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농구선수 출신 산골마을에서 봉사
전직 농구선수 출신 산골마을에서 봉사
  • 편집부
  • 승인 2009.10.23 13:06
  • 호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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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면 도화리 임채오씨, 속리산 수정초교에서 골프 지도

전직 농구선수가 속리산 기슭 산골마을에서 스포츠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 아침 8시 20분 속리산면 수정초등학교(교장 조철호) 운동장 한쪽에 설치된 골프연습장에서 아이들의 힘차고 경쾌한 타격이 나올 때마다 “나이스 샷"을 외치며 어린 새싹들을 격려해 주는 임채오(62, 속리산면 도화리)씨가 그 주인공이다.

임씨는 올 8월부터 이 학교에서 골프 강사로 무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본래 골프보다는 농구와 더 친숙한 한국 농구의 원년 멤버라 할 수 있다.

프로농구팀이 없었던 70년대 그는 한국은행 소속의 실업팀 선수로 당시 명성을 날리던 신동파, 김인건, 유희영 선수와 같이 선수 생활을 했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임씨는 농구 선수로 은퇴 후 76년에 한국은행 청주지점 발령을 받으면서 충북과 첫 인연을 맺지만 6개월 뒤 대전의 농구를 이끌어 달라는 특명(?)을 받고 대전지점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대전에서 임씨는 대전고등학교와 충남대학교의 농구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임씨가 대전고에서 감독직을 맡았을 때에는 고작 5명의 선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기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도 중 누구하나라도 부상을 당하면 다음경기는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 5명의 선수로 전국 3위를 차지하는 기적 아닌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는 “그때 참 많은 것을 배웠다.”며, “고등학교와 대학교 감독으로 4년 그리고 2년간의 한국은행 감독 생활은 인생의 새로운 면을 보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친구의 권유로 2001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그 곳에서 건강을 위해 골프를 배워 미국골프 지도자연맹(USGTF)에서 주는 ‘미국 골프티칭 프로자격증’도 취득했다.

2007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비록 고향이 그리워 돌아왔지만 숨쉬기조차 힘든 서울이 너무도 답답해 하던 중 때마침 아는 친척이 속리산의 한 마을을 소개시켜 줘 지난해 부인과 함께 귀농 아닌 귀농을 하게 됐다.

그는 “이번이 충북과 두 번째 인연이지만 특히 보은은 지내면 지낼수록 정이 드는 곳”이라며 “청주나 인근도시에 갖다 돌아올 때 속리산 자락만 보여도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씨는 가만히 앉아 전원생활의 여유를 즐기기에는 그 동안의 삶이 허락하지 않았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평생을 체육인으로 보낸 자신의 특기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기로 한 그는 수정초등학교에서 무료 골프 강사를 시작으로 원남중학교에서는 방과 후 활동으로 농구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수준급의 테니스 실력으로 보은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에게 강습을 해 주고 있다.

임씨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운동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아이들에게 운동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많은 얘기와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며 보은의 어느 곳이라도 자신을 원한다면 기꺼이 달려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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