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택배의 실상
우체국택배의 실상
  • 보은사람들
  • 승인 2022.09.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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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상(삼승 둔덕)

어느날 핸드폰으로, 우체국에서 대추택배에 대해 전산시스템에 의한 택배매뉴얼이 마련됐으니 와서 설명을 들으란다. 만약 새로 마련된 전산시스템에 의하지 않고 종전대로 손으로 쓴 택배용지를 사용하면 5㎏미만의 경우 500원을 더 택배의뢰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은 농사에만 전념케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이 시대에 우체국은 그런 환경을 도외시하다 못해 역행하고 있다.

전국의 특화작물로 지정된 보은군의 대추 택배비를 다른 농산물과 달리 군청과 우체국간 계약에 의해 5㎏미만인 경우 2천500원을 하다 작년에는 슬그머니 200원을 올리더니 올핸 100원을 더 올리는 대신 전산에 입력하지 않고 수기로 택배용지를 사용할 경우 500원을 더 받아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컴퓨터와 프린터를 갖추지 못한 농가와 설사 그런 장비를 갖췄다하더라도 고령으로 매뉴얼을 시행하지 못하는 농가는 사실상 종전 대비 600원을 더 부담하는 꼴이 됐다.

매뉴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컴퓨터를 한 번의 실수없이 능숙하게 운용할 수 있는 농가라야만 28단계를 거쳐야 택배용지를 인쇄할 수 있었다.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한해의 결과물을 수확하는 바쁘디 바쁜 일철에 택배포장물마다 가로, 세로, 높이를 농민이 직접 자로재어 부피를 입력해야 되는 번거로움도 있다.

실제로 20명이 넘는 한 대추작목반원에서는 자신이 직접 전산으로 해 보겠다는 농가는 3명뿐에 불과했다. 농가가 겪을 어려움이 눈에 선하다.

지역농산물을 판매창구로 톡톡히 인기를 끌고 있는 로컬푸드판매장도 보은군은 변변치 않은데다 수매를 할 경우 협정판매가액의 30%이상을 감액해 농가별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가면서 고객을 확보해 한푼이라도 더 수익을 올리고자 있는 안간힘을 쏟고 있는 농민들에게 우체국의 이같은 업무 변화는 청천벽력이다.

그럼에도 우체국은 종전과 같이 수기택배용지로 할 경우 직원들이 판매록을 기입하는 어려움이 있고 인력비 절감을 위해 택배전산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인건비의 절감 일환에 대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농가는 전산입력의 어려움과 택배물을 재야하는 시간투입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돈이 더 들더라도 농협이나 일반택배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농민지원정책을 펴는 정부와는 다르게 우체국 우선주의를 행태를 취하는 것이 과연 이 나라 정부소속이 맞는지 의문이다. 따로국밥 정부라는 생각마저 든다.

농민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디지털장비가 손에 익지 않는 고령층 등 농민들을 더 불쌍하게 만들지말고 뭔가 시정하고 해소책을 마련해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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