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집] 봉이네 돈까스&Coffee
[우리동네 맛집] 봉이네 돈까스&Coffee
  • 보은사람들
  • 승인 2023.01.19 10:35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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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잡았다” 착한가게 봉카페!
봉이네 대표 메뉴 돈까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돈가스에 아삭한 단무지와 고추 장아찌 한상차림이다.<br>
봉이네 대표 메뉴 돈까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돈가스에 아삭한 단무지와 고추 장아찌 한상차림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봉 잡았다’ 하잖아요‘ 여기에 오시는 손님들과 우리 가족들 모두 봉 잡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카페봉(봉이네 돈까스&커피)이라 지었어요.“ 카페봉은 식당과 카페를 함께한다. 식사의 주 품목은 돈까스다. 두툼한 돈까스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럽다. 아삭한 단무지와 달고 매콤한 고추 장아찌는 입안을 깔끔하게 한다. 음식 대부분은 수제다. 아침 7시부터 돈까스를 만든다. 장국, 김치, 샐러드 드레싱, 짱아찌 등 주인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것이 없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돈까스의 신선한 육향을 즐기려면 소금에 찍어 먹고, 달콤한 소스에 찍으면 감칠맛을 더해준다. 신뢰와 정성이 담긴 ‘봉이네 돈까스’는 보은군 착한가게로 선정되었다. 식사 후 바로 옆자리로 옮기면 카페다.
주인장은 류지선(52)·김봉현(59) 부부다. 둘은 지인 소개로 만났다. 말수가 없는 봉현씨는 시 등 편지를 직접 써서 지선씨의 가방에 찔러주곤 했다. 한 7~8개월이 지날 무렵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안보이니까 뭔 일이 있나 궁금해지고, 자꾸 주위를 살피게 되는 거예요. 다시 만나는 순간 무너졌지요. 사귀게 되고, 결혼식도 안 하고 같이 살았지요. 아들도 병현(25)이도 낳았어요” 류대표의 눈가에 잔잔한 웃음이 보인다.
’98년 폭우로 마로 적암에 사시는 시어머니께서 뜨락에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쳤다. 부모님 보양을 위해 4남 2녀의 막내인 봉현씨는 부산 생활을 접고 고향 적암리로 왔다. “진짜 몸뚱아리 셋만 왔어요. 돈 백만원도 없었지요. 내려온 지 1년 후 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제가 딸처럼 아버님 손·발톱 다 깍아 드렸지요. 어머님은 4년 전 돌아가셨는데 치매 환자였어요. 대소변을 다 받아냈지요” 촉촉해진 눈가에 그녀의 애환과 그리움이 함께 교차한다. 
시댁은 집과 땅 세마지기가 전부였다. 봉현씨는 남의 집 일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동네 이장을 맡아 봉사도 적극적이었다. 2000년 중반 마을에서 운영하는 적암휴게소를 3년 임대했다. 하루에 200명씩 공사 인부들 밥을 해주었다. “얼마나 바빴는지 몰라요. 그때 둘째를 가졌는데 유산을 했어요. 그래도 적암휴게소가 삶의 기반을 만들어 준 곳이지요” 임대가 끝나고 요양보호사로 1년을 다녔다. 
그 후 관기에 정육식당 ‘장영식당’을 열어 6년 반 동안 운영했다. 당시 소시지 만드는 것을 배우러 안성축산교육원에 들어갔다. 이때 부수적으로 돈까스 만드는 법을 배웠다. 당시 훈제족발을 전국에 납품하는 사장님이 레시피를 오픈해 주었다. “참 좋았어요. 여러 사람도 만나고, 남편과 합법적으로 떨어져 있으니 싸울 일도 없잖아요”
교육을 마치고 세거리 느티나무집을 임대해 돈까스·족발 전문점을 시작했다.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대박이 났다. 서울에 사는 시누이도 합류했다. 그곳에서 번 돈과 소 팔고 대출받아 땅 사고 건물을 지었다. ‘봉이네숯불정육식당’으로 오픈하면서 카페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문전성시다. 그러던 중 직원들 간 불화가 났다. 고민 끝에 모두 다 내보내고 신랑과 6개월간 식당을 운영했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니 신랑이 부정맥 수술을 했어요. 그래 .원래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카페로 전환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양념갈비 냉동포장을 전국에 납품할 거예요. 대출도 작년에 다 갚았지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카페봉(보은군 마로면 관기송현로 96. 전화 043-543-5482)’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제는 좀 여유로운 삶을 산다. “행복이라는 게 뭐 있나요. 소소한 일상이지요. 손님들께서 ‘맛있어’라고 칭찬해 주실 때, 필요한 분들께 묘종 나누어줄 때 가장 행복해요.” 공군 소위인 아들 병현씨 또한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좋아요”라고 말한다. 소소한 삶속에서 류지현·김봉현씨 부부는 ‘카페봉’이라는 우산을 펼쳐 들고 오늘도 행복의 공간을 만들어 간다.
박연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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