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조은식당
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조은식당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4.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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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쓴 반찬! 내일 절대 쓰지 않는다

주인장은 틈만나면 손님에게 다가와 생글 웃음 지으며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드세요” 인사한다. 밥상에는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청국장, 압력밥솥에서 갖 지어 나온 공기밥, 바다에서 이곳까지 여행 온 조기, 정갈하게 차려진 13~15가지의 반찬’들이 손님의 식욕을 자극한다. 친언니가 서원에서 직접 만들어 조달해주는 청국장은 구수하고 담백하다. 두부는 부드럽게 입에 감긴다. 옆 테이블에서 뿜어나오는 양념갈비 익는 냄새는 침샘을 자극한다. 점심 먹으로와 저녁을 기약하며 문을 나선다. 조은식당(충북 보은군 삼승면 원남리 209-4. 전화 043-542-6566) 이야기다. 
조은 식당 주인장은 박미숙(63)이다. 박대표는 원남 장터에서 오남매의 셋째딸로 태어났다. 판동초와 원남중을 졸업하고 외삼촌이 있는 서울로 유학을 떠났다. 졸업 후 경북 영천의 병원에 잠깐 근무하다 건축업(아파트)을 하는 남자를 만나 대전으로 왔다. 10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다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합의했다. 대전서 음식업으로 생활을 유지하다 엄마 아버지의 병수발을 위해 고향으로 귀향했다. 
“엄마 6년, 아버지 9년 병수발을 했지요. 결혼은 실패했어도 부모님의 마지막을 챙기는 행운을 가졌죠. 덕분에 고향으로 돌아와 살 기회도 생겼잖아요. 병수발 하는 동안 생활비는 오빠들이 주었어요. 이 식당 개업하는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19년이니까 벌써 개업한 지 4년째네요.” 부모님 돌아가신 날짜로 개업 날짜를 기억하는 효심 깊은 박대표는 원남의 마당발로 통한다. 그런 박대표를 기억하는 마을 주민들과 학교 선후배들이 많이 찾아와 든든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맛집으로 소문나 대전, 영동, 청산, 옥천 등에서 많은 식도락가들이 찾아온다. 종업원은 따로 두지 않고 성남에서 귀향한 안영임(64)씨가 아르바이트로 홀써빙을 책임져 준다. 서로 손발이 맞아 아무리 많은 손님도 척척해 낸다. 이 바쁜 와중에도 박대표는 요식업 조합 이사를 맡아 봉사활동도 함께한다. 지난해는 감사패까지 받았다.
“저는 항상 기뻐요. 찌뿌릴 일도 없구요. 아무리 바빠도 틈만 나면 홀로 나와 ‘맛있게 드세오’ 인사를 하죠.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만 봐도 행복이 솟구쳐요”라고 말하는 박대표의 얼굴 또한 미소로 환하다. 박대표는 식당을 준비하며 주민들에게 필요한 밥상이 무얼까를 고민하다 백반을 준비했다. 그리고 저녁을 위해 양념돼지갈비를 선보였다. 삽겹살은 덤으로 언친 메뉴다. 처음 식당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신조 “오늘 쓴 반찬 내일 절대 쓰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켜왔다. 요즘 점심에 양념갈비를 찾는 분들이 많아진 이유도 이런 원칙과 푸짐함 그리고 마음에서 뿜어나오는 정성 아닐까? 
원남과 안내의 경계선인 새동네, 온배미, 샛골, 상원남의 입구 도로가에 자리 잡은 조은식당! 겉은 시골스런 모습이지만 나오는 음식은 여는 한정식 못지않게 정갈하다. 양념생갈비의 푸짐함과 삼겹살의 넉넉함으로 농촌의 인심을 듬뿍 담았다. 주인장에게 뿜어나오는 긍정의 에너지는 지역을 행복하게 만드는 자양분 맛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도 조은식당으로 발길이 가고 있는 이유다.
박연수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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