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읍 삼산리 불로천변 느티나무 등 베어내 논란
보은읍 삼산리 불로천변 느티나무 등 베어내 논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5.18 09:57
  • 호수 68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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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낙엽 등이 측구 막아 피해 우려 민원제기했다
주민들, 수령 오래된 나무 잘라내 숲이 없어졌다

보은읍 장신리와 삼산리를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소하천은 행정기관 관리 하천명은 중초천이지만 주민들은 옛날부터 불로천(佛老川)이라 불렀다.
이 불로천 제방 삼산리 쪽의 느티나무 5그루 등 나무를 제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13일 나무를 베어냈다는 주민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당시 상황으로서는 처참했다. 밑둥을 싹둑 잘랐고 아름드리 나무통들이 동강동강 잘려져 있었고, 가지와 느티나무 잎 등으로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베어진 느티나무를 확인한 결과 나이테로는 수령 3, 40년은 훨씬 넘어보였다.
이날 잘라낸 느티나무는 서다리를 중심으로 통계슈퍼 쪽으로는 2그루, 경찰서입구 다리방향으로 있던 아름드리 느티나무 3그루를 잘라냈다. 또 개울 쪽의 개나리도 잘라내고 아카시아 나무도 잘라내고 가로수로 조성한 은행나무는 팔을 잘라낸 것처럼 가지를 잘랐다. 단풍나무 가지도 쳐냈다. 이로인해 나무도 크고 잎도 무성해 숲처럼 보였던 구간은 보은군의 나무제거작업으로 하루아침에 휑해졌다.


기자는 이같은 상황을 본보가 운영하는 핫빵밴드에 게재, 문제점을 제기했다. 5월 17일 현재 651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본 주민들은 슬프다, 화난다, 놀랐다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의견을 공개하거나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주민들은 “멋진 길이 없어졌네요 무슨 민원이었길래 나무들을 다 베었을까요?”, “어이가 없다”, “그늘없는 마을은 전기료만 늘어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삼산4리 이장인 양화용씨는 관련 민원은 22년부터 제기됐고 제방 주변 주민들의 동의서도 받았고 집이 팔리지 않아 재산상의 손해도 본다, 낙엽을 치워주지 않으면서 왜 민원을 들어주지 않느냐고 항의도 받았었다며 보은군에 나무 제거를 요청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을방송을 통해 알리고 또 가로수 제거에 대한 펼침막이 구간에 설치돼 알렸는데 그동안은 이에대한 의견이 없었는데 뒤늦게 이러느냐”며 “제방뚝에 대한 애정이 많은 줄 사전에 알았다면 둑 관리제안을 할 것을 후회된다”고 하는가 하면 “단풍나무도 제거를 원했던 민원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마음으로 가로수 낙엽을 쓸어주고 아카시아 등 잡목 쓰레기가 보이면 예쁘게 관리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이같은 논란과 함께 공방이 계속되자 보은군 지역개발과 담당자도 핫빵밴드에 수목제거사업 배경 등 보은군의 입장을 밝혔다. 보은군은 제방도로 나무 등의 나뭇잎으로 인해 도로측구가 막혀 강우시 배수불량 등으로 주변지역 피해가 우려되고 또 차량운행시 운전자들의 시야방해, 기존 가로수 보호, 오랫동안 방치돼 대형화된 자생나무들이 넘어질 경우 하천 물흐름을 방해해 인접 지역 침수가 우려돼 제거했다는 것.
또 굴취해 이전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적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예산이 과다하게 소요돼 불가피하게 자생한 느티나무와 아카시아를 제거하고 보은군이 가로수로 식재한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전지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나무를 제거해달라는 민원은 지난 2022년 삼산4리에서 제기한 바 있고 올해 2월에도 삼산4리에서 공문을 통해 제기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보은군은 1천970만원에 수의 계약으로 사업을 발주, 5월 13일 나무제거 및 가지치기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기자는 보은군의 우려와 주민민원의 단초가 된 도로변 측구에 나뭇잎이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16일 해당 구간의 맨홀 안을 살폈다.
이미 우수로 청소를 한 때문인지 낙엽이 아닌 자갈과 담배공초, 비닐 등 일반 쓰레기가 보였다. 또 대문과 가까운 곳에 있는 수로는 맨홀 뚜껑 안을 덮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나뭇잎이 많이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잘라낸 것이 최선이었나
군과 삼산4리에서 불로천변 나무 제거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보은군의 나무행정에 대한 철학이 아쉽다.
또 나뭇잎 등이 측구를 막아 수해우려가 있고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은 특히 느티나무를 제거한 이유로 대기에 매우 궁색하다.
보은군은 매년 군청 진입 도로변의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측구를 막기 때문에 매년 여름철 전 낙엽을 제거하고 있다. 불로천변 마을의 나뭇잎 피해가 있었다면 당연히 장마철 전 측구청소를 해서 빗물이 원활하게 하천으로 빠져나가도록 관리해야 한다. 연 1회 갖고 안되면 2회하고 그것도 안되면 연 3회로 하면 된다. 인력은 노인일자리로 도로변에서 휴지를 줍는 공공인력을 투입하면 된다.
수로관의 직경이 문제라면 더 넓은 폭의 수로관으로 교체 시공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다. 또 가로수 제거는 불로천 제방도로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거의 모든 도로변 가로수로 인한 그늘로 농작물 피해를 주장하는 농민들이 가로수를 제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지만 보은군은 가로수를 제거하지 않고 아래쪽의 가지를 모두 잘라내 하늘로 키우고 있다.
이같은 예는 우회도로 소공원변 은행나무 가로수나 관기~세중 구간의 은행나무 등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2018년 12월 회남구간 지방도로변 벚나무 가로수의 가지도 거의 잘라내 주민들이 직업을 중단시키며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가로수 담당부서에서는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 차량들이 운전할 때 가로수의 늘어진 가지 때문에 운전에 방해를 받는다며 제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가지치기를 강하게 했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이같은 가로수 관련 민원은 삼산리 불로천 제방도로변의 나무 등 가로수는 관리보다 제거로 민원에 대응한 예를 보면 모든 가로수는 제거하는 것이 보은군의 행정기준에 합당한 조치라고 본다.
동네마다 수백년의 느티나무는 매년 가을마다 엄청난 양의 낙엽을 생산(?)한다. 바람에 날려서 골목골목에 쌓일 정도다. 보은군에 나무를 잘라달라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주민들이 합심해 여러차례 대청소를 하고 있다.


