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마을 사람들과 500년 유대 이어온 눌곡리 느티나무
(75)마을 사람들과 500년 유대 이어온 눌곡리 느티나무
  • 심우리
  • 승인 2023.02.23 09:32
  • 호수 67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인면소재지에서 남쪽으로 약 1km떨어진 골목의 우측 골짜기에 늪실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었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인 항아리형의 산촌 마을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지금의 눌곡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눌곡리는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위용을 뽐내는 나무 세 그루가 방문하는 이를 맞이한다. 약 500여년이 넘게 마을을 지켜왔다는 눌곡의 이 느티나무는 마을에 모여사는 영해 박씨 주민들과 특히나 그 인연이 깊다고 전해진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옥천 안남에서 늪실로 피난와 그대로 정착하게 됐다고 전해지는데, 마을 입구의 느티나무 역시 그때부터 마을에 있었다고 하니 마을사람들과의 인연이 깊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나무가 전쟁통에도 마을을 가려준 덕에 큰 피해 없이 무사히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이렇듯 마을사람들과의 유대가 남다른 눌곡리의 느티나무는 지금까지도 마을사람들과 그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마을의 어른들이 어릴적부터 나무에 그네를 매달아 놀았다고도 하고, 지금도 더운 날이면 마을 어르신들이 나무 아래 정자에서 옹기종기모여 더위를 식혀가곤 한다. 뿐만 아니라 명절 노래자랑 등의 행사는 대부분 이 곳 마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이뤄진다. 
경관도 무척 아름답다. 나무 아래로 정자가 있고, 그 옆에 연못이 있다. 겨울이라 지금은 작동하지 않지만 여름이 되면 분수를 작동시켜 시원함을 더하기도 한다. 
이처럼 약 500여년이 흘러도 마을사람들과의 유대를 잘 이어오고 있는 눌곡리의 느티나무.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아니지만, 이 나무와 마을 사람들에 얽힌 오래전 이야기야말로 오래도록 기록되고 후대에도 남겨져야할 마을의 유산이자 보은군의 유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500년의 세월동안 눌곡리 주민들과 유대를 이어온 느티나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