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탄부면 대양리
(68)탄부면 대양리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5.04 10:13
  • 호수 68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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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온정에서 나오는 쌀, 전국최고의 품질 자랑하는 마을

운무산 아래 인심좋은 사람들이 생산하는 대양리 마을 쌀은 기름지고 밥맛이 좋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도시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마을로 유명하다. 
태양을 그리워하는 마을이라 댕이라는 이름을 가진 탄부면 대양리는 보은읍 동남쪽 30km에 있는 마을이다. 
대양리는 구름 속에 가려진 雲霧山(운무산)아래 마음이 밝고 천성이 선한 사람들이 다복이모여 살고 있는 마을, 마을 앞은 넓게 펼쳐진 대양들이 있어 매년 풍년이 들고 쌀 생산량이 많아 대형 정미소가 가동되고 있기도 하는 마을이다. 토질 좋은 대양들에서 생산되는 쌀은 품질이 좋아 기름지고 밥맛이 좋기로 유명하여 도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마을입구에서 만난 주민은 지금도 탄부 쌀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많아 방아를 찧기가 무섭게 도시로 팔려나간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우리 대양리에서 생산되는 쌀은 대도시 주부들에게 최고의 명품 쌀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대양리 마을 농민들도 도시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위해 양질의 쌀을 생산하려고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답니다.”하시며 경운기를 몰고 지나가신다. 
오늘은 풍년을 기약하는지 아침부터 봄 농사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마을 앞에 들어서니 운무산(雲霧山)의 명성에 맞게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있다. 그래서 태양을 그리워하는 마을이라 했는가 보다.   

#풍부한 인심만큼이나 친절함이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대양리는 누가와도 반갑게 맞아주는 마을 
마을입구 노인정을 찾아가니 아침부터 비가 내려 그런지 아무도 없고 빈 의자만 어른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래전 숲이 많은 마을이라 수피라는 이명을 가진 마을답게 마을안쪽은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다. 비를 맞으며 벽화사진을 찍고 있으니 마을안쪽 이곳저곳에서 요란한 경운기소리들이 들린다. 
봄비가 오면 더욱 바빠지는 것이 농부들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아마도 논밭으로 일하러 가는 농부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듯하다. 경운기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려 골목 안쪽으로 돌아서니 거름을 가득실고 밭으로 나가는 경운기주인이 이방인에게 먼저 인사를 한다. 어디로 가시냐고 물어보니 맞바위 들로 거름을 내려(살포)고 가는 중이라고 한다. 
오래전 보은방언 중 “내리다는 뿌리다. 팔러간다는 사러간다.”라는 의미로 사용했었던 적이 있었다. 요즘도 마을을 다니다 보면 옛 보은의 방언을 하시는 분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정겨운 보은방언을 들으니 대양리가 더욱 정감 있게 보인다. 경운기를 따라 골목길을 들어가니 길옆 작은 우물터가 보인다. 그 뒤로 깔끔하게 정리된 어느 집 마당에 노부부가 비설거지를 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마을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왔다고 하니 반색을 하며 맞아주신다. “어서 와요. 비오는 데 이리 들어와요.” 인심 좋은 안주인의 말에 마당 안으로 들어온 필자가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자 마당 한 켯 에서 나무를 치우시던 할아버지께서 비 맞지 말고 들어와 천천히 듣고 가시라며 의자를 내어 주신다. “우리집은 일 년 내내 대문을 열어 놓고 사는 집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물을 사용하고 있지요.” 하시면 두레박 샘을 가리키신다. “지금도 우물을 사용하고 계신가요?”하며 궁금해 하니, “그럼요, 우리 집은 지금도 우물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여기 와 봐요.” 하시며 손수 우물물을 한 두레박 퍼서 보여주신다. “봐요. 지금도 깨끗하지요? 이 우물은 저양반이 손수 파신 거랍니다.” 정말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올라 왔다. “옛날에는 우리 마을에 우물이 많이 있었답니다. 지금은 모두 사용하지 않지만 옛 날에 여유 있게 사는 집은 집집마다 우물을 파서 사용했고, 그렇지 않은 집들은 공동 우물을 사용했지요. 우리 동네도 꽤 많은 집들이 우물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이 마을은 물이 풍부했었나 보네요.” 아마도 울미산(雲霧山)아래 있다 보니 지하수 물이 풍부했었나 봅니다. 인심 좋은 노부부와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간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나가려하자 안주인께서 우산 하나를 내어주시며, 이걸 쓰고 가라고 하신다. 괜찮다고 사양해도 극구 쓰고 가라고 하시며, 우산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신다. 너무도 감사해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할아버지께서 조심히 가라고 배웅을 해주신다. 이것이 보은의 인심이라고 생각하니 봄비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후덕하고 어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양리는 재복이 마을에 쌓이는 형상으로 가난뱅이도 몇 년 만 노력하면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어르신들과 헤어져 마을을 둘러보는데 골목마다 누군가의 손길이 닿았는지 깨끗이 정돈된 느낌이다. 
