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구병산이 아름다운 마을 마로면 적암리
내륙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구병산이 아름다운 마을 마로면 적암리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2.02 10:10
  • 호수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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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백 장군의 충절이 전해지는 전진바위와 청빈한 장현광 선생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속곳치마바위 등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내륙의소금강으로 불리 우는 백운동천(白雲洞天)마을 적암리   
이번주는 많은 전설을 간직한 마로면 적암리(赤岩里)를 소개한다. 
적암리는 보은읍 동남쪽 28km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주에서 보은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한 마을로 조선시대 관리와 행인들의 숙식을 제공했던 원(院)이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하는 마을이다. 
마로면 관기리를 지나 상주 방향으로 4km를 달리니 임진왜란 당시 이명백 장군이 활동했다고 전해지는 전진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이명백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보은 현감을 지내고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중봉 조헌 선생의 제자로 조헌 선생이 금산전투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은, 상주 일대에서 의병을 모집하여 활동하다 적암(赤岩)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한편 전진 바위 뒤쪽으로 속곳 바위가 있는데, 속곳 바위는 청빈(淸貧)한 관리로 목민관(牧民官)의 길을 걸었던 여현장현광 보은 현감의 전설이 깃든 바위이다. 여현장현광 현감(1554년~1637년)은 조선 중기 학자이자 문신, 철학자이다. 본관은 인동으로 퇴계 이황의 문인들과 남명 조식의 문인들 사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을 만큼 학식이 높았던 분으로 그의 청덕비(淸德碑)가 보은읍 죽전(잠실)2리에 조성되어 있다. 조정으로부터 여러 차례 관직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유성룡의 천거로 보은 현감을 지낸 학자이기도 하다. 청덕비는 보은 현감을 지내고 고향으로 귀향하던 중 길가 바위에 잠시 쉬고 있는데, 부인의 치마 속에 평소에 보지 못한 옷이 보여 이것이 무슨 옷이요. 하고 물으니 부인이 하시는 말, 주민들이 선정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치마 한 벌을 선물했다고 말하니, 장현광이 백성들의 어려움을 모르고 선물을 받았다고 한탄하니 바위 위에 치마를 벗어놓고 경상도 땅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사람들은 속곳 바위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속곳 바위를 지나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청자를 구웠다고 전해지는 청자도 요지가 있었다는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흔적이 사라진 청자도 요지는 밭과 농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참 삶을 실천하신 의인(義人)김재걸님이 설립한 보은장학회는 지금도 많은 인재들을 지원하고 있어 후학들에게 삶의 귀감이 되고 있는 마을
우리 일행은 원골로 가는 옛길을 따라 마을로 향했다. 적암리는 상주, 당진 간 고속도로가 마을 앞으로 지나가고, 속리산휴게소가 자리하고 있으며, 휴게소에서 곧바로 마을로 들어올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마을이다. 특히 작은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구병산을 뒤로하고 있어, 1년 내내 관광객과 등산객이 끊이질 않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가지런히 세워져 있는 송덕비(頌德碑)가 보인다. 일행은 차를 멈추고 송덕비를 살펴보는데, 보은장학회를 설립하신 김재걸(金裁傑)님의 송덕비(頌德碑)이다. 김재걸님은 적암리 출신으로 기업인이며, 참 삶을 실천하신 의인(義人)이다. 그가 설립한 보은장학회는 지금도 보은 인재들을 위해 매년 많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후학들에게 삶의 귀감이  되고있는 인물이다. 송덕비를 살펴보는데, 범상(凡常)으론 생각도 못할 밑바닥 일도 형은 전혀 서슴지 않았고, 벽돌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대성전선의 창업정신은 영원한 민족기업(民族企業)으로 성장(成長)하게 하여 세계기업(世界企業)으로 뻗어날 기틀이 되었고, 향토(鄕土)에 대한 뜨거운 애정(愛情)과 정성(精誠)은 순수한 향토애(鄕土愛)의 발현(發現)이라고 쓰여 있다. 

#아홉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한 폭의 그림을 자아내며, 내륙의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구병산이 아름다운 마을
김재걸님의 송덕비를 뒤로하고 조성환 노인회장님(88)을 만나러 주민들과 함께 마을 길을 걷고 있는데, 정겨운 돌담이 눈에 들어온다. 적암리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마을이다. 마을 길을 한참 돌아 조성환 노인회장(88세)님 댁에 도착하니 회장님께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신다. 인사를 드리고 몇일전 방문했던 새미기(새목이)재 서낭당에 대해 여쭈어보니, 서낭당은 지금도 매년 음력 1월 14일과 10월 14일 두 차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하신다. “아! 상달에도 제사를 지내고 있군요?” 하니 “그럼요” “서낭당은 우리 마을이 생길 적에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세웠지요. 그 이후부터 매년 두 차례 정성을 드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옛날 우리 마을을 사기 막 골이라고 불렀는데요. 어떤 장군이 이곳에서 훈련을 하였는데, 군인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곳이라 해서 사기막이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고, 그릇을 굽던 곳이라고 해서 사기막이라고 불렀답니다” “군사들이 훈련할 때 사용했던 말먹이 통으로 추정하는 큰 돌 구시(소나 말 먹이 주는 그릇)가 지금도 시루봉 아래에 있답니다. 저도 몇 년 전 그 돌을 본 적이 있답니다” “그러면 예전에는 그쪽으로 길이 있었나 보네요?” “그럼요. 예전에는 새미기 고개하고 그길로 상주 쪽을 다녔지요. 또한 스무 골이라는 곳이 있는데, 큰 골짜기가 많다고 해서 그리 불렀지요. 그곳에는 신선대라고 불리우는 명당이 있답니다. 신선들이 장기를 두었다고 전해지는 신선대는 명당으로 마을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는 곳이랍니다. 그곳이 명당이라는 것은 제가 어렸을 적에 어른들 따라 기우제를 지내려고 갔는데, 땅을 파니 화사발이 나왔답니다” 노인회장님과 이야기를 마치고 마을 앞 공터로 나오니 어디선가 이명백 장군과 병사들이 왜적을 물리치는 승전고가 울리는 듯하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하늘은 저 멀리 잔설 쌓인 구병산이 왜 소금강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더 아름답게 보인다.
양화용 시민기자

인재들을 지원하는 보은장학회를 설립한 김재걸님의 송덕비.
마로면 적암리 속곳바위의 모습.
마로면 적암리에서 바라본 시루봉의 모습.
적암리 마을 전경의 모습.
인재들을 지원하는 보은장학회를 설립한 김재걸님의 송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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