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볍씨’ 삼광벼 대체할 품종 개발 ‘애가 탄다’
‘군민볍씨’ 삼광벼 대체할 품종 개발 ‘애가 탄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3.02.02 11:07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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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센터 올해 지역적응시험포장 운영하나 보급까지 시간 걸려
삼광벼종자 19.6톤 부족사태, 타 품종으로 채웠으나 수매 불씨 남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벼품종이었던 ‘보은군 벼’인 삼광벼 이대로 좋은가? 올해 삼광벼 품종 부족사태를 겪으면서 보은군에서만큼은 그 위상이 공고했던 삼광벼를 잇는 ‘보은군 벼’ 품종 선정이 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보은군에서 삼광벼가 공공비축미로 선정된 지 16년이 됐다. 삼광벼가 우리지역에 맞는 품종인지 육성기 3년을 합하면 20년이 됐다.
그동안 보은군은 삼광벼를 공공비축미 수매 주력 품종으로 하면서도 농민들의 선택을 넓히기 위해 2014년~2015년엔 추청벼도 수매품종으로 선정했고, 2016~2019년까지는 대보벼도 수매했다.
그러나 추청과 대보벼는 보은군 전체 추곡수매량 중 차지하는 양이 극히 적어서 2020년부터는 삼광벼 한 품종만 공공비축미로 선정했다. 보은군 농정부서장과 농업기술센터, 그리고 농협군지부 농정지원단 과장, 보은농협 및 남보은농협 조합장, 쌀전업농연합회장, 후계농업경영인연합회장, 여성농업인회장, 농업인단체협의회장. 보은군이장협의회장으로 구성된 공공비축미선정협의 위원회에서 삼광 외 타 품종에서 유의미한 수매량이 나오지 않자 이같이 결정한 것.
이같이 삼광벼의 위상이 여전한데 올해는 문제가 생겼다. 주민이 희망하는 신청량을 다 공급했던 과거와 달리 신청량 대비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 것.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벼 보급을 위해 지난해 5월 읍면을 통해 농민들의 벼 품종 수요조사를 받았다. 당시 신청량이 113.1톤이었지만 농업기술센터는 만약을 대비한 물량까지 포함해 160톤을 필요한 물량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국립종자원에 종자 보급을 신청했는데 지난해 12월 1차 배정량이 86톤에 그쳤다. 신청량 160톤에 비하면 74톤이 부족한 것이고 실제 농민이 신청한 113.1톤에도 27.1톤이 부족했다. 
기술센터는 종자원에 추가공급을 요청해 2차로 3.5톤을 배정받았다. 이후 전국에 벼 종자가 풀릴 때 추가로 4톤을 더 받았는데 그래도 보은군에 배정된 총량이 93.5톤이다. 실제 농민이 신청한 113.1톤에 비하면 19.6톤이 부족했다.
공공비축미곡 매입품종 심의회에서 삼광벼를 공공비축단일미로 결정했는데 공공비축미품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큰 사건이다.
이에따라 보은군은 지난 1월 9일과 1월 25일 공공비축미곡 매입 품종심의회를 개최해 사태를 논의하고 추가품종을 협의했다.
협의결과 남보은농협에서 계약재배를 하고 있는 참드림을 추가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선정했다. 참드림은 남보은농협이 4년 전부터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대신 지력증진을 위해 볏짚을 썰어넣는 16농가와 9만여평 가량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기술센터는 국립종자원을 통해 참드림 30톤 확보해놓은 상태다.
올해 처음 이같은 심광벼 품종 부족사태를 겪자 이번 기회에 삼광을 대체할 수 있는 우리지역에 맞는 벼 품종 개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광벼는 밥맛이 좋은 고품질인데다 다수계로 소농가 뿐만 아니라 쌀전업농 등 대농가들도 만족도가 높았다. 
청원생명쌀, 경기미가 추청을 주력품종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때 보은군이 찾은 것이 삼광벼였다. 보은농협은 보은군이 삼광벼를 수매품종으로 선정하지 않았던 그 이전부터 삼광 단일미로 정이품쌀을 브랜드화 해 인기를 끌었다. 보은군이 공동브랜드로 만든 결초보은이나 그 이전인 황금곳간이라는 쌀브랜드가 있지만 보은농협의 대표브랜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이품쌀일 정도로 높은 판매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보은군에서 삼광벼를 20년이나 재배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 그동안 대체품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있었다.
농업기술센터도 그동안 삼광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연작 장해, 품종퇴화현상이 있고 또 타 품종보다 도복에 민감하고 깨씨무늬병 발생빈도가 높은 것 등 문제가 있다고 공식화했다.
농민들도 이같은 문제를 체감하면서 공공비축미 매입품종을 다른 것으로 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탄부면 당우리에 사는 이기성씨가 본보의 독자기고를 통해 삼광벼가 도복이 심한 것 등의 단점을 지적하며 공공비축미 품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쌀전업농연합회에서도 그동안 삼광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우리지역에 맞는 대체 품종을 개발 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장했다.
김상호 보은군쌀전업농연합회장은 “쌀은 농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소득작물이다. 올해는 보은군이 삼광벼 부족으로 참드림을 공공비축미로 선정했지만 우리지역에 맞는 품종을 빨리 개발해 농민들에게 보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광벼 품종으로 지역에 맞는 품종개발에 시동을 건 농업기술센터는 올해는 삼광 부족분을 채울 참드림을 확보했지만 내년도에는 삼광과 새청무를 요구한 상태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보은지역 적응성 벼 신품종 선발을 위해 농업기술센터가 직접 농사를 짓는 실증시험 포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보은군 쌀전업농연합회원 3농가에게 4개품종을 위탁 재배하는 실증시험 포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센터 신희윤 팀장은 “도농업기술원, 군농업기술센터, 농가가 3위일체가 되어 관심을 갖고 관찰하겠다”고 말하고 “신품종 선정 조건은 구별성, 균일성, 안정성을 갖춰야 하는데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중부 및 남부 작물부→춘천, 철원, 영덕, 상주 출장소의 시험포장 운영을 거쳐야 국립식량과학원에 품종으로 등록이 되는데 우량품종으로 형질이 고정되고 생산력 검정 시험을 통과한 후 지역에 보급되기까지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벼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기까지 어려움을 밝혔다.
그러나 농민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당장 올해 참드림 벼를 농가가 희망하는 대로 수매를 할 수 있느냐다.
김상호 보은군 쌀전업농회장은 “고령농이 많은 보은군은 대부분 산물수매를 하는데 마을에 1, 2대 정도인 건조기에서 수많은 공공비축미 수매를 위해 건조를 다 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농협에서 자체수매로 참드림 수매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공공비축미는 건조벼이다. 벼농사를 지어도 수매할 곳이 없으면 큰일이 아니냐.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보은군과 농협이 농민들의 요구를 반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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