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생활문화(맷돌과 어처구니)
(35)생활문화(맷돌과 어처구니)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11.17 09:15
  • 호수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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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범(보은향토문화연구회) 시민기자

우리는 쟁기로 논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면서 호롱불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절구질로 곡식을 가공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각종 세시풍속을 통해 자연에 의지하고 살아오면서 많은 생활문화유산을 만들어 남겼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세월의 흐름 속에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생활문화유산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보은에 남아있는 생활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되짚어 보면서 생활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재창조의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우리지역 ‘보은의 생활문화유산’을 게재한다.(편집자 주)


보은농경문화관에 전시된 맷돌과 어처구니의 모습.
보은농경문화관에 전시된 맷돌과 어처구니의 모습.

요즈음은 보은지방에도 귀촌인을 중심으로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있으며, 그 마당이나 정원에는 의례 맷돌이 몇 개씩은 장식용이나 징검다리로 놓여있고, 옛날의 민속품을 파는 골동품가게 마당 한구석에는 의례 수 십 개의 맷돌이 쌓여 있다. 아마 요즈음 20대들조차도 마당에 놓인 맷돌을 밟고 다니면서도 이 물건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드물 것으로 생각이 들지만, 이 맷돌이야말로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로 이어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을 식구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힘든지도 모르게 맷손(어처구니)를 잡고 돌렸던 우리의 전통 조리기구의 하나이다. 맷돌은 한자의 갈마(磨)가 변하여 돌로 만든 매라는 뜻으로 기원전 2천 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평평한 돌 위에 음식물을 문지르는 갈돌에서 시작하여 차츰 넓고, 둥글넓적한 돌 2개를 위아래로 겹치고 아랫돌의 중심에 중쇠를 박고, 윗돌 중심부의 구멍에 맞추어 회전시키는 맷돌로 발전하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의 맷돌은 위짝에는 갈 곡식을 집어넣는 구멍을 만들고, 맷손을 끼워 고정하는 홈을 만들었으며, 아래짝에는 곡물이 잘 갈리도록 홈이나 구멍을 내고 중심부에 숫쇠를 박아 매를 돌릴 때 벗어나지 않게 하였으며, 아래짝은 숫 맷돌, 위짝은 암 맷돌이라고 불러 한 쌍을 이루도록 했다. 보은지방에서 주로 쓰이던 맷돌은, 양 돌 판이 맞닿는 면에 홈이나 구멍을 크게 내어 곡식을 갈던 제분용 맷돌로, 보리죽을 끓이기 위하여 보리쌀을 타거나, 콩이나 팥을 탈 때는 맷돌을 짚으로 만든 맷방석이나, 헌 종이를 물에 풀어 만든 함지박 위에 올리고 맷돌을 돌렸으며, 두부를 만들기 위하여 물에 불린 콩을 갈 때는 나무로 만든 함지박에 삼발이를 걸쳐 놓고 콩을 갈았다.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쌀을 곱게 갈던 풀매는 한 개의 돌을 파내어 돌함지박과 아래 판을 붙은 구조로 만들고, 곱게 갈기 위해 양면을 부드럽고 작게 만들었으나, 보은지방에서는 자취를 찾을 수 없고, 포항시 영해읍에 소재한 ‘영일민속박물관’에는 많은 풀매가 보였다. 다만, 보은에도 풀매를 일반 맷돌크기로 만들어 항상 뜨럭 위에 놓고 일반 맷돌로 사용하던 변형된 풀매가 1960년대까지는 필자의 외가 집에서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보은에서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곡식의 껍질을 벗기기 위해 직경 60cm정도의 통나무를 잘라 만든 목매(매통)은 벼농사를 많이 하는 전라도와 큰 나무가 많았던 강원도에는 지금도 많이 남아 옛날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맷돌의 손잡이를‘어처구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단어로 맷손이 맞는 이름이다. 맷돌은 지방에 따라 암쇠와 수쇠의 크기와 매함지로 구분되기도 했으나, 요즘은 골동품 장수들의 전국적인 활동으로 뒤섞여져 이제는 각 지역의 민속박물관에서 조차도 혼재되어 있어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 마주앉은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맷돌질이 쉽고 효율적이며, 곡물이 알맞게 잘 갈린다. 맷돌에는 이를 올려놓고 쓰는 얕은 전이 달리도록 짚으로 결은 맷방석과 큰 통나무를 파서 만든 매함지, 매판에 맷돌을 앉힐 때 고이는 맷돌다리 등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맷돌에는 이를 올려놓고 쓰는 얕은 전이 달리도록 짚으로 결은 맷방석과 큰 통나무를 파서 만든 매함지, 매판에 맷돌을 앉힐 때 고이는 맷돌다리 등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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