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 보은, 살고싶은 곳 돼야 마을살아나③마을공동체 사업, 사회적경제사업에 눈뜨자
  ■소멸위기 보은, 살고싶은 곳 돼야 마을살아나③마을공동체 사업, 사회적경제사업에 눈뜨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2.08 22:57
  • 호수 6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책 트렌드 반영하지 못한 보은군, 사회적경제 정책 방관하는 사이 타 시군 큰 성장
공동육아, 공부방은 물론 창업, 로컬관광까지 지역민과 유입청년의 협업으로 지역은 생기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보은은 소멸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지역을 짓 누른지 오래다. 보은군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대책을 찾고 적용하느라 비상상황이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것이 현실이다. 내 한 몸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부양가족을 늘리려는 사람이 생겨나기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구의 물리적 증가는 어렵지만 인구의 유출을 막고 인구유입은 가능하다. 주목할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본보는 소멸속도를 줄이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지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살고 있는 주민이 떠나지 않고 또 외부에서의 전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살고 싶은 지역이 돼야 한다는데 목표를 갖고 신년특집으로 ‘소멸위기 탈출구를 찾아본다’ 주제의 기획물을 보도한다.

   [보도순서]
①감소하고 있는 인구, 다시 보자
②청년, 농업, 교육, 돌봄에서 답찾자
▶③마을공동체 사업, 사회적경제사업에 눈뜨자
④방치한 읍면간 불균형 바로잡는 것부터
⑤지역재생, 걷고싶은 거리 넘어 상권활기기대 

 

저출산, 인구감소, 인구절벽, 마을 소멸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가 않은 우리가 감당해야할 현실이 됐다. 특히 우리지역은 타 지역보다 높은 고령화로 인해 심각하게 마을 소멸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종 정책으로 지역 인구의 이촌을 막고 도시 인구의 유입을 위해 정부든 광역자치단체든, 기초지자체든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사례로 꼽을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을소멸은 단순히 작은 마을 하나가 없어지거나 인구의 감소를 넘어서 노동인구, 청년층의 지역이탈과 더불어 저출산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은 이같이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한 작은 단초가 될 수 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특히 마을주민의 경제활동은 마을의 지속성과 연관성이 크다. 마을 구성원으로서의 주민들은 개별 경제활동, 또는 공동 경제활동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여나간다.
주거지로부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피로감은 높아지고 마을을 떠나는 전출은 늘어나게 된다. 가장 가까운 곳, 마을 내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면 공존과 공생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따라서 마을공동체 기반의 소득사업은 경제적 효율성과 더불어 마을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에따라 각 자치단체마다 그 지역의 특성과 환경을 반영한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업분야는 다양하고 음식, 숙박, 농림축산물, 생산과 기금, 직거래 및 유통판매, 교육, 육아, 문화예술, 공예, 운송, 소규모 관광, 레저산업 등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소득사업이 가능하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해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면서 생기 넘치는 마을로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많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보통 소규모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시작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영농조합법인 등 공동체 법인을 만들고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농촌공동체 회사,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등으로 진화한다. 이를 흔히 사회적 경제기업으로 통칭한다.

■정책트렌드 읽지 못한 보은군은 크게 뒤쳐져

우리지역엔 이같은 마을공동체 사업체는 얼마나 될까? 보은군에 따르면 예비사회적기업 5곳, 사회적기업 5곳에 불과하다. 영농조합은 292개이지만 영농조합법인은 대부분 농업보조금을 받기 위해 조직된 것이어서 인구소멸로 빚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역공동체의 이익, 지역활력을 찾기 위해 형성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는 보은군 차원에서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누누이 지적하지만 정상혁 전 군수가 집권한 12년 동안 정책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가 큰 뒤처짐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은군민들에게는 큰 손해인 셈이다. 푸드플랜 정책이 그랬고 도시재생이 그랬다. 사회적경제기업 분야도 보은군은 후진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마을공동체사업, 즉 공동육아를 비롯한 돌봄, 로컬음식점, 나아가 로컬관광 등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돼 성과를 내고 있는데 본보에서는 충남에서도 작은 면인 청양군의 예로 들어보겠다. 청양군은 충남도내에서 가장 열악할 정도로 지역세는 보은군과 비슷하지만 행정적으로 상당히 앞서있는 지자체이다.

