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폐합 계획에 의한 보은의 현실
1. 통폐합 계획에 의한 보은의 현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2.09.06 09:49
  • 호수 1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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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효과 높일 수 있는 작은학교 살리는 방법 찾아야

농촌 학교들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고질적인 인구감소와 경기침체는 농촌 학교들의 생존을 오랫동안 위협해 왔다. 지금도 그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교육행정당국은 학교 통폐합으로 실마리를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통폐합 대상학교로 지목한 학교의 학부모들은 모두 통폐합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지역의 일부 학교는 학교 유지를 위해 도시 아이들을 산촌으로 끌어들이려는 작전(?)까지 꾸미고 있다. 일명 산촌유학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시골에선 학교가 마을의 구심점이자 정신이고 공동체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교육행정당국이 학교 운영의 효율성이라는 미명아래 추진하는 통폐합에 맞서 대규모 도시의 학교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작은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학생수가 작아 암울하기만 했던 학교들이 어떤 도전으로 마을의 희망으로,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다시 태어났는지 그 실험결과를 보고 우리지역 작은 학교가 처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길도 함께 찾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에 의한 보은의 현실
2. 통폐합 위기 극복한 작은 학교, 희망이 자란다

① 전북 진안군 장승초등학교
② 강원도 춘천 금병초등학교
③ 제주 애월읍 하기리 더럭분교
④ 전라남도 순천 송산초등학교
⑤ 전남 해남 서정분교

3. 전국최초 소규모학교 지원조례 제정한 충북도의회 의지 엿보기

 

농촌지역의 소규모 학교는 당장 오늘은 아니더라도 내년, 아니면 그 이듬해로 폐교대상으로 선고를 받는 시한부 학교들이 많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우리지역도 지난 1982년 속리초등학교 장재분교를 시작으로 보은 중초, 보은 학림, 속리산 북암, 속리산 법주, 마로 기대, 마로 소여, 마로 적암, 탄부 보덕, 탄부 사직, 수한 동정, 회남 분저, 회남 법수, 회인 회동, 회인 회룡, 내북 이원, 내북 아곡, 산외 이식, 산외 산대, 산외 장갑, 삼승초등학교 등 지금까지 총 21개교가 합리화와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사라졌다.

이제 남은 학교라곤 삼산, 동광, 종곡, 수정, 삼가분교, 속리, 관기, 세중, 탄부, 판동, 송죽, 수한, 회남, 회인, 내북, 산외초등학교 등 15개교(1분교)이지만, 교육과학기술부의 적정규모 학교육성 기본 계획을 보면 초등학교는 본교 60명 이하, 분교장 20명이하의 학교를 통폐합한다고 했다. 충북도 교육청은 초등학교는 50명이하로 좀더 완화했지만, 많은 학교가 적정 학생수 부족으로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학교도 있다.

통폐합을 하더라도 1면 1교 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학부모 60%이상이 찬성해야만 통폐합을 한다고는 하지만 지속적인 인구 감소지역인 보은군은 1면1교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학생 머리수만으로 교육 예산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교육정책을 펴는 이상 농촌 학교들은 시기를 달리할 뿐 저마다 통폐합 대열에 서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 통폐합 결사반대
보은교육청의 2015년까지 적정규모 학교 육성  통폐합 계획에 의하면 올해부터 2015년까지 초등학교 6개교를 폐지하고 중학교도 1개교를 폐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계획에 의해 이미 보은교육지원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통폐합 대상 학교인 종곡초등학교와 수정초등학교 삼가분교, 송죽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폐합 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재학생 28명인 종곡초등학교와 8명인 수정초등학교 삼가분교, 11명인 송죽초등학교 학부모와 동문회 지역사회에서는 모두 통폐합에 반대하고 나서 통폐합을 일단 유보해놓은 상태다.
재학생이 10명 이하여서 학부모 동의 절차 없이 통폐합할 수 있는 삼가분교도 일단 통폐합 추진이 유보됐다.

송죽초등학교는 지난 8월말 새로 결성된 총동문회 임원들이 교육지원청을 방문해 모교가 통폐합되지 않도록 해줄 것을 건의하는 등 학교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송죽초등학교 총동문회 임원들은 학교 유지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수 불량으로 비만 오면 진흙탕이 되는 운동장 배수를 개선하고 졸업생에게 지급했던 동문회 장학금도 입학생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폐교 대상학교인 송죽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인 이재호씨는 유치원(7살)과 2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다. 이재호씨는 “초등학교 만이라도 작은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은데, 송죽초등학교가 통폐합되면 다른 작은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가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니까 송죽초등학교에서 계속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이 좋다"며 “초등학교 때의 학령기에는 특히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또 공부 보다는 자연 속에서 착한 아이들과 뛰어놀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아이들도 송죽초등학교가 좋다고 한다"며 통폐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호 위원장은 또 “송죽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적으니까 1대1 교육이 진행될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더 관심을 쏟을 수 있고 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 아니까 유대관계도 좋고 모르는 건 형들에게 배우고 고학년은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가분교도 학생 유치를 위해 산촌유학을 추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여름방학 기간 두 차례 운영한 캠프 호응도가 높아 참여자 중 삼가분교로 전학을 오겠다고 하는 학부모도 있는 등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산촌유학을 추진해 삼가분교에 학생 전학이 실제로 이뤄지면 학생수가 적어 통폐합을 해야한 하는 위기에 몰린 우리지역 작은학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학교 외에 2014년까지는 수한초등학교와 회인중학교, 2015년까지는 세중초등학교와 회남초등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1면 1학교 유지 원칙에 따라 독립교로 유지되고 있는 수한초등학교와 회남초등학교도 2015년 통폐합 대상 학교에 포함돼 있어 사실상 읍면 소재지에 학교가 없는 지역이 탄생될 수도 있다.

