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탐방](54) 마로면 송현리
[우리마을탐방](54) 마로면 송현리
  • 심우리
  • 승인 2023.01.12 11:29
  • 호수 6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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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마로면 송현리
솔고개를 상징하는 민화 형태로 그려진 마로면 송현리 마을기가 마을회관에 걸려져 있다. 마을사람들의 얼마나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br>
솔고개를 상징하는 민화 형태로 그려진 마로면 송현리 마을기가 마을회관에 걸려져 있다. 마을사람들의 얼마나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청동기시대 유적 자 바위(고인돌)와 450년 된 수호나무가 마을을 안녕을 지켜주고, 자연석이 잘 어우러진 삼각연지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는 송현리 마을    
이번주는 소나무마을 마로면 송현리(松峴里)를 소개한다. 
송현리는 보은읍 동남쪽 24km에 있으며, 원나라의 내정간섭(內政干涉)에서 벗어나고자 개혁을 단행했던 고려 공민왕(高麗 恭愍王)이 2차 홍건적(紅巾賊)의 난(亂)을 피해 상주와 청주로 파천(播遷)할 때 행재소(行在所)생활을 하면서 넘나 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왕래재(旺來岾)가 있는 마을이다. 
송현리를 2차로 방문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며칠 전 내렸던 동지 눈이 왕래재를 하얗게 덮고 있다. 또한 450년 전 마을 입구에 효성(孝誠) 깊은 박씨(朴氏) 삼 형제가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왕래재(旺來岾)를 바라보니 사랑 깊은 노국대장공주와 함께 넘었을 공민왕의 애타는 심정을 헤아려 보다. 마을 유래비를 살펴보니 동쪽으로 문필봉(文筆峰), 북쪽으로 구병산(九屛山) 옥녀봉(玉女峰), 멀리 서쪽으로 금적산(金積山)이 보이고, 마을 앞 남쪽은 안산(案山)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 사시사철 맑은 물이 기리(肌理)를 이루고 있다. 박씨 3형제가 심었다고 전하는 이 느티나무는 2그루인데, 의리 있고 효성이 지극한 맏형이 심은 나무가 큰 나무이고, 둘째가 심은 나무는 작은 나무이며, 반면 어질지 못했던 막내가 심은 나무는 자라지 못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에 얽힌 전설을 교훈(敎訓) 삼아 이웃 간에 의리(義理)와 어른공경(恭敬)을 전통(傳統)으로 이어 왔으며, 잎이 피는 모습을 보고 그해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고 쓰여 있다. 

#공민왕(恭愍王)과 금슬(琴瑟) 좋기로 소문난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가 왕래재(旺來岾)를 넘고부터 부부가 함께 고개를 넘으면 원망(怨望)과 미움이 사라지고 원앙처럼 부부 금슬이 좋아진다는 전설이 있는 마을
유래비를 읽고 주위를 살펴보니 느티나무 옆으로 나무 그루터기 하나가 보인다. 그루터기에 앉아 잠시 공민왕을 생각하고 있는데, 노인 한 분이 다가오더니, “왕래재 전설을 알고 있나요?”하신다. 필자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어르신께서 왕래재 전설을 물어보시니 당황해 “모른다”고 하니 어린 시절 옛 어르신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라고 하시면서 왕래재 전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다. “왕래재는 공민왕과 금슬 좋기로 소문난 노국대장공주가 고개를 넘었는데, 그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왕래재를 넘나들어 답니다. 부부싸움을 심하게 했던 사람들도 부부가 함께 고개를 넘으면 신기하게도 원망과 미움이 사라지고 부부 사이가 좋아져,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아! 그런 전설이 있었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성함하고 어느 곳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하며 인사를 하니 바쁘다고 하시며 급히 가신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하며 인사를 드리니 벌써 보이질 않는다. 
사실 필자는 송현리를 두 번째 방문하는 것인데, 이유는 첫 번째 방문 시 어르신이 들려주었던 왕래재의 전설이 생각나 마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 
유래비 주위를 살펴보는데, 송현리 차재옥 이장님께서 “무슨 일 때문에 오셨습니까?”하며 마을 방문 목적을 물어보신다. 마을 소개 글을 쓰고자 왔다고 하니 날씨가 매우 추우니 회관으로 가시자며 안내를 하신다. 
회관에는 주민 20여 분이 나와 계신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총무일로 마을 봉사를 하시는 이익규 전 군의회의원님께 마을 소개를 부탁하니 “우리 마을은 수영 골에서 갈평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는데, 노기재라고 합니다. 예전에 옻샘이라는 물 좋은 샘이 있었는데, 지금도 찾아가면 흔적은 있을 겁니다. 또한 솔고개가 있지요. 옛 상주 화령 사람들이 보은이나 청주를 갈 때는 이곳을 지나다녔답니다. 그리고 우리 마을의 유래를 보시려면 마을 입구에 조성된 이정표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답니다” 하시며 회관 앞 마을안내판을 알려주신다. 총무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마을 앞에 조성해 놓은 썰매장을 둘러보시던 이장님께서 들어오시며, “우리 마을 사람들은 항상 어른들을 존경하고,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답니다. 오셨으니 따뜻한 차 한잔하시고, 우리 마을을 한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송현리(松峴里)는 회관에 마을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오늘 행사가 있으신가요?” 하며 궁금해 여쭈어보니, “우리 마을은 평소에도 주민들이 회관에 나와 마을일뿐만 아니라 각 가정의 대소사를 마을 사람들과 의논하는 일이 많아 자주 모인다”고 하신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다 마시고 이장님과 총무님의 안내로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솔고개 길을 찾아가는데, 마을 여기저기 깃발이 꽂혀있다. “저기 꽂혀있는 깃발은 우리 마을기랍니다”. “마을기가 있나요?” “네! 우리 마을은 마을기가 있답니다. 보은에 마을 노래가 전해지고 있는 곳은 알고 있는데, 마을기가 있는 것은 처음 보네요”하며 기를 살펴보니 솔 고개를 상징하는 민화 형태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 하나 기 하나를 보면 마을 사람들이 송현리를 얼마나 자부심 있게 생각하는지를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송현리는 마을 공동사업으로 솔고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방앗간은 마을주민들이 손수 지은 농산물로 메주, 콩비지 그리고 고춧가루와 기름을 직접 가공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들은 마을주민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마을 앞에 500평가량의 썰매장을 조성하여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마을 앞 광장에는 대형 TV를 설치하여 크고 작은 행사에 시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필자가 마을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마을 중간중간 소나무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담 없는 깨끗한 골목길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더욱 정감이 들게 하였다. 
양화용 시민기자

마을입구에는 소나무 공원이 있어 한폭의 수채화 같은 마로면 송현리 마을의 모습.
마을공동사업으로 솔고개 방앗간을 운영, 썰매장에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두부와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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