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시골막국수&바다향코다리조림
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시골막국수&바다향코다리조림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5.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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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막국수와 코다리조림이 운명처럼 만났다

시골막국수와 코다리조림이 운명처럼 만났다. 대전에서 오리전문점을 운영하던 백상권(67), 정윤우(66) 부부는 세월호 참사에 이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의 대유행으로 다가온 식당의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그 동안 호황을 누리던 오리 또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접을 수는 없었다. 마침 오리집 체인점을 하던 사장들과 함께 새로운 음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번뜩 ‘이제는 바다다. 바다향 가득한 음식은 없을까’ 해서 생각해낸 것이 코다리찜 이다. 거기에 덧 부쳐 대전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은 시골막국수(☎542-5677, 보은읍 장신로 11, 보은경찰서 맞은편)를 선택했다. 운명처럼 만난 코다리와 시골막국수는 지금의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코다리는 명태를 반쯤 말린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명태는 말린 상태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북어, 동태, 황태, 노가리... 등.’ 조리법도 모두 다른 별난 생선이다. 코다리는 차가운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쫄깃하고 고소하게 태어난다. 이곳에서는 먹는 방법도 다르다. 마른 김 위에 양념장을 듬뿍 무친 콩나물과 씨레기를 올리고, 코다리와 밥 한술을 넣어 먹으면 꼬들꼬들하면서도 입안에서 녹는다. 무우에 스민 매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운다. 씹는 식감이 예술이다. 메밀향이 가득한 시골막국수의 고소하고 매콤한 맛 또한 일품이다. 후식으로도 좋고 간단한 점심 식사로도 좋다. 
이 식당의 특징은 흔히 먹을 수 있는 메뉴 인듯하면서도 특별한 음식을 모아 놓았다. 메밀만두, 숯불고기, 들깨칼국수, 들깨옹심이수제비 그리고 홍어탕까지 모두 별난 음식이다. 그러다보니 늘상 다양한 맛을 즐기는 손님들은 가득 찬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너무 맛있게 먹어 행복하다.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정대표는 말한다.
부부의 연은 경주에서 시작되었다. 당진이 고향인 부인 정윤우씨는 경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84년 언니의 소개로 백상권씨를 만났다. 백씨는 죽전리 출신으로 보은에서 학창생활을 보내고 경주에 일자리를 얻었다. 그러던 중 평생의 반려자인 정씨를 만났다. 둘의 끌림은 바로 결혼으로 골인했다. 만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84년 6월이다. 둘은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경주에서 서울로 그리고 대전으로 발령을 받아 생활 다니던 중 직장을 퇴직 하고 오리전문 식당을 열었다. 15년간 운영한 오리전문 식당을 접고 남편이 그리워하던 친구들이 있는 고향으로 함께 내려와 시작한 것이 시골막국수&코다리조림이다. 2020년 7월이니까 벌써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은 생선 코다리는 부부에게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두었다. “힘든 것 없이 늘 좋아요. 음식도 가족에게 주는 느낌으로 정성껏, 푸짐하게 담지요”라며 “날마다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그런 부부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남편이 위암 수술을 받았어요. 그때 절망했고, 너무 힘들었어요. 이제는 그것도 사랑을 쌓아가는 추억아 되었죠.”라며 “음식을 통한 행복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백씨정씨 부부는 오늘도 엷은 미소를 띠며 손님을 받는다.
박연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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