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70살 다래나무 싹둑
주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70살 다래나무 싹둑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5.25 09:54
  • 호수 6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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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속리산면 상판리 김두수씨 망연자실
한전, 민원인 찾아가 사과하고 적정 보상계획 밝혀

속리산면 상판리 김두수씨의 소유의 70살 다래나무가 주인도 모르게 잘려져 주인 김두수씨가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망연자실, 울분을 삼키고 있다.
지난 5월 20일 김두수씨가 오전 외출을 했다가 귀가하면서 집 앞에 있는 다래나무 가지가 무참하게 잘려져 있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
김두수씨는 “70살 먹은 다래나무는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다. 아는 지인이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 재직하고 있을 때 우리 다래나무를 보고 천연기념물 감이라고 평가를 할 정도였다. 그랬던 다래나무를 애지중지하며 키웠는데 나도 모르게 벤 것은 개인의 재산을 손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격분하고 속리산파출서에 신고했다.
수사당국은 주변 CCTV 등을 확인해 한전 직원이 다래나무 줄기를 잘랐다는 것을 확인하고 김두수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다래 덩굴이 바로 연접해 있는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자 덩굴을 자르고 아예 다래나무 밑동까지 싹둑 동강내버린 것.
김두수씨는 “전봇대로 줄기가 타고 올라간 것을 막기 위해 이같이 다래나무 밑동을 잘라낸 것 같다. 처음엔 다래줄기를 내가 관리하다 한전에서 다래줄기를 관리해왔다. 줄기 관리가 어려우면 바로 옆으로 이식하던지 나한테 관리하라고 했으면 내가 관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도 하지 않고 다래나무를 잘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수씨는 “공공기관은 개인의 재산을 지켜줘야 하는데 주인에게는 연락도 하지 않고 개인의 재산을 자르는 것이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할 짓이 아니다, 어이가 없다”는 표현을 연발하며 분개했다.
그러면서 전신주도 원래는 10미터 정도 뒤에 있던 것을 토지주인 나와는 협의도 하지 않고 1994년경 임의로 현재의 자리로 이설했다. 수십년째 대부료 한 푼 주지 않고 남의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 이건 위법 아니냐며 발끈했다.
김두수씨는 또 “그냥 둬도 잘자라는 것 같지만 약을 뿌리지 않으면 해충이 줄기를 파고 들어가 나무즙을 파먹어 나무를 말라죽게 만들기 때문에 매년 병충해약을 쳐 애지중지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김두씨의 다래나무는 원래 속리산면 북암리 소리목 취나물재배지에 있던 30년 넘은 다래나무를 집 앞으로 이식해 집 앞에서 키운 게 36년이다. 70살의 노거수이지만 키위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다래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지난해에는 50㎏ 가량 수확해 지인들과 나누고 판매도 했고 실한 다래나무를 본 사람들은 키워보겠다며 가지를 잘라가기도 했던 다래나무를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다래나무가지를 자른 것과 관련해 한전충북본부 홍보팀에서는 “전신주 등 한전 설비는 한전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전기고장 및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으면 수목전지 등을 시행하는데 다래나무 가지를 자른 것은 이 부분에 의해 시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화요일 민원인을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또 다시 찾아뵙고 적정 보상에 대해 협의히고 향후 다래나무가 있는 곳에서 전주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속리산면 상판리 김두수씨는 자신 소유의 다래나무가 줄기와 밑동까지 무참하게 잘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 격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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