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별관 외벽에 부착된 현판
보은군 별관 외벽에 부착된 현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2.23 12:12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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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전 군수 이름없어도 누구나 이해 가능

현판. 국어사전에서는 글씨나 그림을 새겨 문 위나 벽에 다는 널조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정자나 사당 따위의 처마 아래에 걸어놓는다고 했다. 하지만 보은군에서는 사당이나 정자의 처마가 아닌 공공건물 벽면,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는 곳에 크게 동판이지만 황금색으로 보이는 글씨, 테두리까지 쳐서 눈에 띄게 하는 등 과한 현판을 달아놓았다. 특히 동판 현판을 내건 요주의 장소는 보은군 별관(민원과, CCTV관제센터)과 노인회관, 여성회관, 농경문화관이다.
보은군 민원과는 하루에도 수십명, 많을 때는 100여명이 이상이 찾는 장소이다. 민원인들의 시선이 민원과 건물 벽면에 박혀있는 정상혁 전 군수 명의의 현판에 닿을 것이다.
현판에 새긴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다. ‘분산돼 있는 CCTV를 관제센터에 통합하고 1995년 이래 보은읍에 있던 민원과를 현 위치로 이전함’이 전부이다.
별관에 위치한 부서도 민원과와 주민복지과, 환경과 딱 3개 부서이고 3층은 CCTV관제센터만 있어서 부서를 찾는데 혼선을 빚을 일도 크게 없다.
그럼에도 굳이 정상혁 전 군수는 이같은 현판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버젓이 이렇게 부착해놓았다.
보은군은 이같은 현판 외에도 정상혁 전 군수는 3선을 하는 재임 12년동안 각종 건물이나 시설물의 준공석, 표지석, 그리고 기념식수판 등의 명목으로 정상혁 전 군수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을 도처에 남발했다. 270여개에 달한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군수의 이름을 표기하지 못하도록 지난 2022년 10월 27일 보은군의회 제374회 임시회에서 보은군의 공공시설물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향후 이같은 문제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혁 전 군수의 이름이 새겨진 기존의 현판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군의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
지난 2022년 7월 9일 보은지역 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서도 정상혁 전 보은군수 치적비 퇴출을 위한 선포식을 갖고 보은군민이 정상혁 전 보은군수의 잘못을 바로 잡아서 보은의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대한 보은군의 대처도 향후 군수 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한 것에 그치고 있다. 시민모임에서 주장한 기존 정상혁 전 군수의 ‘치적비’를 퇴출하라는 요구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사실 정 전 군수의 과도한 이름남기기는 보은군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사업을 설명하고 건물의 용도 기능 등을 알리는 방법으로 자기 이름을 내세웠다. 교묘하기까지 하다.
정형화된 것은 없지만, 준공석, 표지석은 필요하다. 역대 설치된 준공석이나 표지석은 정 전 군수가 설치한 것과 다르다. 정 전 군수가 설치한 것들은 준공석이나 표지석이 아닌 다분히 치적비로 보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그래서 본보에서군수 이름이 표기된 것을 기사화 해 문제삼자 부군수 국장, 과장, 팀장 이름까지 써넣는 것으로 머리를 썼다. 물귀신 작전으로 볼 수밖에 없는 모양들이다. 최고의 결재권자가 권력을 남용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전 군수는 현업에서는 물러났지만 치적비로 살아있다. 본보는 앞으로 군내 구석구석에 정 전 군수의 이름으로 설치된 현판, 준공석이나 표지석 등을 찾아내 정 군수 이름 지우기에 나설 것이다. 그 첫 사례로 보은군 별관의 현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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