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돌봄- 사회적기업(부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③돌봄- 사회적기업(부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2.11.15 09:52
  • 호수 1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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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위하고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기업

사회가 발달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복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욕구도 다양화된다. 이런 현상은 노인인구와 저소득가정이 많은 보은이라는 작은 지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이라는 한계 속에서 복지수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이윤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시장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그 인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국가와 시장경제가 복지수요를 채워주지 못한다면, 이제는 사회와 주민이 나서서 복지수요와 욕구를 채우는 방법을 강구보아야 한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지사회를 향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본사를 포함해 전국 10개 지역신문이 참여해 국내외 사회적 경제조직이 어떻게 지역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있는지를 6회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주)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 사회적 소유, 사회적 자본이라는 3대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사회복지서비스를 맡고 있는 사회적 기업은 괜찮은 일자리와 서비스 제공이라는 사회적 목적, 종사자의 의사결정과 이윤분배 참여라는 사회적 소유,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협력구조라는 사회적 자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런 3대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에 예속되지 않고,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다른 질 높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획취재 '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세 번째 사례로 사회적 기업의 3대 원칙에 충실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일하는 사람이 운영하는 사회적 경제조직인 '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를 소개한다.

#자활공동체 한계, 사회적 기업으로 대처
부산시 연제구 거제시장 인근 이안빌딩에 자리잡고 있는 (사)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센터장 안혜경, 이하 부산돌봄센터)는 자치구를 기반으로 영세하게 운영되던 개별 간병자활공동체가 공동사업단을 꾸린 것에서 시작해 광역공동체로 발전한 돌봄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2009년 2월에 창립한 부산돌봄센터는 취업취약계층인 여성에게 단순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여성근로자의 고용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도와 종국에는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의 강화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중요시하고 있는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꼽힌다.

2001년 부산지역에서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무료 간병사업을 시작했다가, 이후 자활공동체로 독립시켜 4개의 간병 자활공동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략 3~8명의 소수회원제 방식으로 영세하게 운영함으로 인해 고용이나 경영의 안정성을 얻기 어려웠다. 이를 타개하고자 개별 자활공동체가 뭉쳐 공동사업단을 구성해 2004년 부산의료원 노인병동 간병계약을 시작으로 대형 종합병원의 공동간병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공동사업단은 기존의 개별 자활공동체가 자치구내에 한정되었던 사업범위를 넘어 부산광역시 수준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 가사간병방문서비스사업, 장애통합교육보조원사업, 2006년 산모도우미파견사업(비추미산모사랑봉사단), 2007년 노인돌보미, 장애활동 보조사업, 2008년 부산의료원 제2노인전문병원 간병계약 등으로 사업범위가 커지면서 광역사업단으로 확장됐고, 내부에 산모신생아도우미 교육기관, 요양보호사교육원 등 공동교육원까지 운영하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간병계약과 정부 및 지자체와 관련된 업무는 부산지역자활협회가 담당해 직접 사업을 하는 공동사업단과 문제가 발생하고, 또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 특성상 사회적 공헌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 2009년 2월 8개 공동체가 뭉쳐 사단법인으로 독립하게 됐다.  10년 정도 사회서비스 제공 경험을 살려서 부산지역 돌봄 전문 서비스 기업인 비영리 사단법인인 '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2~3년간 무료 간병활동을 했던 자원봉사자나 일반 돌봄기업에서 일하다가 실망하거나 개인적으로 간병을 하다가 임금을 떼인 요양보호사들이 동참을 하기 시작했다. 창립초기(2009년 2월 기준) 230명이었던 근로자가 현재(2012년 7월말 기준) 430명으로 늘었다.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노력한 결과, 근로자 중 49%가 취업취약계층으로, 일의 소중함을 알고 평생직장으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부산돌봄센터는 지난 12년간 빈곤층의 고용안정과 경제적 자립이라는 초기목적에서 출발해 여성 취업취약계층의 탈빈곤과 노동통합으로 발전하고, 이후 지역사회 돌봄서비스의 강화라는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을 밟아온 것이다.

현재 부산돌봄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은 다양하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지원을 연계하는 것은 물론 공동간병사업단과 산모도우비파견사업인 '아가마지’, 평생교육원, 부산돌봄요양보호사교육원, 노인돌봄장기요양센터 등을 운영하고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돌봄여행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가마지’사업은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으로, 공동간병사업단은 부산형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사회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차별화
부산돌봄센터는 운영체제와 활동방안부터 사회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센터의 수장인 센터장은 법인경영 등과 관련한 주요사항에 대한 의사결정권만 갖고 센터 산하 각 조직의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에 대한 의사결정은 회원들의 몫이다. 이 회원들이 바로 부산돌봄센터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매월 급여의 3%를 센터 회비로 납부한다. 부산돌봄센터가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조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현재 부산돌봄센터는 진성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약 3%)와 사업수익(88%), 국고지원(9%)로 운영되고 있다.

또 부산돌봄센터는 일자리의 양 못지않게 일자리의 질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근로자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전문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사회보험과 배상책임보험에 전원 가입했고, 급여체계에 퇴직금 적립은 물론 주차, 연차, 근로자의 날 유급휴무 등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총 근로자의 절반이상이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이다. 이것이 수익창출을 위해 근로자 대부분을 일용직으로 두는 영리 간병기업과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회비를 내는 진성회원이 2009년 2월 창립당시 230명에서 불과 3년 만에 430명으로 대폭 늘어난 데는 부산돌봄센터에 애정을 갖고 센터가 마지막 직장이라고 여기는 40~50대 여성들의 유대감과 소속감이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해마나 불어나는 조직규모에도 불구하고 그간 큰 민원 없이 무탈하게 운영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부산돌봄센터는 사회서비스 전문기업으로써 끊임없이 자신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각종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들이 전원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매년 사업단별 보수교육을 진행하여 서비스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 그 예로 간병사의 경우 현장실습 40시간을 이수한 후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근로자들은 부산돌봄센터 산하에 있는 각종 교육원에서 정기적으로 보수교육과 사회투자지원재단으로부터 사회적 기업 소속 근로자로서 사회적 목적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교육을 받고 있다.

안혜경 센터장은 “돌봄서비스는 사람이 직접 하는 인적 서비스이므로, 장기 근속자를 유지하는 것이 서비스 질을 결정하는 관건이기 때문에 사업마다 최소한의 관리비는 얼마로 책정하고 나머지는 전부 근로자에게 급여로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결국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사회서비스는 좋은 근로조건과 행복한 직장에서 나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등록제 시행, 나눔정신으로 극복
정부는 올해 8월부터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권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돌봄, 재활 등 대부분의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은 지정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다. 그만큼 사회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돌봄센터도 산모도우미파견사업 '아가마지’가 더 많은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도에 놓이게 됐고, 간병사업도 병원재계약이 기존처럼 손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하지만 부산돌봄센터는 이런 제도와 상황을 정직과 나눔의 정신으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힘들다고 해서 편법을 쓰거나 대충하는 않는 정직함과 가지려하기보다는 좋은 마음으로 보다 많은 것을 나누려는 마음,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서비스를 실천할 때, “부산돌봄센터는 믿을 수 있다"라는 지역주민들의 신뢰 속에 착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센터 사무국 직원들과 근로자 모두는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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