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속리산으로 나들이 나왔구나
들꽃, 속리산으로 나들이 나왔구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5.31 20:09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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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들꽃사랑전, 
“분신처럼 키우죠 얼마나 예쁜지…”

야생화 들꽃이다. 먹을 것이 귀해서 주변을 돌아볼 여절이 없을 때는 들에 지천으로 널렸어도 귀한 줄 몰랐다. 정서적으로 감동을 주고 그 자체만으로 치유가 되는 줄을 몰라서 사람의 손도 타지 않았다.
문화생활을 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그야말로 고상한 취미로 사람들이 관심이 옮겨 갔는데 들꽃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들에 폈던 보잘 것 없었던, 거들 떠 보지 않았던 그저 그런줄만 알았던 들꽃들을 분에 옮겨 심고 물을 주고 가꾸니 새로운 생명이 됐다. 그렇게 예쁠 수가 없고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고 고귀해서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분신같은 존재가 된다. 야생화에 빠지면 사람들이 증후군처럼 앓고 있는 것들이다.
그들의 분신들이 속리산잔디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속리산들꽃사랑회원들이 애지중지 돌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나이를 먹는 야생화들이 이름하며 제18회 속리산들꽃사랑회원전이란 이름으로 세상 구경을 나온 것이다.
전시회 기간인 지난 5월 27일 석가탄신일부터 대체휴일까지 3일 연휴기간 내내 내린 비가 야생화의 생장 조건에 좋은지 악영향을 주는지는 모르지만 모처럼 속리산 나들이를 온 관광객들에게 이보다 더 훌륭한 볼거리가 없을 만큼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다.
34명의 회원들이 출품한 야생화 작품은 화분에서부터 화목의 수형, 꽃 등 야생화를 키우는 사람의 성향이나 품성에 따라 또는 같은 꽃이라도 같은 나무라도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꽃은 화려하지 않지만 향이 멀리가고 짙어 주변을 빨아들이는 야생화 앞에서는 코를 킁킁거리며 들이마시며 후각을 정화시킨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정자나무 주변에 심어 무성하게 자라던 등나무가 사람의 손길에 의해 얌전하게 자란 모습을 보며 공부하게 했고 약초로 알려진 삼지구엽초가 화초로 자라는 등 회원들이 보는 안목에 의해 특유의 빛깔을 발하고 있는 야생화들이 무릎을 치게 했다.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월 27일 열린 전시회 개장식에서 배귀열 회장은 자연과 함께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야생화 작품을 관람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멍 때린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물멍, 불멍, 숲멍, 바람멍, 논멍, 밭멍…. 야생화도 멍때릴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좋다.
속리산들꽃사랑회는 지난 2003년 들꽃사랑연구회로 창립(회장 안승함)해 2011년 속리산 들꽃사랑회로 변경된 후 서홍복 회장을 거쳐 고 박성노 회장을 거쳐 현 배귀열 회장까지 20년의 역사를 쓰며 18년간의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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