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보호수]탄부면 벽지리 마을숲
[우리마을 보호수]탄부면 벽지리 마을숲
  • 송진선
  • 승인 2023.04.22 16:11
  • 호수 6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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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소나무, 참나무 어우러진 작은 공원

탄부면 벽지리 입구를 가로질러 마을을 외부와 차단한 것으로 보이게 조성된 숲은 울울창창하기 이를데가 없다. 벽지리는 하장리 농로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오다 보면 중간에 입구임을 알리는 것처럼 농수로와 농로를 십자로 구획한 양쪽에 버드나무 2그루가 서있다.

하장리에서 벽지리로 들어오는 농로에는 마을의 대문기둥처럼 버드나무가 양 옆에 서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100여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수령의 버드나무 8그루, 참나무 2그루, 소나무 수십그루가 서있는 마을숲이 화려하다. 가로로 길게 형성돼 있는 숲속의 나무들을 둥근 모양의 동산에 모아놓으면 그 두께와 크기만으로도 작은 동산 하나는 족히 채울 정도다.

마을을 외부와 차단하는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불구불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는 소나무, 뒤틀리듯 구불거리면서도 밑둥을 키우고 길게 늘어진 가지가 바람에 춤을 추듯 노닌다. 연식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병마에 시달리고 썩어서 속이 비어가는데도 표피의 세포들이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의젓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병마에 시달린 버드나무와 달리 하늘높은 줄 모르고 위로 솟은 참나무에서는 기상까지 느껴진다.

멀리서 본 벽지리 마을숲은 연초록의 새싹과 사계절 짙푸름을 자랑하는 솔잎이 어우러져 요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초록의 향연에 눈이 호강한다.

지난 4월 11일 오후 찾은 벽지리 숲은 ‘후두둑’ 하며 떨어지는 빗소리와 거세게 부는 바람, 그리고 낭창낭창 버드나무 가지가 어우러져 생동감 있게 봄의 교향악을 연주하는 듯 했다.

주민들에 의하면 조상들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전한 내용은 옛날에 마을에 산사태가 나서 마사 등이 떠내려와 쌓였고 한참동안 방치됐었는데 주민들이 군을 서서 소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버드나무 등을 심은 현재 숲의 원천이었다는 것.

현재는 이씨와 양씨 6인의 소유로 돼 있고 경지정리로 인해 1필지였던 것이 3필지로 쪼개졌다고 한다. 한때는 숲 부지가 넓었는데 점점 줄면서 지금에 이르렀고 소나무 가지도 부러지는 등 옛날 아름다웠던 숲의 모습을 점점 잃고 있다고 말했다.

탄부면 벽지리 마을숲은 보은읍 금굴리 은사들 숲과 대비된다. 은사들 소나무숲은 보은군이 숲 일대 사유지를 사들여 보호수로 지정하고 일대를 관리하고 있다.

탄부면 벽지리 마을 숲도 마찬가지다. 사유지이지만 마을의 전통경관자원이다. 근대문화유산처럼 보은군이 관리방안을 찾으면 얼마든지 대책은 나오리라 본다.

마을의 전통 경관자원으로 마을의 역사가 담긴 벽지리 마을 숲이 보호수로서 관리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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