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샤브랑만두랑
시민기자가 찾은 우리동네 맛집기행 … 샤브랑만두랑
  • 김경순
  • 승인 2023.03.09 09:54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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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만두와 육수, 아내는 소스를 직접 만드는 ‘샤브랑만두랑’

사람이 가득해 훈기가 피어나는 샤브랑만두랑에 들어섰다. 테이블마다 아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볍게 눈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여느 때와 같이 만두전골을 시켰다. 육수가 끓는다. 야채를 넣고 만두를 넣었다. 소고기를 살짝대쳐 야채와 함께 소스를 찍억 먹는다. 매콤한 칠리소스, 고소한 땅콩소스, 담백한 머스타드 소스가 각각의 맛을 낸다. 먹다보면 만두가 익는다. 만두는 간장소스 찍어 먹는다. 청양고추를 곁들이면 마약소스가 된다. 만두는 손으로 직접 빚어 피가 얇고 부드럽다. 호호불어 한입 베어 먹으면 육즙이 자르르 흐른다. 속에 들어있는 무말랭이 덕에 씹는 느낌이 감미롭다. 뜨거운 육수를 들이킨다. 저절로 아! 소리가 터져 나온다. 육수의 비결은 바짝 다린 간장엑기스다. 손님들은 계산을 하며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칭찬을 한다. 박미애 대표(55)는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샤브랑만두랑이 사랑받는 이유는 남편과 아내의 분업이다. 남편은 주방을 책임지며 만두를 직접 빚고 육수를 우려낸다. 아내는 홀을 책임지며 소스를 직접 만든다. 서로를 존중하며 터치하지 않는다.
“7년 전 처음 이곳(보은군 보은읍 장신제방길 18. 전화 043-544-3165)에서 식당을 연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다 반대를 했어요. 너무 후미져서 손님이 오겠냐고요. 하는 장사마다 잘 안된 곳이지요. 망설였죠. 그런데 형부가 이곳이 터도 좋고 주자장도 있어 괜찮다고 하길래 시작했어요.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형부의 도움이 컸어요. 처음 사업자금 지원과 식당운영 노하우까지 형부가 알려 주었어요”라며 박대표는 고마움을 전한다. 
박대표는 보은여중 3학년 때 우정독서실에서 재수생인 현재의 남편 안석준(58)씨를 만났다. 무뚝뚝해 보였지만 다정하게 다가와 잘 해주는 모습에 반했다. 안씨는 ‘이쁘고 귀엽고 착해 동생 같이 잘해 주었다’ 한다. 그런 마음이 통해 오빠 동생으로 사귀었다. 오빠는 군에 입대하고 박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제대 후에도 계속 만남을 이어갔고 13년이 흐른 97년 12월 28일 결혼해 보은에 정착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직장인 서당골을 그만두게 되었다. 살기가 막막했다. 그때 구세주로 나타난 분이 형부인 김태련씨(60)씨다. 형부는 수한면 광촌 출신으로 옥천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광촌목장식당’을 운영한다. 형부와 언니가 식당을 제안했다. 그래서 시작한 식당이 광촌목장식당이다. 곰탕과 삼겹살을 주메뉴로 시작했다. 생각과 달리 호응이 낮았다. 격려를 해주러 형부가 대전 맛집에서 만두전골을 사 왔다. 이거다 싶어 남편인 안석준(58) 대표가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 수없이 만들고 시식을 했다. 사람들이 맛에 이끌려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예 간판도 ‘샤브랑만두랑’으로 바꿨다. “벌써 5년 정도 됐어요. 처음 시작할 때 형부가 빌려준 돈도 다 갚았지요.” 이제는 채워야 할 시간이다. 둘 사이에는 딸이 셋 있다. 첫째 딸 지수는 검안사로 서울의 ‘잘 보는 성모 안과 병원’에 근무한다. 둘째 민주는 수원대 2, 셋째 지민이는 보은 정보고 3학년이다. 아직 자식을 부양해야 한다. 박대표는 ‘자식들 교육 마치고 새로운 곳에 건물 지어, 그곳에서 몸이 하락할 때까지 장사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고 말한다. 영업은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이며, 오후 2시~3시 까지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시간이다.
박연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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