농촌의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문제로 지역을 떠나고 젊은 인구 부족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줄고 있고 교육행정 당국은 지속적으로 농촌 지역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고 인구의 자연감소에 더해 사회적 환경에 의해 농촌 학교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보은은 47개로 초등학교가 늘었다가 15개(1분교)교로 대폭 축소 조정됐고 앞으로 또 통폐합 대상 학교가 예고되었으니 9개교로 줄어들 날도 멀지 않았다.

이같이 작은 학교의 통폐합을 능사로 여긴 것은 지금까지 작은 학교는 그 자체가 결함을 지닌 곳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독립 학년 독립 학급 유지가 어려워 1·2학년이 한 학급을 이루든지 1·3학년이 한 개 학급을 이루는 등 복식학급이 불가피 하고 그에 따르는 예산 투입이 이뤄지고 학교장, 교감, 부장 선생님 등이 존재하는 등 학생 수에 비한 예산과 인원지원을 심각한 낭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농촌의 작은 학교가 경쟁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도시의 학교나 대규모 학교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농촌학교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도시학교나 읍 소재지의 규모가 큰 학교와 마찬가지의 획일화된 천편일률적 교육을 지향하기 때문에 학생이 많은 도시학교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학생 수가 작은학교의 경쟁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아이들의 창의성도 찾아질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통폐합 하는 게 교육적으로 낫다는 의식을 갖게 만든다.

 

◆시골학교는 지역의 혈관
하지만 이런 논리대로라면 도내 인구수 최하위,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 지방세로는 600명이 넘는 공무원 월급 반년치 밖에 안되는 자치단체로서의 존립이 불안전한 보은군도 통합되어야 하는 게 맞다.

또 군내 11개 읍면에서도 인구 1천명이 안되는 회남면도 단순한 경쟁력, 효율성만으로 따진다면 진즉에 인근 지역과 통합되어야 하는 게 맞다.

대도시민들을 위해 수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그들의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처럼 소도시, 시골학교에 쓰는 세금도 아깝지 않아야 작은 학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더욱이 농촌의 작은 학교는 학습활동만 하는 즉 학교기능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역의 문화센터요, 마을의 통합 유지 등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으니 농촌의 작은 학교야말로 그 지역의 희망일 수 있는 것이다.

삼가분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8명의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삼가1·2리를 비롯해 구병리, 만수리, 도화리 지역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

만약 이 학교를 폐교하면 학부모는 아이들을 도시로 내보낼 수밖에 없으니 그 지역을 뜰 수밖에 없고 단 몇 명이겠지만 마을 인구 감소도 불러오는 것이다.

더욱이 교육청이 이곳을 공장 부지로 팔던지 아니면 수련원으로 임대를 놓으면 그곳은 더 이상 지역과는 관계가 없는 남의 재산이 된다. 총동문회가 체육대회를 하겠다고 해서 운동장을 개방하지는 않는다.

시골 구석구석마다 있었던 학교는 애초에 교육당국이 부지를 매입해 학교를 세운 것이 아니라, 지역의 유지들이 자신의 부지를 희사해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배우고 익혀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기희생을 기꺼이 감수한 것인데 폐교된 부지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만 따지는 것으로 전락해 버린다. 교육을 경제적 논리나 기계적인 수치만으로 따져 폐교 여부를 결정하고, 농촌교육을 홀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인도는 마을에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학교를 만든다고 한다. 우리지역도 '인구가 준다, 학생이 준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만 받아들일게 아니라 도시 아이들이 우리지역의 작은 학교에 입학하고 전학 올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요구된다.

3년 전 경기도 광명시에서 귀농한 최정희씨는 교육지원청이 2015년까지 통폐합 대상으로 계획한 세중초등학교에 자녀들이 재학하고 있다.

최정희씨는 "한 반이 적어도 10명 이상은 돼야 적정할 것 같다 그래야 그룹도 나누고 짝지어서 할 수 있는 수업도 가능할 것 같다"며 "학년별 수업방식 보다는 작은 학교는 전체 학생을 한 반으로 놓고 연합수업이 진행하면 조별 수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 개 학교가지고 안되면 작은 학교끼리 뭉쳐서 연합수업을 하면 아이들 관계망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의 작은 학교 통폐합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6회에 걸쳐 소개할 작은학교 성공사례를 통해 우리지역의 작은학교가 안고 있는 숙제를 모두가 함께 푸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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