■청양군 행정조직에 사회적경제팀 신설

1읍 9개면 올해 1월말 현재 인구 3만163명인 청양군은 지방소멸 고위험지역이고 지역자산의 외부유출이 심하고 인적, 물적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기반이 무너지고,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 부양에 필요한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는 등 지역문제가 산적한 지역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청양군이 찾은 해법이 바로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다.
지난 2020년 새롭게 사회적경제팀을 신설한 청양군은 다양한 방법으로 내실을 키워 사회적경제가 뿌리를 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사회적경제와 함께 마을 만들기, 푸드플랜 등을 합친 통합형 중간지원조직인 지역활성화재단까지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군의 이같은 관심과 지원이 주민들을 움직여 2019년 26곳에 불과했던 청양군의 사회적기업은 2020년 62곳으로 238% 증가했다. 그 해 ‘사회적경제 추진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전국 군단위 중 유일하게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청양군의 사회적경제기업은 농산물 분야가 대다수였는데 2020년 이후 청년협동조합들이 많이 진입하는 등 분야가 다양하고 업종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청년협동조합의 업종은 프로그램 기획과 디자인은 물론 마케팅, 앱개발 등 청년들이 참신한 감각으로 새롭게 제안하는 트렌디한 아이디어가 청양군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전반에 생기를 불어놓고 있다.
그동안 디자인, 홍보, 기획 등 필요한 역량은 타 시군에서 찾느라 어려움을 겪던 선배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지금은 청양군의 후배 청년기업들과 협력하는 등 지역성장에 청년들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2021년을 청년의 해로 선포하면서 청양의 맛있는 동네, 청년갭이어 프로그램, 청양에서 한달살기 등 다양한 쳥년 프로그램을 통해 외지의 청년들에게 청양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이것이 외지 청년들을 청양군으로 유입할 수 있었던 비결이 되기도 했다.
2021년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청양군을 찾은 청년조합원 14명 중 9명이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서 온 외지 청년들인데 이중 7명이 주소를 청양으로 옮기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청양에서 한달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4명은 이 사업이 끝난 후에도 청양군에 남아 2022년 3월 청년협동조합 ‘어쩌다 로컬’을 창업했다. 이들은 청년창업공간에서 일본라멘인 ‘어쩔라멘’을 창업했는데 청양맛집으로 뜨면서 외지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에는 청양사회경제네트워크와 어쩌다로컬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 협업체계로 운영한 사회적경제기업 체험과 관광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어쩌다로컬협동조합은 숙박과 관광지 체험 및 레크리에이션을 담당하고, 청양의 봄 청춘 협동조합은 매콤달콤한 음식뷔페를 담당하고,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은 로컬푸드 숲체험 및 점심을 맡고, 알프스산양목장은 피자만들기를 담당하고, 맛깔손은 로컬뷔페를 맡아서 운영했다. 변화하는 관광경향을 반영한 사회적경제기업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역관광지를 알리고 사회적경제가업도 알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청양군은 올해도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청양군은 충남이 추진한 충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도 유치했다. 이 시설은 2024년도 개관할 예정인데 청양군내 50개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지원조직이 입주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청양농산물을 활용한 반려동물 목욕비누, 캠핑용품 공유 앱 제작 및 외지 캠퍼 유입 프로그램 개발, 농촌유휴시설 공유활용 앱개발, 공공기관 폐현수막 업사이클링, 청양농산물 팜 카츠(튀김, 커틀릿) 개발 등 6개 창업팀이 입주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는 고추문화마을을 사회적 공동체 특화단지로 리모델링, 농촌형 사회적경제 롤모델로 창출한다는 계획도 수립해놓고 있다.
올해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취약계층을 연계한 일자리 구축, 사회적경제기업 판로구축 지원. 사회적경제 상생투어, 농촌 사회적경제 청년 활동가 지원,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운영, 달빛 마켓 활성화, 칠갑마루 온라인 쇼핑몰 지원, 공유활동공간 운영 등 18개의 사회적경제사업 사업에 7억7천3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성과는 민선7기에 이뤄졌다.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지속가능성, 사회적 연대 등에 중점을 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주력한 결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2026년까지 15개 사업의 실행계획이 제시된 청양군 사회적경제 활성화 중장기계획도 수립했다.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주민들이 더이상 떠나지 않고 정주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활력을 갖게 하는데 그 해답으로 찾은 농촌형 사회적경제는 청양군의 현재와 먹거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보은군에서는 마로면 송현리가 노인복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두부만들기 등 방앗간 사업이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보은읍 성족리도 두부사업을 시작을 했다. 
살고 있는 곳으로부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피로감은 높아지기 때문에 마을을 떠나는 경우는 늘어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 마을 내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면 공존과 공생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따라서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면서 공동체의 이익을 주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지역소멸위기를 겪고 있는 보은군이 행정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할 소득사업이다.

청양군이 지난해 11월에 전국 참가자 25명에게 사회적경제 청춘 힐링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양사회경제네트워크와 어쩌다로컬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 관광 프로그램’을 추진했다.(사진 청양군 제공)
청양군이 지난해 11월에 전국 참가자 25명에게 사회적경제 청춘 힐링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양사회경제네트워크와 어쩌다로컬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 관광 프로그램’을 추진했다.(사진 청양군 제공)
청양군이 지난해 11월 사회적경제 청춘 힐링 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청양군 제공)
청양군이 지난해 11월 사회적경제 청춘 힐링 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청양군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