■보은읍 도심내 나무가 귀하다
언뜻 생각하기에 나무는 시골이 많을 것이라고 느껴진다. 도심에서는 보은읍 보다 청주 등 도시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도심내 가로수를 식재하고 공원도 조성하고 또 신도시를 조성할때도 가로수는 거의 필수이며 일정 면적당 공원을 조성하는 등 녹화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도시마다 열섬현상을 막고 아스팔트 열기를 식히기 위해 가로수를 식재하고 유휴지에 나무를 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알려졌던 대구시가 지속적인 가로수 식재 등 나무심기로 도시 온도를 떨어뜨려 이제는 가장 더운 도시 1위 자리를 다른 지역에 내줬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반면 보은군은 도심내 나무행정은 베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이평리 뱃들공원쪽 보청천 변에는 단풍나무를 심겠다며 20년이 넘은 벚나무를 베어버렸다. 1991년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면서 조성한 수령 30년 정도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도 제거했다. 까막샘거리 느티나무 노거수도 볼썽사납게 살아있는 가지를 잘라내 주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었다. “나무 잘라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나무행정을 보였다.
아스팔트, 콘크리트 건물 등이 빼곡한 도심에서 한여름 뜨거운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는다.
도심에서 보은군이 조성하거나 식재한 나무를 찾기 어려운데 이번에 불로천 변의 나무를 제거함으로써 읍내에서 질이 좋았던 그늘이 또 하나가 줄었다. 
보은읍 도시계획 구역내 숲이나 나무는 뱃들공원 보은군이 조성한 삼산초등학교 내 학교숲, 그리고 보청천변의 은행나무 가로수 정도가 고작이다. 이평리 신도심이 조성됐지만 수십 년 전의 도시계획을 그대로 반영해 가로수 한 그루도 심지 못했다. 도로를 내면서 부지를 매입해 편도로 인도를 조성했을 정도다.
나무 한 그루가 아쉬운 보은읍 도심의 실정이다. 베어내는 것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 아니라 공공근로인력들을 낙엽 제거활동에 투입, 주민피해를 줄이고 민원을 해결하려는 행정자세와 군민과 함께 군정을 추진하는 철학이 요구된다. 이와함께 주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과정을 가지면 더 효율적이고 이해도가 높은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큰 나무 한 그루는 4명이 하루에 필요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고 건강한 나무는 공기 1리터당 7천개의 먼지입자를 감소시키는 효과뿐만 아니라 열섬 현상저하 기능,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주는 등 효과가 대단해 일반적인 단어가 돼 버린 힐링, 치유도 숲속에서의 효과가 높다.
아직 콘크리트 숲이 도시보다 덜한 시골이어서 나무의 공익적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재앙적 수준의 기후위기 시대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로 매년 냉해피해를 입고 가뭄을 겪는 상황에서 있는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능사가 아닌 잘 가꾸는 행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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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2023-05-21 09:23:26
대한민국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집단이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은 정말 개념이 없어요.
민원은 제대로 파악해서 처리해야죠.
나무를 베어내는 비용도 혈세입니다.
정말 답답한 공무원이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