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너지 자립 불 지핀 산외면 대원리
②에너지 자립 불 지핀 산외면 대원리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1.10.27 09:10
  • 호수 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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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농부 마을

사람들은 석유가 없으면 다른 에너지 자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인 천연가스는 이미 생산국의 2/3에서 채굴량이 감소하고 있고 더구나 유전보다 더 가파르게 고갈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450여기의 발전소에서 전 세계 에너지의 5%, 전기의 12% 정도를 충당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의 에너지원인 우라늄의 가채연도 또한 50년 남짓할 뿐이라고 한다. 오히려 우라늄은 석유보다 더 빨리, 가장 빠르게 고갈되는 자원이라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이같이 첨단 과학시대이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에너지원은 매우 한정적이며 이를 대체할 에너지는 정확하게 말하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효력이 뛰어난 이같은 에너지원의 고갈을 늦추고 자연을 보호해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햇빛, 바람, 토양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선각자적인 생각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나 단체에서 태양이나 바람을 이용해 에너지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에너지 농사에 대한 마인드 제고로 자가 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먼 나라 이야기, 특별한 지역, 특별한 사람들이 설치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인 것 같다. 일부 주민들이 햇빛을 모아 전기를 생산하니까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고 그래서 전기요금도 내지 않는다는 정도다.

에너지 자립부분에서 진일보한 마을이라면 당연히 산외면 대원리(이장 이종천)이다.
정부의 그린홈 100만호 조성사업 계획이 발표됐을 때, 우리지역에서 가장 먼저 사업을 신청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화를 불러오고 있는 주범인 화석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며 태양, 바람 등을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자립마을을 지향하고 있다.

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는가 하면 풍력발전기도 5개나 돌아가고 있다. 또 마을 주민이 보나 에너지학교라는 이름의 학교를 운영하며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교육하고 풍력발전기를 직접 만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 기본요금 1천700원
정부의 그린홈 100만호 조성 계획에 의해 산외면 대원리는 지난해 전체 33가구 중 16가구가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가구당 400만원을 자부담하고 정부 보조 1억7천300만원, 군과 도비 1억400만원 총 3억4천600만원을 들여 가구당 3㎾h를 발전하는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 마을에서 연간 5만4천672㎾h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각 가정에서 전깃불과, 텔레비전, 냉장고,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을 이용하고 남는 전기를 한전으로 공급한다.

각 가정에서는 자가 생산된 전기량을 한 달 내내 사용하고도 남아 소비량을 계측하는 계량기가 오히려 거꾸로 돌아간다. 즉 남는 전기가 한전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그래서 각 가정에서 한 달에 내는 전기요금이 2개월에 한 번 기본요금 1천700원이 고작이다. 자가에서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라 하더라도 한 달 전기요금이 1만원이 넘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지 않은 일반가정에서 한 달 2, 3만원, 많게는 5만원~7만원까지 내는 가정과 비교하면 엄청난 비용의 절약이다.

물론 태양광 발전시설을 위해 자부담 400만원이 들어갔지만, 이는 한 달 5만원의 전기요금을 사용하는 가정이 6,6년 최대 7년이면 투자금액이 회수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를 기준으로 ㎾당 전기요금으로 계산했을 때 그렇다는 것인데, 누진율이 적용되고 산유국의 동향, 자원부족 등에 의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상존한다고 볼 때 투자금액 회수기간은 훨씬 단축된다.
설치 시 목돈이 들어간다고 해도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이해할 수 있다.

 