마을입구 벽화가 마을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데, 그에 못지않게 잘 관리되고 있는 마을길은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인정을 느끼게 한다. 
한참을 돌다보니 마을유래비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마을은 금강수계인 보청천이 앞내를 이루고 구름과 안개가 가득한 울미산(雲霧山451m) 준령아래 뭉쳐 솟은 양반 산의 정기를 받고 어머니가 아이를 업고 있는 애기바위가 있는 아늑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의 지형은 보청 천 물줄기가 마을로 유입되는 형세를 하고 있어 재복이 마을에 쌓이는 형상으로 울미산 아래 어머니의 품처럼 넓고 포근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어 후덕하고 어진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오천리를 향하던 울미산 비조령 아래 샘이 많았던 샘 골에 터를 잡고 살다가 마적단의 침범이 심하여 보청 천 냇가 숲이 있었던 곳에 지금의 마을 터를 잡은 뒤로는 수피마을이라고 불렀다. 대양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울미산 밑에 위치하여 햇빛이 잘 들지 않으므로 주민들이 태양을 그리워한다. 하여 대양 또는 댕이라고 부르다가 대양리로 개편되면서 탄부면에 편입되었다. 마을중앙으로 흐르는 개울을 경계로 동쪽은 넘은 골 서쪽은 큰 골말, 가장 높은 곳은 잿말(잿마당)이라 부르고 있다. 마을 중앙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160가구가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마을로 보청천과 오덕천이 만나는 곳에 대양보를 막아 너른 옥토에서 벼농사를 지어 부유한 마을로 생활하여 왔으며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되었다. 조선후기에는 마을에 사창이 있어 양곡을 저장하고 춘궁기에 빈민을 구제하기도 하였으며 과거에는 잠 업 농가가 많아 잠 업으로 유명하였던 마을이다.’라고 쓰여 있다. 
사실 수피마을은 동쪽 울미산으로 넘어오는 햇살이 풍부한 마을이다. 마을을 둘러보고 나오는 데 봄비가 더욱 세차게 내려 준다. 
대양들 농부들은 세찬 비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농사일에 열심이다. 사람 좋은 마을 대양리 사람들의 온정에서 나오는 대양 쌀이 전국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이유가 정성을 다해 농사일을 하는 분들의 노고에서 나온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듯하다.
양화용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300년간 마을을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
탄부면 대양리 마을 전경.
탄부면 대양리 마을 전경.
탄부면 대양리 마을유래비.
아직도 두레박샘을 사용하고 있는 마을 주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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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숙 2023-07-02 17:57:08
어릴때 추억이 깃들어있는 고향마을 지금도 내어머니가 살고계신곳 어느곳 하나도 잊어버릴수앖는 참 좋은 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