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전투지 북실, 북암 무명의 동학군 집단 매장지
최후의 전투지 북실, 북암 무명의 동학군 집단 매장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22.09.29 10:46
  • 호수 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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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탐방대, 동학군 집단매장지
찾아가 묵념하고 넋 위로
우리동네 동학역사탐방에 나선 일행이 무명의 집단매장지에서 조문의식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해월 최시형 선생이 이끄는 동학농민군은 청주병을 추격해 1894년 12월 13일 청산 관아를 점령하고 15일까지 머물렀다. 청산에서 전열을 가다듬은 호서 동학농민군은 관군과 일본군이 추격해 온다는 정보를 듣고 16일 보은으로 향했다. 청산에서 원암(지금의 삼승 원남)을 거쳐 보은으로 진군한 호서 동학농민군은 읍내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17일) 북실로 들어갔다.
관군도 보은으로 동학농민군이 지나갈 것을 예견하고 군대를 보은으로 집결시켰고 일본군도 보은에 집결했다.
이날 저녁 전까지 본촌(종곡리) 김소촌 가에 있었던 거괴(巨魁, 우두머리) 최시형은 이후 종적을 숨겼다. 동학 교단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에 있다는 정보를 탐지한 일본군과 관군이 12월 17일 밤 종곡리 김소촌 가를 집중 사격을 가했어도 지도자급은 1명도 사살하거나 생포하지 못했고 동학도 5명만 살해했다.
일본군과 관군의 사격 소리를 들은 동학농민군도 전투 대세를 갖추고 대응했다.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을 포위하고 새벽까지 치열하게 전투가 전개됐다.
전투는 다음 날인 12월 18일에 북실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날이 밝자 동학농민군은 일본군과 관군의 병력이 소수인 것을 확인하고 관군과 일본군을 밀어붙였다. 동학군의 기세에 눌린 일본군이 철수를 고려하자 관군이 일본군이 철수하면 관군도 다 죽는다고 하며 같이 항전하자고 독려할 정도였다.
일본군은 200미터 뒤로 밀렸고, 관군도 동학농민군에 포위돼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 아침에 시작된 전투는 동학농민군의 공세로 점심때까지 이어졌다. 동학농민군은 관군과 일본군의 진지 수십 미터 앞까지 공격해 들어갔다. 동학농민군의 포위망에 빠져있던 관군과 일본군은 후퇴를 준비하면서 동학농민군의 공격을 막고 있었는데, 정오를 지나자 동학농민군은 공세가 약화돼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수세에 밀렸던 관군은 군복을 벗고 평복으로 옷을 바꿔 입은 후 후퇴하는 동학농민군 속으로 들어가 산 정상을 차지하고 동학농민군을 공격했다. 동학농민군은 무방비 상태에서 관군의 공격을 받고 수백 명이 희생당했다.
해월 최시형 선생과 의암 손병희 선생은 관군의 추격을 벗어나 청주 방향으로 급히 도주한 다음이었다.
당시 북실 전투에서 동학농민군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화약과 탄약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17일 밤과 18일 오전에 동학농민군은 갖고 있던 화약과 탄약을 모두 소비해 더 이상 관군과 일본군을 공격할 수 없었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 최후 전투인 북실전투에서 동학군 2천600여명이 희생을 당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동네 동학역사탐방은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보은종곡 북실마을과 북암리 동학군 집단매장지인 부내실 이병골을 방문했다.
지난 9월 24일 동학활동가인 조정미 동학혁명북접사업회 사무국장으로부터 북실마을 본촌인 종곡리에서 북실전투와 동학군들의 퇴로였던 수철령 고개 이야기, 그리고 속리산면 북암리로 도주했던 동학군들이 관군과 일본군에 붙잡혀 죽임을 당한 이야기, 북암리 주민들이 이들의 시신을 수습해 이병골에 묻어준 이야기 등을 들었다. 무명들씨의 봉분없는 무덤 앞에서 탐방에 참여한 학생과 주민은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집단매장지에서는 미리 준비해온 요구르트와 귤, 그리고 과자 등이 제수용품을 차려놓고 묵념하며 동학군의 넋을 위로했다.
돌아오는 길에 솔향공원 내 도깨비 공원에서 잠자리를 외막대기 위에 세우기라는 자연체험을 하고 탐방일정을 마무리 했다.
한편 마지막 10월에 개최할 동학탐방은 회인면 중앙리에 있는 인산객사와 내아, 오장환문학관 등을 탐방한다. 문호는 개방돼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주민들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솔향공원에서 자연물 체험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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