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도 남지 않은 조합장 선거, 의제를 만들자
100일도 남지 않은 조합장 선거, 의제를 만들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12.01 10:54
  • 호수 6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 RPC, APC, 농협과 직원간 화합 등 조합별 안고 있는 숙제 산적

2023년 3월 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다. 표심을 얻기 위해 출마를 결심한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자천 타천으로 출마예상자들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보은옥천영동축협은 맹주일 현 조합장과 구희선 전 조합장간 맞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보은군산림조합은 강석지 현 조합장과 박호남 전 조합장간 리턴매치로 링 위에 올랐다.
보은농협은 곽덕일 현 조합장과 서정만 보은농협 직전 상임이사와 주현호 현 감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남보은농협은 박순태 현 조합장과 이달혁 남보은농협 이사, 김종덕 수한면 노성리 이장이 출마의사를 밝혀 3파전 구도다.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4년마다 조합장 선거를 치르지만 조합원들은 조합장 후보자들이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조합장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조합을 개혁하고 조합살림을 살찌우고 조합원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 후보자를 가려내야 하는 조합원들은 큰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런 후보자들을 콕콕 집어낼 수 있을까? 이번 조합장 선거는 단순히 출마한 후보만 볼 것이 아니라 각 조합별로 안고 있는 현안, 숙원, 미래 등 의제를 만들고 후보자들이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안을 끄집어내야 한다. 각 조합의 의제는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조합원 스스로도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
의제를 꼽아보면 크게는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은 조합공동법인으로 추진되는 통합RPC 사업과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이 참여하지 않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위탁사업, 그리고 보은농협은 농협과 직원간 갈등 및 수년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민형사사건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보은농협은 조합의 지속가능한 식량이 될 효자사업체 조성, 산림조합은 조합의 특화사업, 조합원 소득사업, 축협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유치 등이다.

보은농협.
남보은농협.

첫 번째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은 물론 일반주민들도 통합RPC에 대한 관심이 크다. 통합 RPC는 남보은농협과 보은농협이 각각 출자한 조공법인으로 만들어지는데 특히 양 농협의 조합원들은 추진위원회에 농민대표들이 참여해 농민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민들은 농정과장, 기술센터 소장 등 행정기관 부서장은 참여하지만 정작 농협의 이사들도 빠져 있고 농민단체장들도 배제돼 민간은 통합RPC 추진 과정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
조합에서는 RPC가 완공되면 그때 농민대표들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농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RPC 추진과정에 농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두 번째는 보은군이 지원하는 APC사업 위탁에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이 빠졌다는 점이다.
보은군과 APC 운영 업무협약 체결한 업체는 충주원협이다. 위탁사업에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두 군데가 모두 빠진 것은 두고두고 조합원 및 주민들에게 지탄을 받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APC는 당초 엠비사과 때문에 설치근거를 둔 것이지만 앞으로 보은군 대부분의 농산물이 이곳으로 집산돼 선별, 포장, 유통되게 돼 있다. 적자가 났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양 농협이 뒷걸음질 쳤지만, 지역 농산물 유통운용에 따른 적자이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와 협의, 충분히 대응방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농민조합원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보은농협 조합장 선거는 무엇에 중점을 둬야할까? 많은 조합원들이 조합과 노조를 비롯한 직원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보은농협이 연루된 각종 민형사 소송사건도 조합장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월 중순 보은농협은 보은농협이 연루된 각종 민형사상 사건을 정리한 사건 일지가 각 조합원들에게 배포됐을 정도다. 주간수수료 관련 5건의 민형사사건, 노동조합 관련 소송사건 2건, 미곡처리장 쌀 수매대금 횡령사건 등 업무관련 소송사건 3건 등 총 10건이다.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보은농협의 사건 사고는 매번 총회를 할 때마다 조용히 지나간 적이 없을 정도로 조합의 발목을 옥죄는 족쇄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명쾌하게 해결하고 조합과 직원의 화합관계 형성은 보은농협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인구는 감소되었지만 그에따른 보은농협의 구조는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합원들은 읍내 지점간 통합 등 체질개선과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조합장 후보들의 미래지향적인 인식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남보은농협은 경쟁력이 있는 미래먹거리 마련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보은농협 관할은 11개 읍면 중 6개 면이지만 인구가 집중되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경제사업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은군 사과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남보은농협 관할 사과생산농가 중 안동 공판장에 콘티박스 째로 유통하거나 충주원협 이용자들도 상당해 조합사업 확대에 지장을 받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남보은농협의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체 조성과 판매사업 활성화에 대한 대책마련은 이미 늦은 화두이다. 이번 선거에서 쟁점으로 삼아서 조합살림을 키우고 조합원에게 실익이 될 수 있는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보은옥천영동축산농협.

보은옥천영동축협은 지표상으로 보면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적 우수로 각종 상을 휩쓴 것은 물론 지난 9월말 기준 총자산 3천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조합원들에게는 중요 먹거리인 소값이나 돼지값, 양계값도 좋아서 양화(良貨)가 양화(良貨)를 계속 이어가는 모양새다.
사실상 축협을 구성하는 조합원들의 걱정거리가 다른 농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적어서 축협조합장 선거는 쟁점이 될 만한 게 마땅치 않다고 주장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그래서 조합장 후보의 개인기, 품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축협 조합장 선거에서 무엇보다 쟁점이 돼야할 부분은 축분처리, 축산악취 저감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축산업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고 축산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일반군민들을 위한 보상차원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즉 축산업이 보은군의 농업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또 소득원으로서도 우수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축사를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축산사업의 양적 팽창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축산업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도록 지역사회기여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이와함께 보은군이 추진하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참여 등도 축협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보은군산림조합.

산림조합은 금융 및 산림사업과 함께 대추수매가공, 판매 등 유통을 담당하고 있지만 모두 산림조합만의 특화산업이 아니다. 특히 대추산업은 대추연합회와 경합하고 있고 일반 주민은 물론 기업체와도 경합하고 있다. 과거 산림조합이 독점했던 산림사업도 민간사업체와 경쟁하는 구조이다.
금융사업도 서민 경제 파트너로 인식된 새마을금고와 신협, 그리고 정부의 정책자금을 확보하는 농축협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산림조합의 특성을 살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산림조합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마자들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대답을 듣는 것은 조합원들의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