계층 고용외에 지역사회 기여는? 
=일단 병원 간병사업에서 이엸미용서비스, 목욕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산모도우미사업의 경우는 산모교실이라고 해서 산모들을 대상으로 무료교육프로그램 진행하고 있다.  또 10월부터 센터 교육원에서는 지역주민 위한 무료 강좌를 매달 개설하고 있고, 바우처사업은 실제 지불시간보다 서비스 시간을 더 길게 제공하는 등 업무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으로는 요양시설에 있는 남자 환자들이 깨끗이 씻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간병경험을 통해 익힌 기술과 정성으로 정기적인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피드백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은 없나?
=계속적인 시행착오가 필요한 사안이다. 전 회원 모이는 총회가 있는데. 인원이 수백명으로 늘다 보니 정말 무임승차처럼 형식적인 회의가 되는 걸 올해 초 총회에서 느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진행할게 아니라, 대의원처럼 회원대표를 임원진으로 구성해서 회의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제시되어 고민 중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회원이든, 회원대표자이든 어느 정도 역량이 되어야 적극적인 의사를 펼칠 수 있기 때문에 회원 개개인과 임원진들의 역량을 키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배를 곯아가면서 사회적 기업을 하는 것은 어렵다. 센터가 자립해서 인건비 주고 운영하려면 시장개척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문제는 경영자의 경영능력인데. 영업이라는 것, 경영이라는 것은 위대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경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회원(근로자)들이 일을 잘하니까, 노인전문병원과 계약이 지속되는 것이고 옆에 있는 병원까지도 연결되는 것이다. 산모도우미사업도 기존에 서비스를 받았던 산모가 주변에 소개해서 들어오는 게 대부분이다. 또 유료도 바우처사업을 이용하시던 분들도 우리를 마음에 들어 해서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내부 고객의 만족이 곧 외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근래들어 자활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다. 그런 계획이나 생각 있는지?
=그건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 아직 모르겠다. 자활이나 NGO 등에서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생각이나 비전은 크게 가야하지만 발은 현실에 있어야 하는 것이며, 한번 잘못 움직이면 지금까지 고생한 많은 식구들을 전부 잃는 상황도 감안을 해야 한다. 사단법인도 따지고 보면, 1인1표의 의사결정구조에 회비를 꼬박꼬박 내니까 협동조합 형식인 것이다. 부산돌봄센터가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라면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고민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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