#풍력발전기도 직접 제작
태양광을 이용해 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는 대원리의 또 다른 발전 시스템은 바로 풍력이다.
태양광발전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해 가진 밤이나 비와 눈이 오는 등 햇빛이 나지 않을 경우 발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태양광발전 단일 시스템으로 갈 경우 기상여건에 따라 에너지 자립은 불가능하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풍력 발전, 즉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풍력 발전은 태양광발전보다 효율이 높다. 전기가 생산돼도 저장량이 많지 않다. 즉 배터리에 저장되었다가 나오면서 소모되고 컨트롤러에서 또 소모되는데, 태양광은 풍력보다 전기 회수율이 매우 낮다. 100%를 생산해 저장해도 소모량이 많아 실제 회수되는 양은 12%에 불과하다. 풍력도 소모량은 있지만 100이 저장되면 59%까지 회수가 가능해 태양광과 풍력발전기는 같이 설치해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에너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대원리 각 가정에는 아직 풍력발전기가 보급되지 않았지만 보나 공동체가 설치한 풍력발전기에는 태양광 발전기도 함께 설치해 자가 발전량을 상승시키고 있다. 그래서 자가 생산한 전기가 꽉 차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 전기를 사용하고 부족하면 한전 전기를 쓰는 계통형 인버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보나 공동체 일원으로 보나 에너지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양동현 선생은 3년 전 공동체 공간과 에너지 학교에 시간당 1㎾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 총 5개를 직접 제작해 설치했다. 양동현 선생은 조만간 공동체와 에너지 학교에 있는 1㎾h급의 풍력발전기 각각 1개씩을 3㎾h를 생산할 수 있는 승압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양동현 선생은 현재 동네 가로등은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마을 안길의 밤을 밝히는 대신 전기요금은 보은군에서 부담하고 있는데, 향후 동네 가로등 14개를 모두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대체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양동현 선생은 대원리는 “바람의 양이 많지 않고 양질이 아니지만 보은에서 바람의 양과 질이 가장 좋은 곳은 대청호"라며 “대청호 주변 마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나 에너지학교 운영
양동현(48) 선생은 3년 전 보나 에너지 학교를 설립했다. 태양광발전의 원리를 교육하고 풍력발전기도 직접 만들어 전깃불을 밝히는 것을 보여주는 등 재생에너지 교육장인 보나 에너지 학교는 1년에 3차례 수강생을 모집해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회당 12명에서 25명이 참가하는데 이들은 보통 4박5일간 보나 에너지 학교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부와 함께 직접 풍력발전기 제작 실습도 한다.

풍력발전기 기둥은 전신주나 가로등 기둥 같은 쇠를 이용하는데 바람개비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자동차 바퀴 허브다. 주로 르망이나 EF소나타의 바퀴 허브를 사용한다. 코일다발을 넣어 금형을 뜨고 자석이 붙은 쇠판을 조립하고 그것을 자동차 바퀴 허브에 조이는 것이다. 그리고 삼나무로 만든 세발 바람개비를 맞추고 꼬리를 달면 끝이다.

우리지역에서는 주민은 물론 행정기관에서도 관심이 없지만 보나 에너지학교 워크숍과정에 참가한 사람은 제주도, 울산, 순천, 양양 등 전국에서 오고, 참가자들은 대학생도 있지만 삼성경제 연구원, 박사, 교수, 기업체 등 지식층이다.

양동현 선생은 “풍력발전기를 기성 회사에 맡겨 설치할 경우 AS를 받기 어려워 고장이 나면 방치하기 쉬운데 직접 풍력발전기를 제작해 설치할 경우 제작과정을 알기 때문에 문제점 파악도 쉬워 풍력발전기를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나 에너지학교에서는 풍력발전기를 제작해 직접 설치해주기도 하는데 700만원을 받고 있으며 본인이 만들어갈 경우 400만원을 받고 있다.

이같은 운영사례를 갖고 있는 보나 에너지학교를 마을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인 대원리는 향후 마을기업에 선정되면 대원리 각 가정에 소형풍력발전기를 설치해 태양광 발전의 문제점을 보완토록 할 계획이다.

 

#바이오가스 생산도 관심
양동현 선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원리 보나콤 공동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정란 농장에서 나오는 연간 20톤 분량의 계분을 이용해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실험도 거쳤다.

이렇게 생산된 가스를 이용해 부엌에서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의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계분만 갖고 주방용 에너지 자립이 어려워 돈분이나 우분, 또는 인분도 필요하지만 이들 분뇨에 포함돼 있는 항생제가 미생물 활동을 방해, 발효능력이 떨어져 메탄가스를 생산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화학비료나 농약,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먹거리 생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자립에서 현재 가장 큰 난관은 난방 에너지 자립이다. 나무로 방구들을 데우던 난방시스템이 기름보일러로 바뀌면서 난방비용이 만만치 않다. 대원리는 3년 전 4가구에서 열효율이 높으며 온수도 양껏 사용할 수 있는 나무 팰릿 보일러를 설치했는데 실제 사용결과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고 보일러의 잔 고장으로 화목보일러로 교체한 가정이 많다.

이에대해 조성철 대원리 여동골 체험마을 사무장은 “창, 벽을 통해 열 손실이 크기 때문에 창은 되도록 작게, 방은 남향으로 잡는 등 공기 흐름이나 일조량을 감안한 건축물을 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같다"며 “에코하우스 또는 그린 하우스 표준 설계도를 만들어 이에 맞춰 건축물을 지을 경우 보조를 해주고 에너지 효율등급 매겨 집을 사고 팔 때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현 선생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에너지 자립은 화석연료 에너지를 그만큼 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산화 탄고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나 혼자만이라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자연을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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